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공사장 추상' 정직성

재개발 현장, 그 한복판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에잇(PAGEROOM8)이 정직성 작가의 개인전 ‘공사장 추상’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Well, This Work’ 시리즈 첫 번째로, 개인전 형식을 빌려 진행된다. 

페이지룸에잇은 ‘Well, This Work’ 시리즈를 통해 작가의 작품 중 재조명돼야 할 1점을 선정해 그 배경과 작업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해당 작품이 제작된 시기를 전후로 함께 완성된 작품을 비롯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키워드’를 통해 조명해 보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

페이지룸에잇은 전시와 책의 유기적 관계를 표방하고 있다. 정직성 작가의 개인전 ‘공사장 추상’에서도 그의 1997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한 데 모은 ‘정직성 이미지북’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연대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201414’ ‘201415’는 푸른색과 붉은 색의 보색 대비가 드라마틱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회색 철근을 연상시키는 구조물이 마치 창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이 작업 이전에 제작한 ‘연립주택’ 시리즈 역시 1990년대 빨간 벽돌이 도드라진 주택 구조물과 일률적인 모습으로 늘어선 간판과 도시의 건물 그림자를 하나의 톤과 매스로 보여준다.  


‘Well, This Work’ 첫 전시
작품 1점을 중심으로 재조명

정직성은 이 모든 풍경을 구조적인 맥락에서 이해했다. 또 그 과정에서 실제 이 구조물을 축소한 모형 작업을 하는 등 구조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공사장 추상은 작가가 1990년대 한국 사회에서 진행된 대규모 재개발을 장기적으로 목도하고 관찰한 시선으로 해석된 사회적 구조물이다. 

정직성이 공사장 추상 시리즈를 제작할 당시 그의 주거환경은 재개발 현장의 한복판이나 다름없었다. 주변은 공사장으로 변해갔고 정직성은 적절한 셋집을 찾아 여러 차례 이사를 거듭했다. 여성 작가인 그에게 육아와 살림,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겹친 시기였다. 

정직성은 긴 작업시간이 필요한 사실적인 묘사보다 추상적 색면이나 과감한 브러시 스트로크 등 속도감 있는 압축적 표현 형식으로 회화 작업을 풀어나갔다. 정직성에겐 추상과 구상의 구분은 여전히 무의미하다. 대신 물리적인 환경과 급변하는 상황을 대상에 투영해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정직성은 “작업이 심리치유를 넘어 외상 치료의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의 작업은 치열하게 이뤄졌다. 
공사장 추상의 기저를 살펴보면, 정직성이 도시를 현존하는 자연으로 이해한 통찰을 발견할 수 있다.

붉은 색과 파란 색의 대비
심리 치료 너머 외상 치료

그는 지금까지 연립주택, 공사장, 기계, 꽃, 녹조 등의 주제로 시리즈를 제작했다. 이 시리즈들은 정직성이 현대인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과 함께 변화하는 환경에 주목한 결과다. 


정직성은 “나에게 자연은 고요하고 침묵하게 하는 서정적인 환경이 아니다”라며 “어쩌면 한창 소란스러운 중에 속도감 있는 단상을 제공하는 환경, 즉 도시가 자연의 맥락에서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지룸에잇 관계자는 “정직성 작가의 공사장 추상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번 전시는 ▲구조성 ▲생활밀착형 추상 ▲움직이는 자연 등의 앞서 추린 몇 가지 키워드처럼 전시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핵심 단어를 추출해 작품에 대해 분석한다”고 밝혔다. 

직관적으로

이어 “공사장 추상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있는 작업 ‘주거 기계’ ‘꺾인 통로’ ‘연립주택’ 등 6~7점의 유화 작업과 추상에 대한 정직성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영상 작품을 처음으로 소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다음달 8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정직성은?]

1976년 서울 출생

▲학력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2000)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전공 석사 졸업(2005)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전공 박사과정 수료(2012)

▲개인전
‘박동유동’ 갤러리 위(2021)
‘겨울 꽃’ 짙은 갤러리(2021)
‘특별한, 특별한 사물’ 이유진 갤러리(2020)
‘기계’ 이응노의 집 기획전시실(2020)
‘어둡고 빛나는 순간’ 갤러리 아트 딜라이트(2020)
‘바람의 길’ 누크 갤러리(2019)
‘꽃이 핀다’ 세종 갤러리(2018) 외 다수

▲수상
종근당 예술지상 2021 올해의 작가(2021)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12)
1회 에트로 미술대상 대상(2012)
김종영 미술관 오늘의 작가(2012)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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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