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추락한 트바로티 김호중

거짓말에 거짓말 "제 무덤 팠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서울 강남구 한 도로서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김호중은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부인하다가 결국 경찰의 추궁 끝에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서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나선 건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 김호중은 뺑소니와 음주 운전 등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예정된 공연을 소화 중이다. 

가수 김호중이 뺑소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매니저의 ‘운전자 바꿔치기’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증거인멸’ 의혹까지 제기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서 차를 몰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피신 먼저
출석 뒷전

이후 현장에 왔던 매니저 A씨가 회사 차량을 운전해 경기도 구리까지 이동했으며 김호중은 지난 10일 새벽 1시50분쯤 인근 호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김호중의 흰색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 택시와 충돌했다. 김호중의 차량 바퀴가 들릴 정도의 충격인데도 운전자는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출발했다. 

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던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에 출석한 인물은 김호중이 아닌 또 다른 매니저 B씨였다. 사건 발생 3시간 뒤 김호중과 옷을 바꿔 입은 B씨는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경찰은 차량 소유자 명의가 매니저 B씨가 아닌 김호중인 것을 확인한 후, 실제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추궁한 끝에 허위 자수임을 밝혀냈다.

이 과정서 경찰은 김호중에게 여러 차례 출석 요청을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서울 소재의 김호중 자택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자택에 들렀다가 김호중을 차량에 태우고 호텔로 이동한 것은 매니저 A씨였다.


김호중은 사고 발생으로부터 17시간이 흐른 뒤인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고 자신이 직접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때 경찰은 음주 측정을 시행했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사고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이 이뤄졌고 음성으로 결과가 나온 만큼 김호중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사 과정서 차량 내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고 당일 영상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확보를 위해 김호중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또 사고 직전 김호중은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김호중은 유흥주점을 찾긴 했지만 “술잔을 입에만 댔을 뿐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 운전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B씨가 김호중 의상을 입고 자수한 것과 관련해선 자신과 상의하지 않아 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김호중과의 거짓 진술을 지시하는 녹취록이 확보되면서 거짓 진술 논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동시에 경찰은 B씨도 입건해 거짓 자백을 하게 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김호중 측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거나 고의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손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범인도피나 증거인멸 등 혐의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이후 17시간 지나 출석
블랙박스 메모리 고의 파손?


김호중의 학창 시절은 꿈 많고 다사다난했던 시간이었다. 울산 출신으로 초등학교 때 이혼한 부모님 대신 조모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김호중은 당시 방황하는 시절을 보내게 된다. 초등학생 때는 축구선수, 중학생 땐 경호원의 꿈을 키웠다.

중학교 때 이종격투기 선수로서 부산서 열린 전국대회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중학생 시절, 김범수의 ‘보고 싶다’ CD 구매를 위해 찾은 음반 매장서 우연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순 도르마’를 듣고 그 웅장한 성량과 음색에 매료돼 성악의 길로 접어든다. 

성악은 중학교 3학년 시기 울산 임마누엘 교회서 지도받았고 경북예고에 합격했다. 

하지만 돈이 부족해서 일주일에 한 번밖에 레슨을 받을 수 없는 자신과 기본적으로 4~5번 레슨을 받는 친구들 사이서 간극을 느끼며 불성실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결국 고등학교 1학년에 조직에 스카우트돼 조폭 세계에 몸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는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형들의 유혹에 넘어가 잠깐 어른들이 시키는 심부름을 하며 퇴학 위기까지 처하게 된다. 결국 자연스럽게 학교와 멀어졌고 수업일수도 채우지 못해 권고 퇴학당해 김천예고로 전학했다.

지난 2008년 조모가 대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남긴 “하늘에서 지켜볼 테니 똑바로 살아라”는 유언에 마음을 다잡고 때마침 만난 김천예고의 서수용 교사의 헌신으로 조직 생활서 완전히 손을 떼고 성악에만 매진한다. 같은 해 2008년 세종 음악콩쿠르서 1위를 하고 전국 수리음악콩쿠르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서 교사가 인터넷에 올린 ‘네순 도르마’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지난 2009년 SBS 공중파 방송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당시 유명 성악가들도 부르기 어렵다는 3옥타브 고음의 고난도 곡 ‘카루소(Caruso)’를 부르며 엄청난 성량과 재능을 자랑했다.

김호중의 이 같은 인생 스토리는 영화 <파파로티>로 제작되기도 했다. 스타킹 출연 이후 방송으로 노출되면서 독일서 연락을 받아 이를 비롯한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서 2년간 유학 생활 후 귀국해 지난 2013년 디지털 싱글 <나의 사람아> 앨범을 내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성악가로 활동하면서도 대중과 가까운 음악을 하고 싶어 지난 2019년 <미스터트롯> 오디션 공고를 보고는 바로 지원했다. 김호중은 성악 베이스의 트로트 창법으로 큰 인기를 끌며 Top7까지 올라가 최종 4위를 차지해 ‘국민 사위’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어두운 과거
영화로 제작

<미스터트롯>으로 인지도를 높인 김호중은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겨 여러 음악 방송 출연과 행사 참여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신곡들로는 ‘나의 목소리로’ ‘인생은 하모니’, 그리고 송가인과 함께 한 ‘당신을 만나’ 등이 있다. 

김호중의 인생은 데뷔 전에도, 후에도 여전히 혼란의 연속이었다. 처음엔 전 매니저와의 분쟁이었다. 문제는 김호중과 지난 2016년부터 <미스터트롯>까지 함께했던 전 매니저와의 관계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 매니저는 김호중에게 약정금 반환청구소송을 했다. 김호중 측의 입장은 새로운 소속사로 옮길 때 미리 상의하지 못한 건 미안하지만 수익금의 30%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병역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김호중은 병무청의 재심 결과 불안정성 대관절로 최종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또 병역기피를 위해 병무청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일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 지난 2020년 8월4일 김호중의 전 여자친구 아버지 C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통해 과거 자신의 딸이 김호중과 교제할 당시 심한 욕설과 뺨, 얼굴 등을 폭행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논란이 크게 번지자 김호중은 직접 자신의 팬카페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 여자친구의 신상을 걱정하며 “지금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개인의 삶을 소중히 살아가고 있을 텐데, 피해가 가는 행위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2020년 8월19일 팬카페에서는 김호중이 불법 스포츠토토를 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의 소속사는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3~5만원 정도 몇 차례 했다고 밝혔다. 전 매니저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불법인 줄 몰랐고 금액을 떠나 잘못했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스터트롯> 출연 중에도 꾸준히 상습 도박을 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했다.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김호중의 친척 형으로서 그를 과잉 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며 “경찰 조사와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호중이 유흥주점서 음주한 뒤 사고를 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김호중은 당일 유흥주점에 나와 함께 있던 일행에게 인사차 들렀지만 당시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 후 자차로 먼저 귀가하던 김호중은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며 “당시 김호중에게 공황장애가 심하게 왔고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라진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 관련해 이 대표는 “나는 사고 이후 매니저 B씨에게 온 전화로 사고 사실을 알았다”며 “그때는 이미 김호중이 사고 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차량을 이동한 상태여서 나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다른 매니저 A씨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중이 매니저 B씨에게 ‘나 대신 출석해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 요구를 한 것은 김호중이 아니라 나였다”며 “사고 당사자가 김호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이라 생각해 매니저 B씨에게 김호중의 옷을 입고 대신 경찰서에 가 사고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리 출석 요구한 부분과 메모리 카드를 뺀 것 등은 녹취록 등을 통해 경찰에 소명했다”며 “조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 측에서도 외부에 조사 내용을 유출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가 있어 여러 의혹에 빠르게 답변하지 못했으나 해당 내용을 모두 경찰에 소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 치의 거짓 없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며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 죄송하다. 저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꼭 처벌받겠다”고 덧붙였다. 김호중은 이미지 손상 여파에 따른 광고 중단 및 위약금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비틀비틀 
CCTV 포착

지난 16일 KBS2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은 김호중 출연분을 최대한 편집해 방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GS25는 지난 17일 <편스토랑> 225회 우승상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편스토랑>은 매주 경연을 통해 우승 메뉴를 GS리테일서 상품을 출시해 왔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도 더 이상 출연하지 않는다. “김호중의 기촬영분은 없다”며 “촬영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알렸다. 

김호중이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홈케어 브랜드 S사는 홈페이지에 내세웠던 광고 사진을 삭제했다. 지난 14일과 15일 S사 홈페이지에는 김호중의 광고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확인 결과 김호중의 이미지가 사라졌다.

뺑소니 혐의서 시작된 김호중 사건과 관련해 의혹이 더해지면서 물의를 빚자 회사 측이 발빠르게 사진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사는 ‘김호중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마사지기를 판매해 왔다. 특히 해당 제품에 대해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 한정수량 품절 임박 등 홍보 메시지와 함께 베스트 판매 상품이라고 광고해 왔다.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 뒤 화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김호중 사진은 자취를 감췄다.

계약 상황에 따라 김호중이 위약금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여파는 김호중 SNS 공식 채널에도 밀려왔다. 지난 16일 김호중 유튜브 채널서 영상을 클릭하면 “댓글 사용 중지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국내구호단체가 뺑소니 혐의로 입건 된 가수 김호중의 팬클럽 기부금을 전액 반환하기도 했다. 김호중의 팬클럽 아리스는 지난달 30일 해당 단체에 학대 피해 아동을 위해 5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포도알’에서 김호중이 지난달 트로트 스타덤 1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며 이뤄졌다.

당시 아리스 측은 “김호중의 투표 1위를 축하하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학대 피해 아동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국내 학대피해아동을 위한 심리치료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김호중의 팬클럽 기부를 두고 “교통사고 뺑소니범이 기부했다고 밝히면 다냐” “이미지 물타기” 등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비영리단체 희망조약돌은 지난 16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기부금 수령은 매우 곤혹스럽다”며 “사회적으로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감안해 이번 기부금은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
파도 파도 의혹 끝이 없네

소속 가수를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김호중의 소속사는 예정된 공연을 일정 변동 없이 강행할 뜻을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팬카페 ‘트바로티’에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갑작스러운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아리스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공식 입장과 같이 지난 9일 저녁 택시와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사후 처리 미숙에 대해 송구스럽고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정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김천, 월드유니언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은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하려고 한다”며 “당사는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어떠한 경우에도 아티스트를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지했다. 

김호중은 지난달 2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로 전국 순회 공연 일정을 소화 중에 이 같은 사고를 냈다. 지난 12일 공연을 마친 뒤 자신의 팬카페에 김호중은 “2일 동안 함께 해주시고 빛내주셔서 감사드리고 많이 사랑한다”며 “주말 시간 잘 보내시고 안전하게 귀가하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이 문제의 뺑소니 사고 후 올라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인 지난 11일과 12일에도 경기도 고양서 공연을 강행했다. 특히 오는 23일과 24일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이 예정돼있다.

지난 19일 김호중은 창원 공연을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밝힌 사과문에서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음주를 시인했다. 이어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고 열흘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증거인멸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 소속사 역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 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호중 측은 사고 사실이 알려진 지난 14일부터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해 오다가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시사하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열흘 만의 번복
음주 운전 시인

경찰은 김호중이 방문한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해 주점 매출 내역과 CCTV 영상을 확보했으며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으로부터 ‘김호중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한 데다 도주 우려도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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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