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간장 형제 간 소송 전말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08.21 13: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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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상표 같이 써라"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107년 전통을 자랑하는 몽고간장. 그런데 몽고간장을 만드는 기업이 하나가 아닌 둘이라고 한다. 하나는 형이, 다른 하나는 동생이 각각 다른 상호명으로 독립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사실도 형제 간 법적 분쟁이 벌어져 알려졌다. 상표를 함께 쓰면서 경쟁사 관계인 애매하고도 오묘한 관계. '몽고형제' 간에 벌어졌던 소송의 전말을 살펴봤다.

 

'몽고순간장' 상표 사용권을 놓고 벌어진 형제 간 분쟁에서 법원이 동생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 성낙송 재판장은 '몽고식품' 대표 김만식씨가 그의 동생 '몽고장유' 대표 김복식씨를 상대로 '몽고순간장' 상표의 독점권을 보장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비록 독립된 두 업체라 하더라도 '몽고간장'에 대해 공동상표권자로 등록돼 있는 만큼 동생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합의할 땐 언제고

실제로 두 형제는 동생이 따로 회사를 설립한 1973년 이례 39년간 '몽고간장' 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해왔다. 또 1986년 상호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김복식씨가 '몽고간장' 상표사용을 김만식씨로부터 보장받았고, 그 중 '몽고순간장'도 공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올해 3월 김만식씨는 김복식씨를 상대로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법원에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두 업체의 '몽고순간장' 상표는 초록색 상표 바탕에 흰색 글씨로 '몽고'와 '간장'이 적혀 있고, 중간에 붉은색으로 '순'자가 적혀 있어 소비자의 혼동을 불러온다는 이유였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1976년부터 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해왔고, 이후 '몽고순간장'이라는 상표 등을 공유로 등록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점 등을 볼 때 상표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몽고간장이나 몽고순간장 자체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상표임이 인정되나, 몽고식품의 몽고순간장 상표가 일반 수요자들에게 차별되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정에 김만식씨가 서울고법에 항소하지 않기로 해 분쟁은 일단락된 듯 보인다.


그렇다면 피를 나눈 형제가 어째서 간장 상표 하나로 법정 분쟁을 마다하지 않게 된 걸까? 이는 무려 107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을사조약이 체결된 1905년 일본인 산전신조(山田信助)는 마산시 자산동 119번지에 산전장유공장(山田醬油工場)을 세운다. 이것이 몽고간장 회사의 전신인 셈. 이어 1931년 당시 17세였던 김흥구(두 형제의 아버지)씨는 산전시조의 공장에 간장배달원으로 들어가 일하다 산전시조의 신임을 얻어 간장을 만드는 법과 공장을 경영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불과 4년 후 그는 어린 나이에 2인자 자리인 공장지배인에 오른다.

세월이 흘러 해방 해인 1945년 산전신조가 일본으로 도망가면서 당시 2인자이던 김흥구씨가 산전장유공장을 매입하고 사장으로 취임했다. 공장명도 '몽고장유공업사'로 개명했다.

김흥구씨가 1971년 59세의 나이로 타계하자 장남 김만식씨가 가업을 이어 받아 사장이 됐다. 차남 김복식씨는 같은 해 몽고유통을 설립하면서 몽고간장의 유통을 책임했다. 하지만 형제의 역할 분담은 오래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불과 2년 후 1973년 경기도 부천에 새로 설립된 제2공장에 동생 김복식씨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을 분리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형제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김복식씨는 부천에 자리를 잡자마자 독자적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김만식씨와 합의하에 결정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서울 몽고간장'를 설립한 후 수도권과 강원, 충청지역에 간장을 제조?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김만식씨는 '몽고장유공업사'를 '마산 몽고간장'으로 개명한 후 영?호남과 제주지역에서 간장을 판매했다.

'몽고식품' '몽고장유' 누가 진짜?
골육상잔 오해받지만 '동몽이상'


1987년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김복식씨가 '서울 몽고간장'에서 본래 상호였던 '몽고장유공업사'로 상호를 변경하자 이를 보던 김만식씨는 '마산 몽고간장'을 '몽고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한 것. 또 1996년엔 '몽고장유공업사'가 '몽고장유'로 변경되며 마침내 두 회사 모두 현재 상호명을 쓰게 되었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지만 '원조' 상호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본래의 상호명 '몽고식품' '몽고장유'는 뒤로하고 한쪽에선 '마산명산 몽고송표간장'으로 '마산'을 강조하고 다른쪽에선 '오랜 전통의 맛을 지켜온 몽고진간장'으로 '오랜 전통'을 강조한 상호명을 대문에 내걸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물론 두 업체 모두 창업 1905년과 107년의 역사를 강조하며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몽고간장은 이처럼 상호명이 비슷해서 헷갈리지만 상표명은 한술 더 뜬다. 이번에 문제가 된 몽고순간장을 포함해 똑같은 제품명을 가진 경우가 많아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도저히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 제품의 종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여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몽고간장 제품을 애용하는 소비자들도 '몽고식품'의 몽고간장과 '몽고장유'의 몽고간장을 애써 구분하지 않는 분위기다. 재판장도 이 같은 소비자의 경향을 근거로 들어 판시했다.

그런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쪽에서 자신이 원조임을 언급한 적이 있다. 1985년 9월 '마산 몽고간장'이 <경향신문>에 '몽고간장 애용자 여러분에게'라는 알림을 낸 것이다.

내용을 옮겨보면 "보도된 저질 진간장은 경남 마산에서 제조한 몽고진간장이 아니고 경기도 부천에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상호와 상표는 동일하나 경영과 생산, 판매 및 기타 제반 사항이 전혀 다른 별개의 독립된 기업이므로 애용자 여러분께서는 선택에 착오 없으시길 간곡히 당부합니다"라며 "향토마산의 80년 전통의 명산물이자 국내장유업계의 원조몽고간장을 애용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부천의 몽고장유양조에서 생산된 간장에서 혼합간장을 순양조간장인 것처럼 표시한 것이 적발 돼 제조정지 처분을 받으며 언론에 언급됐다. 그래서 마산에서 생산된 몽고간장도 도매금으로 묶여 타격을 받던 시기였다.

피해라 '원조' 논란

이를 종합해보면 같은 상호와 상표를 쓰는 형제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골육상잔이라 부를 만큼의 적대적 관계는 아닌 듯하다. 상표를 함께 쓰기 시작한 지 40년이 다되어가지만 큰 탈 없이 지내왔고, 이번 소송건도 1심에서 항소를 단념해 깔끔하게 끝을 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번 소송건을 두고 "2011년 말 '몽고장유'측이 부산·호남·경남 지역 등에서 몽고순간장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갈등을 겪다 결국 가처분 신청에 이른 것"이라며 "상표권을 박탈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 지나친 덤핑을 자제해달라는 경고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조논란 등 큰 분란을 피하고 서로를 자극하지 않은 채 각자의 길을 걸어 온 만식, 복식 몽고간장 형제. 과연 다음 세대에도 평화로운 공존이 유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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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