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택시기사인 저는 얼마 전 손님을 아파트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도착 후 내려달라고 하자, 손님은 왜 깨웠냐고 하면서 제 멱살을 잡았습니다. 그 후 저는 손님을 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손님과 합의해서 처벌불원서를 경찰서에 제출하였는데, 이 경우 손님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나요?
[A] 손님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5조의 10에 의해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특가법 제5조의10는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가중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손님을 내리기 위해 잠깐 정차한 것까지 ‘운행 중’에 해당됩니다.
손님을 내리기 위해 잠깐 정차하는 사이에 폭행한 경우, 2015년 6월22일 전까지는 특가법으로 처벌되지 않고 단순폭행죄로만 처벌되었습니다.
그래서 합의를 보면 처벌되지 않았습니다.
판례를 살펴보면, 2012년 8월26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4·19묘지입구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버스를 손님이 타자마자 버스기사와 말다툼을 하는 도중, 손님이 버스기사에게 욕을 하면서 지갑을 쥔 손으로 운전석에 앉아있는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고등법원은 버스가 정차한 경우라면 운행 중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특가법으로 가중처벌하지 않고 단순 폭행죄로 처벌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벌어진 후 국회는 2015년 6월22일자로 특가법을 개정해 ”승차·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에 포함된다고 추가해, 손님을 내려주기 위하여 일시 정차한 동안 폭행한 경우 특가법으로 처벌되도록 했습니다.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의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ㆍ정차 한 경우’에는 운행 중이라고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기 때문에 손님을 처벌할 수 없지 않느냐의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바탕이 된 사건은 2014년 5월18일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 안에서 운전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는 범죄로, 수원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던 것입니다.
2014년에 발생한 범죄와 관련된 2015년 6월22일자 특가법 개정 전의 헌법재판소 논리를 특가법 개정 후에 벌어진 이 사건에 적용해 손님의 처벌을 면제시킬 수는 없습니다.
또 질문의 사건을 살펴보면, 아파트에 내려주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통행이 많은 곳으로 어느 장소보다도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가 요구되는 장소’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택시기사는 손님을 잠시 내려준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적인 운행의 의사’로 택시를 일시적으로 정차한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의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 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위 헌법재판소의 논리로 손님의 처벌을 면제시킬 수 없습니다.
그리고 특가법 제5조의 10에 의해 처벌될 경우에는 택시기사와 합의하더라도 처벌 수위만 낮아질 뿐,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손님은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02-522-2218·lawnkim.co.kr>
[김기윤은?]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고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