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김호중 거짓말 백태

10일 대국민 속이기 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진실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할 시간이 10일이나 있었지만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국민의 분노를 샀다. 입장을 선회한 것도 경찰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이뤄져 결국 사법 리스크를 대응하기 위해 입장을 선회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범행을 부인했던 거짓말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 것이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계속된 거짓말을 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사고 직후 자수하는 ‘쉬운 길’이 있었지만 잇단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다 더욱 큰 논란에 휘말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가중처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선회 배경은?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이 과정서 김호중이 사고 이전 강남구 청담동 일대의 고급 유흥주점을 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김호중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한 유흥주점을 찾았다. 이후 대리기사를 불러 본인 명의의 승용차를 타고 김호중은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 직접 핸들을 잡았다.

이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사고 조치는 없었고 김호중은 그대로 도주했다.


접촉 사고 2시간 후 경찰서에 나타난 것은 김호중이 아니라 매니저 A씨였다. A씨는 김호중의 옷을 입고 운전자인 척 경찰에 자수했다. 그사이에 또 다른 매니저 B씨는 김호중을 경기 구리의 한 호텔로 옮겼다. 이 과정서 B씨는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다.

사건이 논란이 되자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 이광득과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에게 인사 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했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하다”며 “사고 이후 매니저에게 전화가 와서 사고 사실을 알았고, 그때는 이미 사고 후 심각한 공황이 와 잘못된 판단으로 김호중이 사고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이런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고 밝혔다.

음주 뺑소니 논란에도 콘서트 강행
“수사 협조” 이후 계속된 거짓말

그러면서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가 나서 전방위적으로 김호중을 보호한 것이다. 

김호중은 사고 이후 서울 주거지 대신 경기도의 한 호텔 근처로 향했고 인근 편의점서 일행과 함께 캔맥주를 구입하는 모습이 CCTV를 통해 확인됐다. 이를 두고 경찰의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일부러 추가 음주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같은 추가 음주를 비롯해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 계획적 허위 진술과 진상 은폐, 증거인멸 등 사법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라고 이날 일선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대검찰청은 음주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고의로 추가 음주를 한 의혹을 받는 김호중을 처벌할 수 있는 신설 규정을 만들어달라고 지난 20일 법무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소속사의 보호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할수록 무너져 내렸다. 김호중과 소속사의 입장이 바뀐 건 경찰이 여러 정황 증거를 확보하면서부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이 사고 당일에 만났던 유명 가수 B씨와 개그맨 C씨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또 이들이 방문했던 청담동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CCTV와 주점 매출 내역 등을 분석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이후 음주 운전 사고 후 도주·은폐·거짓 주장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김호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호중은 영장실질심사 연기를 신청했으나 법원서 기각당했으며 결국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영장실질심사서 구속됐다.

경찰의 수사 확대에 콘서트서도 범행을 부인하던 김호중은 다급하게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논란에도 두 차례 콘서트를 강행하며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지 하루도 안 돼서 선회한 것이다.

궁지 몰리자 “맞다” 뒤늦은 고백
“구속 피해도 정황상 엄벌 불가피”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 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끝으로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호중도 같은 날 사과문을 올렸다. 김호중은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저는 음주 운전을 했으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문 이후에도 거짓말은 멈추지 않았다. 김호중은 사과문을 발표한 다음 날 변호인을 통해 자진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호중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해 확정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가중시킨 것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호중 측은 19일 오후 4시께 다음날(20일) 오후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주요 피의자가 출석을 희망한다고 해서 바로 조사를 받는 건 아니고 출석 일정은 수사 일정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경찰과 출석 일자를 조율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했지만 경찰서 거부당한 셈이다.

결국 김호중은 지난 2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출석 과정서 비공개로 출석하며 다시 잡음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21일 오후 2시쯤 서울강남경찰서 지하주차장을 통해 경찰서로 들어갔다. 앞서 김호중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자진 출석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한 적 있다. 하지만 김호중은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며 실제로 비공개로 경찰서에 들어가면서 또다시 국민들을 기만했다는 잡음이 일었다.

조사를 마친 후에도 취재진 앞에 서길 거부하며 5시간 넘게 귀가를 거부하고 버티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호중은 오후 5시께 조사를 마쳤지만 ‘기자들이 빠지기 전까지는 절대 나가지 않겠다’며 강경하게 버텼다.

너무 늦었다

법조계에선 김호중과 소속사 측이 범행을 뒤늦게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더라도, 범행 당일 매니저의 대리 자수와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파손 등 조직적 범행 은폐 정황까지 확인됐기에 가중처벌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고 예상한다.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 운전을 시인했지만 증거인멸 교사, 기획사 조직적 차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범죄를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며 “김호중이 해당 범행에 공모했다면 형량이 훨씬 가중될 수 있다”고 실형 가능성을 언급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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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돌아온 비명 초일회 한계

죽지 않고 돌아온 비명 초일회 한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순항 중인 ‘이재명 2기’ 앞에 소용돌이가 닥쳤다. 지난 총선서 공천 파동이 일면서 원외로 밀려난 비주류 인사가 ‘초일회’라는 이름으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결과가 변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초일회는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새롭게 정진한다’ ‘매달 첫 번째 일요일 모임을 갖자’는 뜻에서 만든 모임이다. 현재 구성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비명(비 이재명)계로 알려진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신동근 전 의원 등 15명의 전직 의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피바람 총선판 초일회가 탄생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4·10 총선이 치러지기 전인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공천 학살’ ‘공천 살생부’ 같이 살벌한 단어가 여의도 정가에 오르내리던 때다. 당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원외 후보가 친명(친 이재명)계라는 이유만으로 지역구 현역을 꺾고 경선에 붙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공천 살생부라고 불렸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에 비명계 다수가 이름을 올리며 공천 학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비명계 의원이 자리 잡은 지역구에 새로운 친명계 후보의 출마 적합도를 묻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여론조사가 행해졌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비명계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당시 총선을 이끌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누군가는 하위 평가를 받아야 하고 하위 평가를 받은 분들은 불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친명·비명을 나누는 것은 갈라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혁신 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다.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라고 첫 가지가 다음 가지에 양보해야 큰 나무가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설명했다. 당을 두 쪽 낼 듯한 공천 파동이 민주당을 강타했지만 총선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이 대표 1인 체제를 만들기 위한 무리수라는 지적서 총선 압승을 가져다준 전략으로 여론이 바뀐 순간이었다. 지난 8·18 전당대회서 이 대표는 85%라는 역대 득표율을 받으며 다시 한번 거대 야당의 수장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비록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고위원직 역시 친명으로 채워지면서 ‘이재명 2기 체제’가 돛을 달았다. 이 대표에게는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데다가 압도적인 지지율까지 등에 업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이 대표 앞에 꽃길이 깔렸다. 하지만 총선 이후 여의도 밖으로 밀려난 줄 알았던 비명계가 손을 잡고 초일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김규완 CBS 논설위원은 지난달 22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서 “초일회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때 ‘가결파’ 또는 총선 당시에 낙천, 낙선자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이 대표가 다음 대선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심 선고 앞두고 ‘10월 위기설’ 손잡은 비명, 앞다퉈 나오는 3김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초일회의 앞날이 ‘이 대표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의견과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고도 또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는 두 가지 해석으로 갈렸다. 정치권에서는 후자 쪽으로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10월 위기설’에 연기가 오르는 만큼 민주당 내 이 대표가 아닌 또 다른 구심점을 잡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일 이 대표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 역시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판결이 다음 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대표의 코로나 확진으로 관련 재판이 연기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늦춰진 다음 달 말에서 11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한 가운데 초일회뿐만이 아닌 야권의 잠룡까지 하나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아직은 각개전투이지만 뜻이 맞는 이들끼리 손을 잡아 세력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댓글 여론 조작 혐의인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8·15 광복절을 맞아 복권됐다. 현재 독일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뢰받는 참모로 알려졌으며 친문(친 문재인)계 의원과도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말 즈음 귀국 예정인 김 전 지사는 향후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던 바 있다. 잠시 여의도 뒤편에 머물렀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목소리를 가다듬고 있다. 지난 총선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서 활약했던 김 전 총리는 지난달 26일 라디오 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 대표 1극 체제를 견제하는 동시에 윤석열정부와 각을 세우고 민심을 보듬는 메시지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를 향해 유연한 리더십을 요구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가 9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게 크게 국민적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 대표는 강단 있는 투사로서의 모습, 정부·여당에 앞장선 공격을 자주 보여줬다.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 하면 국회 차원서라도 ‘따질 건 따지고 또 세울 건 세우고 도와줄 건 도와주겠다’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이는 게 이 대표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덩치들 행보 우연일까? 이날 김 전 총리가 “언제까지나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개딸(개혁의딸)들로부터 항의하는 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친노·친문 계파를 끌어안으면서 부지런히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 지사는 친문계 핵심 중 한 명인 전해철 전 의원을 제2기 도정 자문위원장에 위촉했다. 전해철 위원장은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으며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해 친노·친문을 아우르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청서 김 지사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서)김 지사를 정치적으로 함께하거나 후원하는 역할이 아니냐고 한다”며 “일단 거기에 대해서 저는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에는 문정부 국정상황실 경험이 있는 김현곤 행정관을 경제부지사로 임명했고 지난 6월에는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을 경기도 대변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 지사가 윤정부를 겨냥해 확장 재정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만 국가채무가 53조며 윤 대통령 임기 시작 이래로는 약 139조까지 늘어난 점을 꼬집으며 “윤정부는 부자 감세 말고 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총선 패배 이후 목소리를 낮추고 있던 새로운미래 이낙연 전 대표도 여의도에 소환됐다. 초일회가 이 전 대표를 만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초일회가 이 같은 요구를 한 데에는 해당 모임이 이 전 대표의 별동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정치에 일일이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진로와 운명에 대해서는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해, 때때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구심점 어디로? ‘정계 은퇴설’에 선을 긋는 한편 정치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거취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친문계 싱크탱크로 알려진 ‘민주주의 4.0’이 새 단장을 마쳤다. 송기헌·김영배 의원이 각각 새 이사장과 연구원장을 맡으면서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처럼 여의도 곳곳 숨어 있던 잠룡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면서 저마다 포석을 깔고 있다. 초일회가 등장한 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각자의 자리서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인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초일회의 경우 낙선한 민주당 전 의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만나다가 뜻이 모여 제대로 뭉친 것 같다”며 “이제까지 ‘비명계 결집’이라는 명분으로 친노·친문 세력이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이 대표가 지지율 80%대를 확인한 시점서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낸 것을 보면 (초일회도)믿는 구석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직 초일회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 끝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비주류 세력이 뭉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항마’를 내세워야 하는데, 현재로서 이 대표와 견줄 만한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다. 반대로 놓고 본다면 누구든지 이 대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록 ‘약속대련’이라는 산을 넘어야겠지만 충분한 명분이 주어진다면 당원을 설득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의 대항마로 누구를 내세울지 윤곽조차 잡히지 않았다. 만일 초일회 소속 인사가 저마다 ‘비명계 구심점’을 자처할 경우 각자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 세력 확장은커녕 모임이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활동 범위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황서 단합이 안 된다면 비주류끼리의 세력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어 오히려 국민의 반감을 살 것이란 해석이다. “비판만 있고 대안 없다”이대로 해산? 지금은 각개전투…뭉치면 다를까 갸웃 아직 초일회의 비전이 다듬어지지 않은 만큼 대항마를 내세우기에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체적이지만 법원과 여의도의 움직임에 따라 언제든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만일 초일회가 이 대표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대권주자를 세우고 싶다면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이어야 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도 이 대표가 가장 약해져 있을 때 귀국하지 않았나. 이건 명분이 될 수 없다. 강대강으로 붙어야지, 상대방이 빈틈을 보였을 때 옆구리를 치는 모양으로 이겨서는 당원에게 호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지금도 이른 시기는 아니다. 초일회가 원외 세력으로서 이 대표를 견제하는 모임으로 남을지 아니면 다시 한번 정치판에 뛰어들지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계에서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당권을 잡은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없는 만큼 1심 선고가 대권가도에 치명타를 입히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대표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초일회에 대해 “그냥 낙선하신 분들의 친목 모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저도 두 차례 낙선했는데 낙선하고 나면 현역 의원들과의 연락이 잘 안 된다. 소위 낙선 거사들끼리 자주 만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10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법률가로서 봤을 때 충분히 무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한 활동을 한다면 뭉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총구는 밖으로 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의원은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서 “전직 의원들이 전에부터 있던 것을 재활성할 수 있지만 파벌로 형성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당의 혁신과 정책 개발, 그리고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초일회가 느슨한 연대에 그칠지 민주당의 또 다른 구심점이 될지 아직은 단정짓기 어렵다는 게 주된 평이다. 모임을 더 넓은 세력으로 확장해야 한다면서도 ‘강성 비명계’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엇갈린 목소리도 나온다. 팬덤 아닌 현실 정치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초일회에 대해 “3김(김경수·김동연·김부겸)이나 조국혁신당처럼 인간관계에 의지해 세를 모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시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의제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주장하는 복지국가, 기본 사회를 능가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 단순히 반대 명제만 주장해서는 모임의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호위대 ‘먹사니즘’으로 단결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와 비슷한 시기에 원외 친명 세력이 뭉쳤다. 이재명 대표가 연일 강조한 ‘먹사니즘’ 정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원외 조직 ‘먹사니즘 전국 네트워크’다. 지난 4월 총선서 고배를 마신 12명의 원외 친명계로 이루어진 이 조직은 먹사니즘이 국가적 이데올로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지난달 16일 출범했다. 진석범 화성을 지역위원장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네트워크를 조직하고자 한다”며 “오늘의 출범식을 시작으로 먹사니즘의 가치가 사회 곳곳서 꽃피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