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단색조 추상' 정상화

뜯어내고 메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정상화의 개인전 ‘정상화’전을 개최했다. 정상화 작가는 한국 단색조 추상을 대표하는 화가다. 이번 전시는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에 있어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일궈온 그의 화업을 총망라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상화는 회화를 근간으로 판화, 드로잉, 데콜라주, 프로타주 등 다양한 기법을 실험하며 평면작업의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1990년대 이후에는 특유의 수행적 방법론을 창안해 독보적인 단색조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토대를 확장하는 시도로써 그의 작품이 지닌 미술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동시대적 맥락을 살펴본다. 

구상 회화서…

정상화는 1932년 경북 영덕 출생으로 1953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1957년 대학 졸업 후 ‘한국현대작가초대전’ ‘악뛰엘 그룹전’ ‘세계문화자유회의초대전’ 등 다수의 정기전과 그룹전에 참여했다. 제4회 파리비엔날레, 제9회 상파울루비엔날레 등 국제전에도 출품했다. 

1967년 프랑스 파리로 갔다가 1년 후 귀국한 정상화는 1969년부터 1977년까지 일본 고베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이후 1977년부터 1992년까지 다시 프랑스로 건너갔다. 한국에 영구 귀국한 시기는 1992년 11월.

1996년 경기도 여주에 작업실을 마련한 후 줄곧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학창시절 정성화는 대상을 재현하는 구상 회화를 주로 그렸다. 이후 1950년대 중후반이 지나면서 앵포르멜 경향의 표현주의적 추상을 실험했다. 일본 고베로 건너갈 무렵부터는 단색조 추상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 고베와 파리에서의 작업 활동을 통해 단색조의 격자형 화면 구조가 확립됐다. 정상화는 다양한 기법과 매체 실험을 통해 종국에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뜯어내고 메우기’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방법론을 발견해냈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
현대미술 토대 확장

격자 구조 화면은 치밀하게 계획된 정신적 공력의 결과인 동시에 고된 육체적 수고의 결정체다. 먼저 캔버스 윗면 전체에 붓을 사용해 고령토 약 3~5㎜를 덮어 바른다. 이 과정을 1주일 이상 작업한 뒤 캔버스 뒷면에 미리 그은 수직, 수평의 실선 또는 대각선을 따라 주름을 잡듯이 접는다. 

이때 화면의 균열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다. 정상화는 조각이나 공예 작업에서 볼 법한 도구와 재료, 그리고 행위를 통해 자신의 화면을 직조해나갔다. 꺾어 접거나 칼로 그어 만든 균열은 ‘뜯어내고 메우는’ 독특한 행위를 통해 깊이를 더하게 된다. 

작은 사각형들에서 고령토를 떼어내고 그 자리를 아크릴 물감으로 메우기를 수차례 반복함으로써 화면은 서로 다른 운율을 가진 격자들의 합이 된다. 단조롭고 수고스러운 반복을 축적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전시 ‘정상화’전에서는 그가 머물며 작업했던 여러 공간과 시간을 잇고 연대기적 흐름을 큰 축으로 해 독특한 조형 체계가 정립된 과정을 추적한다. 동시에 종이와 프로타주 작업 등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과 미발표작을 통해 정상화의 조형 연구와 매체 실험을 조명한다. 


전시는 ‘추상실험’ ‘단색조 추상으로의 전환’ ‘격자화의 완성’ ‘모노크롬을 넘어서’ 등 4개의 주제로 꾸며졌다. 여기에 특별 주제 공간인 ‘종이와 프로타주’ 그리고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영상자료와 기록물을 비롯해 초기 종이 작업을 소개하는 아카이브 공간이 더해졌다. 

‘추상실험’은 1953년부터 1968년까지 학업과 작품 활동이 이어지는 시기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서울에서 활동하며 재현적 구상 회화에서 벗어나 전후 1세대 청년작가로서 시대적 상실과 불안을 반영한 표현주의적 추상 작품 ‘작품 64-7’ ‘작품 65-B’ 등을 선보인다. 

일본→프랑스→한국
시각과 촉각 일깨워

‘단색조 추상으로의 전환’에서는 정상화가 일본 고베에서 활동한 1969년부터 1977년까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표현주의적 추상에서 벗어나 단색조 추상작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던 시기로 ‘작품 G-3’ ‘무제 74-F6-B’ 등이 소개된다. 

‘종이와 프로타주’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캔버스보다 비교적 다루기 쉬웠던 종이를 이용해 재료와 기법을 탐구하기 시작했던 시기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당시의 종이 작업과 프로타주 작업 등을 선보인다. 

‘격자화의 완성’은 1977년부터 1992년까지 즉 일본 고베 시기 이후 이어진 파리 시기 작품들로 꾸며졌다. 이 시기 그는 고베에서 발견한 ‘뜯어내고 메우기’ 방법을 통해 단색조 추상의 완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변주를 드러냈다. 

‘모노크롬을 넘어서’는 1993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무제 95-9-10’ ‘무제 07-09-15’ 등의 작품을 통해 정상화의 단색조 추상의 정수, 균열과 지층의 깊이를 통한 예술적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관람객들은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적 감각이 일깨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추상 회화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정상화의 60여년 화업을 총망라한 이번 전시는 한국 추상미술의 위상을 높이는 데기여한 작가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며 “한국 미술사의 맥락에서 작가의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9월2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정상화 주요 개인전]

▲레비 고비 갤러리(2020)
▲버그루언 갤러리(2018)
▲도미니크 레비 갤러리(2016)
▲그린 나프탈리 갤러리(2016)
▲갤러리현대(2014)
▲우손 갤러리(201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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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이 지핀 노태우 비자금 수사 키포인트

노소영이 지핀 노태우 비자금 수사 키포인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 등이 노태우 일가 세무조사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서 불거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메모 사건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달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을 고발한 5·18기념재단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세기의 이혼 흑역사 불러 재단이 지난 10월14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조세범 처벌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지 한 달여 만에 본격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노태우 일가를 둘러싼 부정 은닉재산 의혹 등 실체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약 4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추징된 금액은 2628억원에 그친다. 재단 측은 지난 10월14일 대검찰청에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서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김 여사의 ‘선경 300억’ 관련 메모에 기재된 전체 금액이 904억원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이 127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와 노 관장, 노 원장을 조세범처벌법·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원순석 5·18재단 이사장은 고발 당시 “올바른 정의와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 피의 대가로 권력을 장악해 부정부패를 통한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습해 자식들에게 넘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904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명으로 보관하거나 대여금, 투자금 형식의 채권, 금고 등에 은닉해 국가에 환수당하지 않으려 과세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상속세도 포탈했다”며 “상속세 포탈 금액이 연간 5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처벌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단은 이들이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이 연희동 자택이 유일하다고 하는 등 추징 이후 부정 축재한 은닉재산이 없는 듯이 가장해 왔으나 재판 과정서 904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명으로 보관하거나 대여금 및 투자금 형식의 채권, 금고 등에 은닉해 왔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은닉재산에 대해 최근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과정서 피고발인인 김 여사가 2000~2001년까지 약 210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차명으로 불법 보관하다가 다시 한번 보험금으로 납입해 자금을 세탁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비자금 4600억” 정재계 증언 이어져 5·18 관계자 고발로 부인·남매 소환 재단 측은 추징금 완납 이후에도 비자금 관련 뇌물죄 수사 및 추징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용해 그동안 은닉했던 불법 비자금 총 152억원을 피고발인 노 원장 명의로 공익법인에 기부해(동아시아문화센터 147억원, 노태우 재단 5억원) 다시 한번 자금을 세탁하고 자녀에게 불법 증여한 것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한 1991년 메모와 약속어음을 근거로 비자금이 SK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봤다. 김 여사의 메모에 ‘선경 300억’이라고 적혀 있었고, 선경건설 명의로 발행된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후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했다. 또 이 자금이 당시 태평양증권(현 SK증권) 인수 등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2심 재판 과정서 과다하게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최 회장 측도 지난 8월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며 이 부분에 대한 여러 오류를 문제 삼았다. 노태우정부 시절 경제수석, 민주자유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매체를 통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 온 선경건설 명의의 약속어음은 노 전 대통령의 노후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노태우 자금 문제를 관리하는 이원조씨가 있는데 사돈 기업에 통치 자금 이야기를 해 (선경서 노태우 측에)꾸준히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서 퇴임 이후에도 이게 과연 제대로 줄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이 있어 이를 확약하는 증표로서 일단 뭘 좀 주라고 해서 어음 자체를 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씨는 5·6공 시절 ‘금융계의 황제’로 불렸다.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모아 전달한 혐의로 대법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준 돈? 받은 돈! 실제 어음 발행일은 노 대통령의 퇴임 이틀 전인 1992년 12월로 알려졌다. 선경건설이 당시 발행한 50억원짜리 약속어음 실물 4장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에선 드러나지 않았다가 이번 이혼소송 과정서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이나 ‘비자금’이 SK의 성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노 관장 측 역시 같은 맥락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노 관장 측의 기여도가 크다고 보고,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판결에 즉각 반발했고, 최근 상고심 시작에 앞서 500여쪽에 달하는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 따르면 다양한 쟁점 가운데 핵심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및 후광 등은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오히려 손해가 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은 반박했다. 그는 진술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경건설의 약속어음은 태평양증권 인수와는 무관하고, ‘받았다’는 의미인 차용증은 ‘주겠다’는 의미의 약속어음이라며 노 관장 측 주장에 반박했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의 전언과도 일치된다. 손 명예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심부름을 하던 이원조 경제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지낼 거처와 생활비 등을 요구해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전달했다”며 “정권 말이 되니 퇴임 후에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증표를 달라고 요구해 어음으로 준 것”이라고 밝혔다. 노 관장이 법원에 제출하면서 확인된 김 여사의 비자금 메모, 지난 2007~2008년 적발했지만 덮은 214억원+α, 지난 2016~2021년까지 동생 노재헌이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로 기부된 147억, 2023년 노태우센터로 출연된 5억 등 노태우 일가의 불법 비자금 은닉, 돈세탁, 불법증여는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은 고발 내용과 경위 등을 확인하는 한편 조사 내용을 토대로 노 관장 등 노태우 일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심우정 검찰총장이 국회 국정감사서 노태우 일가의 비자금 은닉 관련 직접 수사 의지를 피력한 만큼 실체 규명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후 자금 시드머니 정재계는 물론 시민단체서도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수사가 한 달이 지나도 진척이 없자 환수위는 지난 22일에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 수사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환수위는 노 전 대통령 가족들이 진행 중인 ‘노태우 위인화 사업’에 “적게는 수억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수위 역시 노 관장 등을 범죄수익은닉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 범죄수익의 은닉과 증식을 도모한 가족공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환수위는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태우 일가가 해외서 굴리는 자금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추가 고발도 예고했다. 또 환수위는 지난달 25일 열린 <만화로 읽는 인물이야기, 대통령 노태우> 출판기념회에 사용된 비용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서도 노 관장이 직접 불법 비자금이 있다고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노 관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소영 관장은 불법 비자금 관련 논란이 불거진 이후로도 국정감사에 불참하는 등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행사에는 참석하고 있다”며 “불법 비자금에 대해 떳떳하다면 직접 설명하고, 조사에도 철저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300억 메모’꺼낸 노 관장 자충수 “네오트라이톤 뒤져야” 의혹 제기 정치권서도 ‘노태우 비자금’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8일, 노태우 일가의 은닉 자금은 김옥숙 여사의 904억원을 비롯해 차명으로 보관한 210억원 규모의 보험금, 동아시아문화센터 기부금 147억원 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도 지난달 24일 “노재헌 원장 측근의 명의로 설립된 네오트라이톤이 부동산 분양 및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 회사가 운영되는 데 있어 비자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8일 법무부 국정감사서 ‘6공화국 비자금’과 관련해 “(전체 비자금 추정 규모 대비)일부만 환수되고 1400억원이 붕 뜬 상태였는데, 최근 소송서 밝혀진 904억 메모, 152억 기부금 등 비자금 은닉 정황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며 “불법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방안을 마련해 종합감사까지 보고할 것”을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주문한 바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노태우 일가 관련 자금 흐름을 국세청 홈택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살펴보는 과정서 노태우 일가가 최대주주인 회사를 발견했다. 노 원장의 최측근 명의로 설립된 부동산 임대·매매업을 영위하는 ㈜네오트라이톤이라는 회사를 파악하게 됐다. 노 원장은 네오트라이톤의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오트라이톤에는 최초 설립 이사부터 전·현직 임원 등에 노 원장의 측근이 다수 포함돼있었다. 언론을 통해 노재헌 원장과 홍콩서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을 받는 김정환씨, 그리고 비자금 세탁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노 원장의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의 과거 이사장인 채현종씨도 포함돼있다.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개정 전 마지막으로 공시된 ‘네오트라이톤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노 원장을 포함한 총 2~3인의 주주단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무이자·무담보 형식으로 회사에 대여해 줬다. 네오트라이톤은 현재 자본금이 1660만원에 불과한데 주주와 은행의 차입금으로 토지 구매, 건물 건설, 분양 및 임대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다. 불똥 튄 남동생 김 의원은 “노태우 일가는 비자금 일부만 추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납부 여력이 없다며 사돈과 친척을 통해 추징금을 대납시켰다고 하는데, 이후 어머니 김옥숙씨는 아들 공익법인에 147억을 출연했다”며 “노태우 일가의 자금 출처와 흐름이 비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노재헌 원장은 지난달 16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서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를 통해 비자금을 세탁하고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