‘어대한’ 장담 못하는 이유

판 뒤집을 ‘찐윤’ 등판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참전으로 한층 더 가열되는 분위기다. 친윤 호위무사 타이틀을 가진 인물의 등장으로 당권주자들의 셈법이 분주하다. 과연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를 원 전 장관이 깰 수 있을까?

당권주자 4인이 출마 선언을 했다. 누군가는 반윤(반 윤석열) 기조를, 누군가는 친윤(친 윤석열) 기조를 한층 더 강화하는 듯한 발언을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사안별로 시각의 차이가 있었다. 이번 전당대회서 친윤 세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 되길 원한다. 그래야 주류로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용산 교감?
갑자기 왜?

친윤 세력은 전당대회에 앞서 수세에 몰렸던 바 있다. 당내 주류임에는 분명하나 전당대회서 이들에게 힘을 더욱 불어넣어줄 후보가 마땅히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격하는 일뿐이었다.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런 탓에 친윤 세력은 국민의힘 김재섭·나경원 의원에게 자꾸 스킨십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원받을 생각이 없다” “특정 계파에 줄 서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아 무위에 그쳤다.

문제는 친윤 세력의 공격이 크게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앞서 친윤 핵심 인사인 이철규 의원은 ‘어대한’이라는 말에 대해 “당원을 모욕하는 말이다. 선거 결과는 뚜겅을 열어봐야 안다고 생각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친윤 입장에서는 반드시 편승할 세력이 필요했다. 자신들이 주류임을 여전히 입증해야 당을 틀어쥘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전당대회 후보 등록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도 대안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출마 선언을 위한 구체적인 시기와 당 대표 선거를 위한 둥지까지 본격적으로 틀었다. 

친윤에게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이길 수 있을 만한 누군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의 지지율은 날로 치솟고 메시지 하나에도 주목도가 높았다. 친윤 세력으로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다수 내려졌다. 이런 구도 상황서 나오는 게 바로 반한동훈 구도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압도적이기는 하나, 상대하기 까다로운 인물이라면 충분히 다른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 전 비대위원장이 가진 당심을 빼앗을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기저에 깔려 있었다.

이런 틈에 총선서 패배한 뒤 잠행을 하던 원희룡 전 국토부 전 장관이 갑작스레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원 전 장관은 언론인들에게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전해왔다. 

원희룡과 붙으면 결선 간다?
“대세 구도 깰 수 있는 인물”

그는 국민의힘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입장을 밝혔다. 친윤에게는 희소식이다.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복심 중 한 명이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역할론이 급부상했고, 늘 중용 1순위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지난 총선서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 바 있다. 


원 전 장관의 출마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나 의원은 완벽한 친윤 스탠스를 가져가지 못한다. 친윤 입장에서는 나 의원을 지원할지 다른 후보를 지원할지에 관한 선택의 폭도 넓어진 상황이다. 정치에 ‘믿는다’는 표현은 없지만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척을 진 적이 없다. 한 마디로 섭섭한 과거가 없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 중앙서 오랜 시간 동안 정치를 해온 만큼 인지도도 높다. ‘어대한’이라는 말이 나왔어도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친윤계가 물밑서 지원을 했다면 파급력이 커질 수 있었다. 

특히 나이연대(나경원-이철규 연대)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욱이 나 의원 입장에서는 친윤에 가까운 스탠스가 불리하다. 

일각에서는 동작구 선거서 나 의원이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민심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해서 친윤에 가까운 태도를 유지하기 힘든 셈이다. 이런 상황서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인물이 바로 원 전 장관으로 분류된다.

또 직전 당 대표 선거서 나 의원은 연판장 사태로 당 차원서 눌려 버렸다. 나 의원 스스로도 끔찍한 일로 기억하고 있으며 일을 잊기도 쉽지 않다. 

확실히 원 전 장관은 전당대회서 변수를 초래할 수 있는 인물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존재감과 몸값은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이다. 

그나마 대항마로 불리는 나 의원도 한 전 비대위원장의 과반을 저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원 전 장관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과반을 저지해 결선투표까지만 이뤄낸다면 그때의 상황은 알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제대로
뒤통수

2등, 3등 후보가 연합한다는 가정의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그의 출마는 용산의 전당대회 참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친윤’이라며 부쩍 강조했던 바 있다. 특히 김기현 전 대표는 당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덕을 톡톡히 봤다. 김 전 대표는 지지율 면에서 5위에 머물러 사실상 컷오프가 예정돼있었다. 

그러나 친윤 및 대통령실의 막대한 지원으로 기어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결선투표 없이 과반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반면 안철수 의원의 경우에는 자신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로 이 자리에 왔고, 윤 대통령과 조합을 과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자신도 친윤 후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지 않았어도 당에서는 기대감이라는 게 분명 존재했다.


이 때문에 친윤 색채를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친한과 반한 같은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좋겠다. 완전히 잊고 묻어버렸으면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메시지를 낸 이유 자체가 언론서 자신이 친윤계 대표로 지칭되는 부분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탓에 친윤도 나 의원에게 더 이상 다가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의 출마 이전까지 나 의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의 대항마, 대세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선 그의 등판 배경에 대해 나 의원이 친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은 어떤 후보도 내가 친윤이라고 하지 못한다. 여전히 대통령에게는 수직적 당정관계가 필요하다. 당의 그립을 쥐고 여전히 주도권을 쥐어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믿기도
안 믿기도


원 전 장관의 참전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당권 도전을 두고 대통령실과 사전에 상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원 전 장관은 지난 20일, 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은 썩 사이가 좋지 않은 앙숙 관계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비대위원장, 나 의원을 때리면 때릴수록 세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원 전 장관은 당권주자 후보 중 지지율이 낮지만,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인물로 충분히 판을 흔들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원 전 장관과 친윤 세력의 연대는 사실상 반 한동훈 연대로 불린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미 윤 대통령을 저버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탓이다. 

공격이 들어올 지점은 명백하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한 전 비대위원장도 총선에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소환과 (호주서 조사를 위해)귀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당 자체적으로 채상병 특검법 등을 방어해 왔던 만큼 한 전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 그를 향한 반발 당심이 원 전 장관에게로 향할 수 있다.

물론 원 전 장관과 한 전 비대위원장과의 관계는 좋은 편으로 지난달, 두 사람은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서 원 전 장관은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 격으로 당내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했다는 이유로 반감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나, 연판장 사태로 신뢰 약해
원, 퍼포먼스 강해 변수 충분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한 전 비대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했다는 반감이 크다. 유세에 가서 후보자를 내려보내고, 자기가 올라가는 등의 행동 등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변수는 민심이다. 국민의힘은 직전 전당대회서 100% 당원투표를 80%, 민심(여론조사)을 20% 반영되도록 고쳤다. 이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해석됐다. 

통상 전당대회는 당원에 따라 요동치는 게 다반사로 당원들은 지지하는 당권주자들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협위원장 등을 만나 세를 불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변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 총선서 다수의 후보들이 쓴잔을 들이켰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 공천이라는 미명 하에서도 당내 다수의 반발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조직을 쥐고 있는 이들은 현역 의원을 비롯해, 당협위원장도 상당수인 만큼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서도 투표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원 전 장관의 출마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후보들이 당의 변화와 수도권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누군가를 단체로 지지하기는 어렵지만 원외 쪽은 당이 과거 거수기 노릇을 하던 모습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전 장관의 출마는)대통령실서 개입하겠다는 뜻인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은 당내 구성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도 용산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 전 장관의 등판으로 전당대회 열기는 한층 더 치열해진 분위기로, 우선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한 셈이다. 앞으로 직전 전당대회서 김 의원이 선출됐을 때처럼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개입으로 원 전 장관을 대놓고 밀어줄지가 관건이다.

원외위원장
조직 중요

반면 당내 상황은 현역 의원에 따라, 원외당협위원장에 따라 각각 셈법이 달라 한층 더 복잡해졌다. 이 같은 점 등을 미뤄볼 때 원 전 장관이 선거판을 충분히 흔들 수 있는 인물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 의원보다는 친윤이 상대적으로 볼 때 원 전 장관을 선택하는 게 (세력의)이탈 가능성이 적다고 본 듯하다”며 “(원 전 장관은)어대한이라는 대세론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재섭, 전대 불출마 까닭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최근 당권 도전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는 자신의 무대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 이번 전대가 새로운 시대의 전야이길 바랐지만, 현실은 여전히 시대의 밤처럼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그는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도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전해진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의 출마 여부를 놓고 찬반이 갈렸다고 전해왔다.

출마 반대하는 파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이미지 소모가 커 불출마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놨다고 한다.

한 첫목회 소속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 의원에게 출마만으로 의미가 되는 선거가 있다면 지금이라고 했다”며 “김 의원이 출마해야 전당대회가 산다고 했으나 끝내 불출마를 선언해버렸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당선 이후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돼 왔다.

국민의힘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도봉구서 당선이 됐고 무엇보다 젊은 피기 때문이다.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최고위원 출마)가능성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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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