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토끼굴 시간갤러리’ 백용인

터널 안 ‘내가 만드는 시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기 구리시에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작품이 생겼다. 토끼굴 시간갤러리에 설치된 ‘내가 만드는 시간’이다. 프로젝트 토끼굴 시간갤러리는 장자호수생태공원과 한강시민공원을 잇는 연결통로에 마련됐다. 
 

토끼굴 시간갤러리 책임작가 백용인은 ‘내가 만드는 시간’에 대해 “구리시의 역사적 스토리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개념으로 해석한 조형미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시계의 시와 분 바늘을 생략하고 초바늘만 작품 소재로 삼은 시계조형 작품이다.

시‧분침 없이

‘백공’이라는 자호를 사용하는 백용인 작가는 현대정보기술, 이미지 넥스트, 미라콤 아이엔시 등 IT산업군과 라브랑쉬 화장품 코리아 대표 등을 거치면서 사회를 탐구해온 팝아트 개념미술작가다. 50대 중반부터 미술 창작활동을 해왔다. 백공은 ‘생각을 소비하다’란 의미다. 

토끼굴 시간갤러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구리시에서 주관한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에 선정되면서 제작이 이뤄졌다. 일상의 객관적 절대적인 시간에서 주관적인 자율시간을 깊이 사색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우리 동네 미술 프로젝트는 예술인 일자리 제공과 주민 문화 향유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차별화되고 발전된 방식으로 추진해 주민의 참여·소통, 지역 자원과 지역 스토리 반영 등 지역과 일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예술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두 공원 잇는 연결통로에
시계조형 작품 18점 설치

다양한 유형의 미술활동 등 문화를 통한 지역공간의 품격을 제고하고 코로나19 이후 예술과 사회의 재정립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토끼굴 시간갤러리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해 1월에 제작됐다. 

작품의 시계 판은 천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FRP 보조개 캔버스 조형으로, 시계 판 중앙에 깊이를 주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금속 시계 초침을 중앙에 고정시키고 시계 판 인덱스는 바 형태로 채색 없이 양각으로 표현했다. 

44m 터널 안에 초바늘만 있는 1800㎜×1800㎜의 시계 판 18점이 터널 양쪽 88m으로 배열돼있다. 초침을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기법처럼 배열해 걸어가는 관람객의 머릿속에 레이어 형식으로 겹쳐지면서 시계 판 초바늘이 움직이는 모습이 연상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관람객들은 44m의 터널을 통과할 때 보통의 걸음으로, 또는 빠르게, 느리게 걸어 보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지나가는 속도를 주관적 시간으로 연상하면서 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중앙 30초 시계 판의 포토존에서 작품에 없는 시침과 분침을 사람의 팔로 표현해 자기 시간을 촬영해 볼 수도 있다.

백 작가는 “보이는 현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주관적 시간을 찾아보는 것이 이 작품의 제작 의도이자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녁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침대에 누워 상상하는 시간이 절대적 시간을 벗어난 본인의 주관적 시간이라 덧붙였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선정
절대적 시간 속 자율시간


이어 “한 점의 미술작품이 도시 품격의 척도이기도 하다. 우리 삶에 있어서 의미를 부여하는 특별함이 있는 작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토끼굴 시간갤러리의 작품 내가 만드는 시간은 코로나19 이후 공동체 공존의식이 필요한 시점, 역사적 스토리에 머물러만 있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록 작가는 “백용인 작가의 작품 내가 만드는 시간은 시간의 샘물에 고인 가족 이야기다. 남양주 영화촬영소 앞 공심촌의 작은 연못이 이 오목한 시계판(FRP캔버스)의 모티브다. 또한 의상디자인을 하는 어여쁜 딸의 보조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백 작가의 아내 김소령 작가는 이 시간의 샘물이자 딸의 보조개를 재치 넘치는 연잎들로 표상했다. 이 작품은 가족의 하모니이자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축복이다. 산책길에서 자신의 시간과 존재 의미를 발견해보시라”고 전했다.

관객 참여형

백 작가는 “내가 만드는 시간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지나 새로운 시대 환경을 맞이하게 된 시점에, 절대적 시간에서 나의 자율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 작품”이라며 “앞선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문화가 선진문화임을 인식하고 우리로부터 시작된 문화를 창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백용인은?]

▲학력
서울 과학기술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전시
한 점으로 말하다 백공과 김소령 전(2020)
아차산 회화 전(2020)
구리 미협 전(2020)
덴마크 코펜하겐 아트페어(2019)
광주  아트페어(2019) 
전주 사대문 전(2019) 
백공의 그림에세이 순회 전(2019)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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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