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선거도 당 대표 선거 못지 않게 과열되는 양상이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의 성격은 윤석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터 호남 출신, 반윤, 시민단체 출신 초보 정치인까지 각양각색이다. 색깔이 다른 4인의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김가람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의 목표는 바로 지역화합이다. 김 전 회장은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정치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보수당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출사표를 던지면서 지역감정을 없애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김 전 회장과의 일문일답.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유는?
▲그동안 호남에서 10여년간 계속 활동해왔다. 결정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우리 당의 유능한 청년들, 특히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전면에 나서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안타깝게 끝났다. 청년이라 하더라도 기성세대 정치인과 잘 화합해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출마했다.
-내세우는 공약은?
▲호남을 설득하기 위해 광주 전체에 있는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모든 분을 직접 찾아 만나 뵐 생각이다. 그분들이 야당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쫓아다니면서 정부와 호남이 교류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호남에 있는 청년이 이런 역할을 하면 훨씬 더 진정성 있게 보일 것이다. 지방정책도 중요하다. 특히 청년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공약을 낼 것이다.
-청년정책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가?
▲나 역시 지방 출신인데 이번 정부의 청년정책을 많이 살펴봤다. 기존 분들은 정치를 하셨던 분들이다. 나는 사용자 입장이었는데, 별로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 청년 취업 정책이 그렇다. 이건 100% 실패한다. 일회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업에도 도움이 돼야 지속이 가능하다. 대부분 수도권에 한정돼 적용되는 정책이다.
청년정책은 서울에 있는 컨트롤타워에서 마련할 게 아니라 지방에 권한을 많이 줘야 한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지방 분권과 같이 묶어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서울에 있지 않아도 될 청년들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게 근본적인 답이다.
광주-부산 잇는 항공편 다시 추진
“청년정책 한계 지방에 권한 줘야”
-우리나라는 아직 지역주의가 심하다. 보수당을 택한 이유는?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 민주화를 태동시킨 지역이라고 한다. 실제 광주에 지금도 민주화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관점에서 볼 때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문제의식이 늘 있었고, 다른 목소리도 필요하다. 가끔 편집된 정보만 접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역화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지역감정은 정치권에서 만들어놓은 산물이다. 청년 마음속에는 그런 것들이 실제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광주, 대구 청년 당원끼리 정기적 교류를 통해 행동으로 보여줄 수가 있다. 광주와 부산을 오가려면 교통편이 차량밖에 없다. 2002년까지만 해도 항공편이 하루에 한 편씩은 있었다.
그러나 경제성 문제로 사라진 지 20년이 넘었다. 항공편을 놔달라는 행동을 청년들이 나서서 한다면 보여주기에도 굉장히 좋고 이런 활동들이 반복된다면 저는 우리 세대에서는 지역화합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전당대회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주목도도 과거에 비해 더 커졌는데?
▲청년 최고위원만큼은 우리 당에서 이 자리를 왜 만들었는지 기본 취지에 대해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 청년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청정 지역이어야 한다. 청년 최고위원마저도 친윤(친 윤석열), 비윤(비 윤석열) 이렇게 나누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안타깝다.
청년 최고위원 자체는 어떤 계파가 존재하지 않았으면 한다. 청년의 목소리를 지도부에 전달하는 게 가장 첫 번째 목적이다. 당 대표 선거나 최고위원 선거가 어떤 구도로 가든지 청년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
정부-호남 교류하도록 가교 역할
“겸손·소신 있는 정치인 될 것”
-친윤, 비윤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인데…
▲기본적으로 지도부에 속한 사람이면 당 대표와 잘 화합해 일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20대부터 사업을 시작해서 기성세대와 같이 경쟁하고, 협업해본 경험이 많은데 지도부에 소속되면 당 대표의 철학을 존중하면서 일을 하는 게 순서다. 물론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화합할 필요가 있다.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들을 보면 캐릭터가 다양하다.
▲장예찬 이사장의 경우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고 인정한다. 다만 우리 당의 청년을 대표하는 주자라면 좀 더 참신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장 후보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나 ‘엄카 논란’을 가지고 다투던데 다른 청년들이 보기에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
장 후보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 역시 자신의 공약도 내긴 하지만 좀 더 청년다운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 비판도 중요하지만 나는 내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봤을 때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자중해야 한다.
-청년세대, 청년 정치인은 선거 때마다 소모품처럼 활용되곤 했는데…
▲당내서 소모품처럼 활용하는 정치풍토도 문제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좋은 사람을 찾지 말고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당내서 제 역할을 정확하게 잡고 포지셔닝을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소모품 취급하려고 해도 못 한다. 기성세대들 앞에 줄 서게 하겠다는 게 아니다.
잘 화합해 그 사람들과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된다. 청년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도 결국 기성세대 안에 있는 청년 정치인들이 가는 게 아니라, 나처럼 지방에서 활동했던 청년들도 계속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굉장히 신뢰를 못 받고 있다. 비위, 도덕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결국 태도의 문제라고 본다. 국민 앞에서 겸손하지 못한 모습들이 정치를 배척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앞으로 국민에게 겸손하면서도 소신 있는 모습의 정치인이 되고 싶다. (아직)정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청년의 삶을 살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늘 고민해왔다. 제도권 안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현실에 충실하면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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