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수' 양당 사생결단, 왜?

대선급 빅매치 “이겨야 산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급 빅매치가 예고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무게감 가진 인물을 내세워 반드시 경기도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어느 한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 투쟁부터 가열되는 분위기다.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서울시장 다음으로 높은 위상을 가진다. 경기도지사직을 지낸 것만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된다.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 1명에 불과할 정도며, 경기도지사직은 지방선거 때마다 여야 간 각축전을 벌여왔다. 

인구 20%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20%가 살고 있고 유권자 수 역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려 있다. 현안 문제도,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대장동 이슈와 부동산 문제, 대기업이 몰린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연임 불가 지역으로도 꼽히는 지역이다. 

이 같은 영향은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기를 쥐었으나, 경기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패배했다.


경기도에서만 46만표 차이가 났는데 이 고문의 경기도 영향력이 여전함을 보인 셈이다. 

그동안 ‘경기도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이긴다’는 공식도 깨지게 된 만큼 지방선거 전망도 더욱 안갯속 정국으로 빠져든 양상이다. 한 발도 양보할 수 없는 탓에 여야 모두 필승카드를 꺼내드는 모습이다.

경기도지사로 어떤 인물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민주당, 국민의힘 양측에게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도지사로 누가 가장 유력하다고는 가늠하기 힘들다. 

현재까지 경기도지사직 출마 의사를 내비친 인물은 당내 무게감을 가진 인물이 다수다. 이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기도지사의 존재감이 이전보다 커졌다.

특히 대선에서 경쟁을 벌였던 인물들까지 합류하면서 경기도가 지방선거 중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모양새다. 뼈아픈 패배를 기록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수성을 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본격적인 경선 시작 전에 중량급 인물들이 경기도에 뛰어드는 이유로 벌써부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 인물은 다음 대권주자로 자연스럽게 급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고, 대선 이후의 상황을 주도하기 위해 반드시 여야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여야 모두 내세우려는 후보부터 힘을 들이는 이유다. 과거에는 민주당 돌풍을 일으키며 경기도 지역에서 보수가 참패를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효과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셈이다. 

당선되면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내부 경쟁 가열…계파 생존 필수

아직까지는 민주당이 지방 조직력을 굳건히 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지방권력의 재창출, 교체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국민의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가 대선에서 패배한 지역이기 때문에 경기도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서 경기도지사가 탄생한다면 서울시장과 함께 수도권에서 큰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선 경쟁자였던 이 고문의 텃밭을 차지해야만 민심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는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경기도에서 승리한 당이 2년 뒤 펼쳐질 총선과 이후 선거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용이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서울은 고사하더라도 경기도지사마저 국민의힘에게 내준다면 수도권을 모두 내준 만큼 정치적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지사 직은 다음 대선 준비뿐만 아니라 당내 세력을 서로 견제하기 위한 속내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등판하는 이유로 내부 투쟁도 한몫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은 벌써부터 서로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상당하다.

민주당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5선의 안민석 의원,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 등이다.  

이 고문과 단일화하면서 일찌감치 명심이 김 대표 쪽으로 기울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안 의원 등이 김 대표를 향해 강한 타격을 가하는 중이다. 이런 탓에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들 간 서로 날선 공방이 오간다.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함진규 전 의원, 현역인 김은혜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유 전 의원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당내 경선은 김 의원의 합류로 예측불가 양상을 띤다. 국민의힘에서도 당내 계파가 뚜렷하지 않은 유 전 의원을 향해 날선 비판이 가해진다. 최근 유 전 의원의 주소지 이전을 두고 위장전입이라며 집중타격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여소야대 형국에서 차기 정부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신의 세력이 필요하다. 김 의원을 내세워 자신의 세력과 시너지를 발휘하려는 움직임으로 비친다.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직에 당선될 경우 자신만의 세력으로 꾸릴 가능성이 있다. 그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잠룡으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경기도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집안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경기도민의 마음을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경기도민은 일 잘하는 인물을 원할 것”이며 “유능한 이미지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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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