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인 인터뷰> 문정림 선진통일당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17 17: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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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의대교수로 살았지만 한계 느꼈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지난 4·11 총선 선진통일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되면서 19대 국회에 입성한 문정림 의원은 재활의학 전문의면서 의대 교수생활을 20여 년간이나 해온 전문 의료인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건·의료·복지가 국민 삶의 주 화두가 된 만큼 의사의 입장에서 국민과 정치를 연결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직능의 대표성, 정책의 전문성, 사회 계층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비례대표의 본래 취지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정림 의원실은 국회 내에서 가장 늦게까지 일하는 사무실로 유명하다. 초선인 문 의원은 "이제 국회에 입성한지 두 달이 지났는데 저를 비롯한 보좌진 모두가 열심히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는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문제다. 20여년 간이나 전문의료인으로 살아온 문 의원은 전혀 생소한 정치에 입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망설임도 있었지만 전문성을 가지고 의료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엔 백분 공감했다. 국회에 입성한 후 가장 먼저 해나가야 할 개인적 과제 역시 "국민의 건강, 복지, 의료 등을 의사의 입장에서 정치와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가 대변인을 맡고 있던 자유선진당의 지난 총선 패배는 그에게 뼈아픈 경험이었다. 지난 4·11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은 지역구 3석과 비례대표 2석을 얻는데 그쳤다. 당의 지도부는 총선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괄사퇴를 하는 등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총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이인제 대표와 함께 새롭게 출범한 선진통일당의 원내대변인과 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다. 문 의원은 "앞으로 당의 정체성에 맞는 통일·민생·복지 분야의 정책 개발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진통일당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다음은 문 의원과의 일문일답.


-의대 교수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평소 재활의학 전문의로서 장애인을 진료하면서 장애인의 의료재활을 포함한 교육, 직업, 사회적 재활을 위해선 정책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해 왔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맡는 등 의료계에서도 공보, 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해왔지만 한계가 있었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역시 정치에 직접 참여해 현장을 반영한 입법적, 정책적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교직을 사직하고 과감히 공당의 대변인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초선인 문 의원을 대변인에 발탁한 배경은 무엇이라 보는지?

▲당에서 의료계 출신을 대변인으로 발탁한 이유는 당시 당 대변인이 공석이던 차에 당 외부에서 대변인을 찾던 중 우연히 의료계의 다양한 단체에서 대변인의 경험이 많던 저를 추천해 영입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변인과 정책위의장 등을 겸직하고 있는데 부담감은 없는가?

▲당 대변인은 총선 전부터 맡아왔던 분야이고 국회 원내에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원내대변인을 맡게 되었다. 정책위 일은 총선 당시부터 토론회 등을 통해 당의 공약을 알리는 역할 등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의 지속성 등을 고려해 당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직책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기쁘게 일하고 있다.


"의료현장의 목소리 제대로 전달하고자 정치 참여"
정치입문 하자마자 당 대변인 등 중요 직책 꿰차

-국회의원이 된 후 일상생활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입법기관이라는 말을 절감하고 있다. 7명의 보좌진과 2명의 인턴 등 무려 9명의 의원실 가족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도 상임위 활동을 주제로 한 간담회와 토론회, 그리고 입법활동, 관련 질의, 국정감사 준비 등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위에 배정되어 최근 사회적으로 무척 민감한 의료계 현안을 다루게 된 만큼 잠시도 방심할 틈 없이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해야한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국회에 입성하면 장애인 정책 입안 등 약자를 위한 의료 입법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문 의원님의 활동을 보면 무상의료 반대, 포괄수가제 반대 등 오히려 최상위 기득권층인 의료계를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무상의료 반대, 포괄수가제 반대가 아니라 무상의료, 포괄수가제와 같은 제도 시행 시의 문제점을 알리고 제도 보완이나 제도 조정을 위해 일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제도의 찬성이나 반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료현장은 의료계와 환자, 정부의 정책이 만나는 접점이므로 의료현장에서 충돌되는 문제점을 조정하고 개선하여 의료계와 환자, 정부, 국회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의학적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무상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의료비 부담을 덜어줄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인데 무상의료가 아니라면 어떠한 해결책이 있는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증가시켜달라는 국민의 요구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노력은 필요하다. 단 재원을 위해 건보재정의 수입, 지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부와 보건의료계, 국민의 입장에서 소통과 섬세한 재정추계가 필요하다. 또한 보장성 강화를 위한 우선순위의 조정, 즉 중증질환, 희귀난치성질환, 장애인을 위한 진료, 그리고 저소득계층 등 특정질환과 대상 등에 대한 우선순위 조정이 필요하다.

공공의료에 대한 부분과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논란이 되었던 포괄수가제가 결국 통과되어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포괄수가제의 가장 큰 문제점과 시급한 보완책은?

▲포괄수가제는 질병군에 대한 정액제의 진료이다. 한 가지 질병이라도 다양한 합병증과 중증도가 다를 수 있다. 이에 대한 질병군의 세분화와 다양한 처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액제는 진료의 질 보장에 있어 환자 측에서나 의료기관에서나 우려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질병군의 세분화와 이에 따른 진료에 맞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 총선 패배는 뼈아픈 경험…"쇄신만이 살 길"

-지난 총선에서 선진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전통적으로는 지역정당이라 하면서 지역민의 요구를 반영할 만한 결집력과 힘을 키우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대선을 앞두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 지지를 받지 못한 이유다. 앞으로 선진당은 지역과 이념을 뛰어넘는 선진과 통일, 즉 민생과 남북통일, 국민 통합을 지향하는 역할을 보여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정국에서 선진당의 존재감이 너무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18대 대선에서 선진당의 역할과 목표는?

▲'좋은 대통령 만들기'에 선진통일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기 위해 대선기획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18대 대선에서 우리 당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제3후보론'이 있지만 이는 현재로선 특정인이 아닌 '국민의 후보'라는 원론적 입장이며 우리당은 국민과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최근 공천헌금 문제로 새누리당이 큰 곤혹을 겪고 있다. 선진당 역시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데.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선관위의 수사의뢰로 검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천 헌금'이라는 말이나 '금권 선거' 등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당사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 만을 바랄뿐이다.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진료현장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대했던 마음가짐과 태도대로 '지와 사랑,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정치현장에서 일하겠다. 국민을 배려하고, 국민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국민에게 용기를 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문정림 의원 프로필>

▲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교수
▲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 대변인
▲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이사장
▲ 대한재활의학회 홍보이사
▲ 자유선진당 대변인
▲ 선진통일당 대변인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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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