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부위원장 뒷돈 피소 내막

“유력 정치인과 친해” 4000만원 진실공방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인과 맺는 관계는 특수한 만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한 번 잘못 얽혀버리면 관련된 모두가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의 한 지역서 정치인과 당원이 돈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과연 진실이 뭘까?

정치인이 또 다른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면 그 자체로 신뢰가 생긴다. 유력 정치인과의 관계를 과시하면 더욱 그렇다. 평범한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A씨도 똑같이 믿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시장 선거에 출마할 정도의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A씨는 빚까지 짊어지면서 돈을 써가며 요구사항을 들어줬다고 주장하는 반면, 고소를 당한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연서
악연으로

민주당 당원인 A씨에 따르면 B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19년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관의 소개로 B 부위원장을 소개받았다. 소개받은 정치인은 지역서 야무지고, 똑똑한 이미지로 당원들 사이서 평가가 좋았다. 

B 부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의 정치인으로 2014년엔 단체장 선거서 포항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포항 지역의 첫 야당 여성 후보로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으로도 출마했고, 현재는 민주당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A씨는 평범한 식품 소스 사업을 하던 중 2019년경 B 부위원장과 인연이 생겼다. 처음 만난 B 부위원장은 영락 없이 정치를 하려는 사람으로 보였다. A씨는 “항상 피켓을 들고 누군가를 위해, 이 나라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 그의 여러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고 말했다. 


그랬던 A씨는 최근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을 찾아 B 위원장에 대해 사기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고소장에는 A씨가 운영하는 가게에 어느 날 B 부위원장 자주 동행하는 C씨와 함께 찾아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B 부위원장은 “이번에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에 출마하는데 반드시 위원장이 된다”며 “만들고 있는 소스류를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 공급하도록 해주겠다. 자신이 농수산부 장관 민주당 유력 의원, 도지사 등과 막역한 사이”라고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듯 접근해왔다. 

식품 소스류를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민주당과 관련 있는 전국 공공기관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

의원들에게 부탁해 국가지원금 20억원을 받아 식품 제조 공장을 지을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에 A씨는 혹할 수밖에 없었다. B 부위원장의 말을 믿고 4억원의 돈을 마련해 380평가량의 땅을 매입해 공장 설립을 준비했다. 

정면 대치되는 고소장 속 인물들 진술
A씨 “그들이 먼저 찾아와 돈 달라 해”

이후 A씨는 용지를 매입한 뒤 설립자금이 필요해 “약속한 대로 공장설립 지원금 20억원을 지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공장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B 부위원장이 “개인 명의로 지원은 할 수 없고 법인을 설립해 법인 명의로 부지 이전 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사정이 급해진 A씨는 B 부위원장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다시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법인 명의로 A씨 부지를 이전등기하고 상황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후 상황은 점차 악화돼갔다. 부지 이전등기 이후 경제진흥원에 대출을 알아봐주겠다고 말을 바꾸었으나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결국 A씨는 영어조합법인을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공장 관련 지원금을 받으려면 3년간 재무제표가 있어야 하고, 3년 이상 동종업계에 종사한 경력 등 5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조건이 되지 않아 대출받기 힘든 구조였던 셈이다. 현재 A씨는 빚만 6억원~7억원이다. 

A씨에 따르면 이후에도 B 부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지속적으로 선거 출마 공탁금, 정치인들과의 식사를 위한 경비 마련, 선거운동 비용, 생활비 등 명목 등으로 돈을 요구해왔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B 부위원장이 C씨의 계좌를 통해 해당 명목으로 빌려 간 돈만 12회에 걸쳐 4000만원이 넘는다. <일요시사>가 A씨 측으로부터 입수한 거래 내역서에도 실제 C씨에게 4000만원가량 돈이 송금된 이력이 남아 있다.

“사업에 도움”
12회에 걸쳐?

2020년 5월4일부터 같은 해 11월11일까지 적게는 몇 만원부터 크게는 500만원까지 이체됐다. A씨의 말처럼 민주당의 중진 정치인도 몇몇 만났다. 직접 준비해간 회도 함께 제공했다.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A씨는 “B 부위원장이 빌려놓고 자기 이름으로 빌리지 않아 자신은 안 빌렸다며 C씨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원들과 조금은 친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친한지는 모르겠다.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다는 걸 과시하려고 해왔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A씨는 피고소인들이 했던 말과 행동이 전부 거짓이라고 깨달았다. 당시에는 정치인으로써 지지했기 때문에 지원했지만 이제라도 돈을 돌려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C씨의 계좌로 입금된 돈이 1년 넘었으니 되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씨의 주장에 따르면 B 부위원장은 “돈이 없다. 지진 피해금 받을 돈이 있는데 돈이 나오면 갚겠다”며 감감 무소식 중이다. 

시간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자, B 부위원장과 C씨를 고소했는데 이후로 B 부위원장은 연락이 닿질 않았다. ‘돈을 반드시 돌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A씨는 지난해 7월, 민주당 경북도당 사무실에 사정을 이야기했다.

이후 500만원이 송금됐고,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씨의 이야기대로라면 B 부위원장이 자신의 활동을 위해 평범한 사업을 하는 일반 당원을 기망해 재물을 교부받았기 때문에 사기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일요시사>는 돈을 입금받은 C씨에게도 상황을 물었다. 그는 자신의 계좌에 돈이 입금된 점은 시인했으나 B 부위원장이 관련돼있다는 점에 대해선 강력 부인했다. C씨는 “계좌에 돈이 들어온 것은 맞다”면서도 “B 부위원장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오히려 A씨가 공장 부지를 샀다고 먼저 땅을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식품회사를 운영 중이던 C씨 주장에 따르면 오히려 A씨가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C씨는 패스 업 기준의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여러 곳을 둘러보고, 전문가를 찾아다녔다. 설계 도면 역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HACCP) 기준에 맞는 설계 방식을 알아내 경제진흥원서도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충족시키려 노력했다. 

지속적으로
돈 요구?

그는 A씨의 고소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A씨가 B 부위원장을 상당히 지지하는 인물로 기억하고 있는 데다 오히려 늘 도우려고 했다는 것이다. C씨는 “A씨가 오히려 B 부위원장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B 부위원장이 경북도당위원장에 나가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니 자신이 빌려주겠다며 나서서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미용실도 운영하고 있었다. 당시 미용실 임대 보증금 2000만원을 갖고 있는데, 미용실이 나가면 돈이 준비되니 자신이 빌려주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는 것이다. 

C씨에 따르면 이후 A씨는 차용증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자신이 “차용증을 써야 하지 않겠냐”고 해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단호히 말했다. 또 앞서 500만원도 빌렸던 이력이 있어 해당 비용까지 2500만원을 한꺼번에 적어 차용증을 썼다고 주장했다. 

당시 작성했던 차용증의 변제기간은 1년으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노력도 했다. 노력을 기울였으나 자신 역시 상황이 어려워져 갚지 못했다고도 했다. 어느 덧 돈을 못 갚은 지 만 3년째인데, 변제 시기보다 2년이 지났다. 


다만 그는 실제 A씨가 갚아야 한다고 주장한 액수와 다르다는 입장이다. 즉, 4000만원을 빌린 적이 없고, 차용증에 명시된 2000만원만 갚으면 된다는 것이다. 앞서 500만원은 이미 갚았기 때문이다. 

A씨가 C씨에게 입금했다는 돈 역시 단순히 빌린 게 아니라 공장을 위해 자신이 활동하며 받은 활동비라고 했다. 당시 C씨는 “그냥은 못 다닌다. 기름값, 공장과 관련된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을 만나 자문을 구하고, 인사 등을 한 경비”라고 못 박았다. 한마디로 빌린 게 아니라 시장조사를 위해 받았던 돈이라는 셈이다. 

B 부위원장 “당사자 아니고 내용 몰라”
C씨 “사실 아냐, 오히려 먼저 주려 해”

그는 “A씨가 먼저 ‘경비로 얼마를 주면 되겠느냐’고 물었고 최소 150만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200만원씩 몇 달을 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A씨와 C씨가 차용증을 작성한 것은 2500만원과 관련된 부분이다. 경비 명목으로 통장에 지급한 부분을 증거로 제시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간 작성해온 파일과 창업 및 사업계획서를 증거로 내밀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파일에는 법인 소개와 건축시설 개요가 기록돼있다. 사업계획서 역시 위치, 목적, 기대 효과 등 꽤 구체적이었다. 총 10페이지로 이뤄져있으며 자금 조달 계획, 세부 투자 계획 등도 함께 명시돼있다. 

C씨는 오히려 A씨가 실수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출 70%를 받으려면 자기자본 30%가 필요했던 상황으로 자본 지출을 많이 갖추긴 했었다. 업장 자산이 있어야 하고 수산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A씨의 실수 지점은 100만원으로도 법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적은 금액으로 법인을 만드는 바람에 출자 자산이 없어졌다는 주장이다. 

당시 서류만 넣으면 대출 집행이 이뤄진다고 안내받았는데, 결국 증명이 안 돼 자산가치로 편입할 수 없어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C씨는 A씨가 일방적인 주장만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갚았던 500만원 역시 “경북도당 사람도 아닌데 경북도당에 제소하니 갚았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국회의원들과의 만남 역시 자신들은 강요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소개시켜주긴 했지만 오히려 A씨가 만나게 해달라고 지속적으료 요청했기 때문에 만났을 뿐이라는 것. 그는 “경비를 마련하라는 지시도 없었고, 오히려 고급 어종 회를 썰어 박스에 넣어서 왔다”고 말했다. 

차용증 작성
진짜? 가짜?

이처럼 A씨와 C씨의 주장은 정면으로 대치되는 상황이다. A씨는 요구에 의해, C씨는 자발적이라는 게 쟁점이다. 

B 부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4000만원이라는 금액에 관해선 잘 모른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다. C씨와 관련된 일”이라며 “조사가 아직 안 끝났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보좌관 성추행’ 박완주 의원, 노래방서 무슨 일이…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노래방서 피해자에 신체접촉을 하는 등 추행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의원은 2021년 12월9일 보좌관 A씨, 비서 B씨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음식점서 저녁식사를 한 뒤 노래주점으로 이동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경 박 의원은 노래주점서 B씨를 잠시 나가도록 하고 피해자 A씨와 단둘이 대화하다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놀란 A씨는 박 의원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강하게 거부했지만 박 의원은 여러 차례 성적인 발언을 하며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이후 박 의원은 A씨가 회식을 마친 후 귀가하려 하자 함께 차에 타라며 강권했고, A씨는 마지 못해 박 의원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까지 함께 이동했다.

차에서 먼저 내린 박 의원은 A씨의 손목을 붙잡으며 “올라가서 한 잔 더 하자”고 말했고, A씨가 거절하자 또다시 강제로 신체를 접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4월22일 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A씨의 신고 사실을 인지한 박 의원은 A씨를 면직시키기 위해 제3자를 동원해 위조된 사직서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A씨는 지난해 5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직권남용,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박 의원을 고소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5월12일 의원 총회를 열고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박 의원을 제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4일 박 의원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의원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9일 열린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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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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