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박이' 민주당 성비위 흑역사

스캔들 터질 때마다 시장직 하나씩 반납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정말 지긋지긋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논란이 터진 후, 지난 18일 민주당사에서 만난 민주당 관계자는 이같이 하소연했다. 그는 “당 차원에서 아무리 조심해도 의원들의 개인적인 일탈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변명도 덧붙였다. 이번 성비위 의혹으로 다시 한 번 ‘선거 앞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유독 성비위 의혹이 터진 전례가 많다. 그것도 지방선거 주자들의 ‘낙마’로 이어진 뼈아픈 의혹들 말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썩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방선거 유권자들은 아직 민주당의 역사 깊은 성비위 의혹들을 잊지 않았고, 표심에 반영하고 있는 중이다. 

다시 발칵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사건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이었다. 당시 안 전 지사의 정무 비서직을 수행하고 있던 김지은씨는 제19대 대선 경선 때부터 안희정 캠프에서 일을 시작했고, 2017년 충남도지사 수행비서(7급)으로 특별 채용된 인물이다.

안 전 시장의 측근이 었던 그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8개월간 지속적으로 성폭행 및 성추행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폭로했다. 당시 현직이었던 안 전 지사는 해당 폭로에 대해 “관계를 가진 것은 맞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며 성폭행 혐의만은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행’임을 인정해 2심에서 징역 3년6월형을 확정지었다. 현재도 안 전 지사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안 전 지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서울에서 민주당의 악재가 터졌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문에 휩싸이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전임이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이슈’로 스스로 물러난 뒤 자리를 꿰찬 박 전 시장은 2011년 첫 당선 이후 재선과 3선에 성공하며 약 10년간 민주당의 서울시장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덕분에 민주당은 한동안 서울시장직에 대한 고민을 덜어 놓고 있었다.

지방선거 앞두고 돌발 악재 초비상
매번 표심에 반영…후폭풍 거셀 듯

박 전 시장은 선거운동부터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샀다. 그는 홀로 배낭을 매고 선거유세를 하며 시민들을 만나는 등 ‘서민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박 전 시장은 불필요한 선거 인력이나 허례허식 없이 혼자서 서울 전역 곳곳을 누볐고, 시민들 의견을 직접 들었다. 재임 중에는 스스로 옥탑방에 들어가 살며 시민들의 고충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호평이 줄곧 이어지자 여권 내부에서는 그를 잠재적 대권후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민 서울시장’이 ‘위력에 의한 성추행범’으로 전락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은 2017년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피해자에게 다수의 음란한 사진 전송을 요구했고, 집무실 내부 침실에서 피해자에게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의혹을 두고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던 서울시 측과는 달리 박 전 시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소장이 접수되고 수사에 들어가자 압박감을 느낀 박 전 시장은 공론화 이틀 만인 2020년 7월10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유력한 대권주자를 잃어야 했고, 또 서울시장 자리를 국민의힘(이하 국힘) 측에 빼앗길 위기에 처해졌다.

민주당의 이런 상황은 곧 치명적인 약점으로 돌아왔다. 민주당 지도부가 박 전 시장을 감싸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때 등장한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대중들이 민주당을 조롱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논란을 두고 당시 이해찬 대표는 “당 대표로 너무 참담하고 국민께 드릴 말씀이 없다. 다시 한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사용했던 ‘성추행 피해자’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개인적 일탈을 어찌…”
“운동권 세력 과거 습관 버리지 못한 탓”

이때부터 유권자들은 개인의 일탈을 민주당 차원의 문제로 인식했다. 현재 서울시장 자리는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전임이었던 그가 후임이 된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송영길 전 대표를 내세웠지만 지지율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박 전 시장에게서 충격을 받은지 약 6개월이 지난 후, 이번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다. 한 유튜브 채널은 오 전 시장의 성추행 문제를 단독 보도하며 의혹에 불을 지폈고, 이후 구체적인 증언들이 다른 언론들에 의해 속속 보도됐다.

언론들은 오 전 시장이 2020년 4월7일 여성 보좌진과 면담 중 신체접촉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 또한 오 전 시장의 시장직 사퇴를 주장하며 전면에 나섰다.

당초 오 전 시장 측은 “근거없는 헛소리”라며 해당 유튜브 채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는 등 맞불을 놨다가 결국 “최근 여성 보좌진과 5분 면담 중 성추행했다”고 인정하며 부산시장직을 내놨다.

부산시장 자리는 서울시장직과 함께 치러진 2021년 재보선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게 돌아갔다. 박 시장은 당시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28%p 차이로 크게 따돌리며 낙승했다.

연이은 성비위 의혹이었고, 그럴 때마다 민주당은 알토란 같은 시장직을 국힘에 내줘야 했다.

3선 박완주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재빠르게 사과하며 지난 12일, 제명 처리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피해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사건이 불거지자 SNS에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 당은 잘못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예찬 전 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운동권 악습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며 “운동할 때 신격화됐던 인물들이 지금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기 때문이다. 운동권 문화에서 강력했던 위계질서와 지위에 취해있던 인물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며 생긴 결과”라고 해석했다.

‘또’ 운동권

이 전 단장은 “능력보다는 도덕성에 방점을 찍고 민주당을 찍은 유권자들이 잇따른 성비위 문제가 터지는 것을 보고 실망감이 누적됐을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실망감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재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승리가 이를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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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