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국회 2인자’ 맞불 대담 김영주 국회부의장 

“새는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민족 대명절 설날이 찾아왔다. 어려워진 경제 탓에 올해 설날은 예년과 같은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야는 서로 공격거리를 찾아 자기편 지키기에만 몰두 중이다. 민생은 이미 뒷전으로 밀렸다. <일요시사>가 국회 2인자인 정우택 국회부의장(국민의힘), 김영주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을 만나 민생 대책, 여야의 관계 해소 비책 등을 물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다른 정치인들이 으레 밟아온 ‘엘리트 코스’를 전면 부정하며 본인의 정치를 이어왔다. ‘농구선수 출신’ ‘여성노동자 인권운동’ ‘비주류’ ‘사상 2번째 여성 국회부의장’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하나같이 생소하기만 하다. 다소 불리한 조건 속에서 많은 것을 이뤄낸 김 부의장에게 그 비결과 앞으로의 국정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이력이 매우 특이하다. 그때 경험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중학교 시절 농구부에 처음 들어갔을 때 패스의 기본도 몰랐던 게 생각난다. 초등학교 때부터 특기생으로 시작한 동기생들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농구였지만, 결국 끝엔 고교농구 우승팀 주전 멤버까지 올라갔다. 끈질긴 인내심이 빛을 발했던 것 같다.

-그것이 ‘정치인’ 김영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그때의 경험이 ‘비주류 정치인’ 시절을 견디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나는 상고 출신, 그것도 은행원이 아닌 운동선수 출신 은행원이었다. 주산, 부기부터 배워야했던 ‘지진아’였던 셈이다. 마치 농구를 처음 배울 때처럼 모든 것이 뒤처져있었다. 노조활동 당시에도 학연이 없는 비주류의 설움을 맛봤다. 그러나 모든 것을 견디며 노조활동을 20년 이상했고, 여성 최초의 금융노련 상임부위원장까지 지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할 수 있던 노하우를 청년들에게 말해달라

▲농구선수, 은행원 모두 남들보다 시작이 미약하게 시작했다. 항상 비주류로 발을 뗐지만, 노력과 열정으로 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비주류 정치인으로 시작해 스타 정치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아직까지도 크지 않다. 하지만 매 순간 노력, 열정과 집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도 나를 ‘스타 정치인’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정치인’으로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농구선수와 은행원,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치인이 된 계기는?

▲‘노동운동’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녀 고용평등법 제정과 개정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받았다. 이를 인정받아 1999년 김대중 대통령께서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다. 당시 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으로 넘어가던 시기였는데, 김 전 대통령은 각계 각층에서 인물을 영입하고 있었다. 노동계와 여성계에서 많은 추천을 받은 나에게도 그 영입 제안이 온 것이다.

-정치판에 들어와서 곧바로 효능감을 느꼈나?

▲입법으로 국민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큰 효능감을 느낀다. 노조활동 때 간절했던 마음으로 국회에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국회의원은커녕 보좌관들도 만나기 힘든 시절이었다. 입법활동이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격하고 체험하는 것이 매일 나를 설레게 한다. 국민과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입법권자의 필요성을 매일 되새기며 일하고 있다.

-제21대 국회가 여야 갈등 속에 민생은 뒷전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국회부의장으로서 해결 방안을 제시해달라


▲남은 임기 동안 여야간 소통의 메신저 역할에 집중할 것이다. 지난해 예산 처리 과정 등에서 많은 국민이 실망하신 것을 안다. 위기 앞에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초당적 자세로 협력해야 한다. 소통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의장단의 한 축으로서 여야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내 위기를 극복하겠다.

-올해 국회가 이뤄야 할 ‘숙제’ 한 가지가 있다면?

▲‘빈곤 해결’이다. 이를 위한 정치적 역할을 찾아낼 것이다. 경제가 극도로 어려운 시기다. 행정부는 먹고사는 문제인 노동과 관련법, 제도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이것이 정말 노동자들을 위한 개혁인지 의문이 든다. 경제, 경기 침체 시기에 섣부르게 개혁과제로 노동을 선정해서는 안 될 일이다.

불리한 조건들 속 굵직한 성과…비결은 ‘끈기’
국회 올해 첫 숙제? “당연히 경제 위기 극복”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 경제와 노동문제가 심각할수록 ‘신 빈곤층’이 지속적으로 양산된다. 전 세계 7대 경제 대국이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빈곤 문제’는 정치권의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입법부가 발 벗고 나서서 취약계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신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빈곤해결을 정치가 할 수 있다고 보나?

▲정치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맞춰 정치권도 재역할을 위한 준비해야 한다. 경제, 노동, 외교, 안보, 여성, 환경 등 모든 분야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주요 과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다.

정쟁에만 빠지지 말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최근 의장 직속 자문기구를 맡아 ‘빈곤아동문제’ 해결을 위한 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뿐만 아니라 주요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 개최 등을 기획 중이다.

-협치를 강조하는데, 가능할 것이라 보나?

▲대내외적으로 경제 등 여러 사안이 있다. 국가적인 위기다. 부의장 당선 인사에서 여야 소통의 메신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일수록 여야의 초당적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 역할의 맨 앞에 내가 설 것이다.

새가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없듯,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여야 협치는 필수적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포용의 정신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 부의장 지역구에 ‘제2세종문화회관’유치를 두고 갈등 중인 것으로 안다


▲다른 지역구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제2세종문화회관에 대한 논의는 매우 오래된 것이다. 내가 2012년 최초로 제안한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남권(7개구) 시민 300만명의 문화향유권을 위해 추진한 굵직한 문화사업이다. 2015년 ‘서울 3대 도심’으로 승격된 영등포구는 2021년 서울시 최초로 문화도시에 지정됐다. 

2019년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문래동에 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고, 해당 건립안과 예산안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주요 절차였던 영등포구의회와 서울시의회에서도 모두 통과한 상황이다. 그런데 영등포구청장이 바뀌더니 이 모든 것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건립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서민들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건 정말 영등포구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영등포구 주민과 서울 서남권 주민의 숙원사업이다. 2018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남권 주민 중 77.9%가 건립을 희망한다고 나온다. 그중 63%에 해당하는 주민들은 시설을 “이용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또 서울시 연구조사 결과에는 생산유발효과 약 3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1000억원, 취업유발효과 약 2000명에 달한다. “도움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주장을 나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 모두 선거당시엔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공약했었다.

-또 다른 이유로 예산 부족이 거론되곤 하는데…


▲예산이 없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2021년도에 국제현상설계공모비였던 7억5000만원과 지난해 설계비인 5억원이 모두 올해로 이월된 상태다. 국제현상설계 공모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서 예산집행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공모를 진행해 예산을 집행하고 당선작에 대한 설계비를 집행할 예정이다. 진행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영등포구청이 토지무상 사용에 대한 양해각서(MOU) 문건 합의를 서울시로 빨리 회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 앞에선 여야 모두
초당적 자세로 협력해야”

-개인적인 미래도 궁금하다. 민주당서 한창 진행 중인 ‘국회의원 선수 제한 운동’에 해당되는데?

▲개인적인 소신은 국회의원의 연임 여부를 지역구 주민, 즉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구성에 정치적 다양성을 높이고 정치 신인에게 도전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그런데 단순한 선수 제한이 어떤 정치적 개혁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나라 중 선수를 제한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안다. 과거 미국도 선수 제한 운동을 했지만 실패하지 않았는가. 

-왜 실패했다고 보는가?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정치인, 행정부 견제의 전문성과 연속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국회의원 4년 임기 동안 공약하고 진행하는 사업들만 수십가지다. 적게는 4년, 많게는 10년 걸리는 사업들이 수두룩하다. 그런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연속성이 필요하다.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상당 부분 필요하다. 선수가 제한된다면, 주민들을 위한 장기 계획은 사실상 세울 수 없고 단기적인 사업들에만 집중할 것이다. 이는 지역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자타공인 ‘노동문제 전문가’다. 지난 세월 기억에 남는 일을 몇 가지 꼽는다면?

▲주 52시간제를 이뤄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통합된 인식이 없었고, 노사가 다름은 물론 산업 분야별, 개별 기업마다 제각각 입장이 분분했다. 의견 차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은 소통밖에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 양측의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해 경제인 단체는 물론 노총과 의견을 조정하고, 개별 기업을 끊임없이 방문했다.

현장노동청 설치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국 10곳에 현장 노동청을 설치했다. 17일 만에 현장 상담과 진정, 제안 건수가 6000건이 넘었다. 지난 10년간 접수한 건들 중에 66%를 정책에 반영했고, 진정 82%를 해결했다. 

-아쉬운 점은?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해마다 2000여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하고 있는 점은 뼈아픈 현실이다. 부상자만 연간 10만여명이 발생하고, 사업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사업주를 무조건 엄벌하고자 마련된 법은 아니다. 산업재해라는 문제의 본질상 사후관리, 감독 등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결국 사후 처벌, 관리보다는 ‘예방’이 사망자를 줄이는 방법이다. 제21대 국회에서 산업재해를 전문적으로 예방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을 발의했다. 아직까지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아쉽다. 이는 경영계, 노총에서도 찬성하는 법안이다.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정부와 논의하고, 하루빨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길 소망한다.

-여성인권 운동도 오래했다. 젠더갈등이 극심한 요즘 세대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청년세대서 나타나고 있는 젠더 갈등 현상은 경제적 저성장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로서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 부족한 기회를 두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어난 청년들의 생존경쟁이다. 청년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정치가 청년들에게 더 다가가고,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깊이 강구하겠다. 나부터 노력하겠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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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