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메이커’ 김은숙의 <더킹>은 왜 실패했나?

‘총체적 난국’ 김은숙의 퇴보작 평가까지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 최고의 히트메이커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가 난항을 겪고 있다. 왜색 논란으로 PD가 직접 사과한 데 이어 과도한 PPL, 뜬금없는 로맨스, 시대착오적 설정, 수준 낮은 CG, 배우들의 연기력 등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더 킹:영원의 군주>의 실패 요인을 짚어봤다. 
 

▲ 더 킹: 사라진 군주 포스터 ⓒSBS

시작은 좋았다. 1회 시청률은 11.6%(닐슨코리아)였다. 하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8.6%까지 떨어졌다가 잠시 반등 후 다시 8.1%까지 떨어졌다. KBS2 <태양의 후예>와 tvN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이 국내를 넘어 세계 곳곳서 뜨거운 사랑을 받은 것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SBS <상속자들>의 이민호와 <도깨비>의 김고은을 주연으로 낙점한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김은숙의 문제작’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김은숙표 로맨스를 기다리던 팬들은 이미 실망감을 표한 지 오래다. 

기대작?

SBS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을 비롯해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3연타 흥행 홈런을 기록한 김은숙 작가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히트 작가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제와 다소 오글거리기는 하나 여심을 흔드는 설렘 가득한 대사, 긴장을 놓지 않는 마무리까지, 그의 드라마는 대체 불가능한 특별함이 있었다.  

하지만 <더 킹>은 다르다. 총체적 난국으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스토리가 어렵다. 평행세계를 소재로 한 판타지 장르의 이 드라마는 대다수 배우들이 1인2역을 맡게 되면서, 각 인물 간의 관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을 오고 가는 설정도 보는 이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


극초반 등장한 이림(이정진 분)이 대한제국서 대한민국으로 넘어가는 설정과 성장한 이곤(이민호 분), 이곤의 가족에 대한 설정은 평행세계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시청자에게 난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향해 달려드는 저돌성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 분)부터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이병헌 분)까지 저돌적으로 사랑에 임했다.

이번에도 이곤(이민호 분)이 정태을(김고은 분)을 향해 적극적으로 임하지만, 뜬금없을 뿐 아니라 공감에도 실패했다. 로맨스 장르의 핵심인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데면데면하게 느껴진다. 드라마의 동력을 잃은 셈이다.

아울러 김은숙 작가의 ‘말 맛’이 드러나지 않는다. <더 킹>에선 화제가 되는 명대사가 없다.
 

▲ 김은숙 작가 ⓒSBS

<신사의 품격>서 ‘~~ 걸로’라는 표현과, <태양의 후예>의 군대 말투인 ‘했지 말입니다’ 등은 당시 최고유행어였다. <도깨비>서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날이 행복했다”나 <미스터 션샤인>서 “합시다, 러브. 나랑 같이”와 같은 대사들도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더 킹>은 ‘역시 김은숙’이라 할 만한 대사가 보이지 않는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는 언제나 유머와 위트가 깃들여져 있었다. 로맨스물에선 큰 줄기 안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에피소드가 존재했다. 뿐만 아니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도깨비>, 일제강점기를 다룬 <미스터 션샤인>서도 숨통을 틔우는 유머가 존재했다. 하지만 <더 킹>은 극 자체가 너무 어둡고 무거우며, 유일하게 웃음을 담당하는 장미카엘(강홍석 분)은 분량이 적다. 


개연성 부재·시대착오적 여성상까지
반환점 돌았지만…반등 시점은 글쎄∼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을 넘어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여주인공들은 대체로 능동적인 여성상이었다. 비록 경제적인 여유는 대부분이 재벌이었던 남주인공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기죽는 성격은 아니었다. 

스턴트우먼이었던 길라임(하지원 분), 매사 당당했던 서이수(김하늘 분), 전쟁통에도 이성을 잃지 않았던 강모연(송혜교 분)과 윤명주(김지원 분), 독립운동가였던 고애신(김태리 분) 등 김 작가를 통해 탄생한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인 삶을 살았고, 강단도 있었다. 하지만 <더 킹>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이 수동적으로 변했다. 

<더 킹>의 정태을(김고은 분)은 대한민국 강력반 형사, 구서령(정은채 분)은 대한제국 최연소 여성 총리로 나온다.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깬 직업이다. 하지만 정태을은 이곤의 세계인 대한제국에선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수동적 인물로 그려지고, 구서령은 황제 이곤과의 결혼을 욕망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총리 역할보다는 화려하고 섹시한 외모로 황제를 유혹하는  데에만 관심을 쏟는다.

심지어 “와이어가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와 같은 구서령의 대사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작품이 반향을 얻지 못하니, 김 작가의 장점으로 불렸던 PPL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작가의 작품은 사극마저 PPL을 사용할 정도로 기발했다. 
 

<태양의 후예>의 전쟁터서 먹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나 <미스터 션샤인> 속 파리바게트를 암시한 ‘불란셔제빵소’는 초대박을 쳤다. 장터서 티 안 나게 등장한 목우촌과 같은 브랜드도 작품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서 엄청난 광고효과를 냈다. ‘PPL의 미학’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더 킹>에서는 PPL이 노골적으로 등장한다. 절제미가 사라졌다. 치킨과 홍삼, 커피, 볶음김치, 멀티밤 등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한다. 오죽하면 ‘닭 킹:홍삼의 군주’라는 조롱까지 나온다. 개연성을 살리면서 광고효과까지 냈던 연출의 묘가 보이지 않는다. 

<더 킹>은 왜색 논란에도 휩싸였다. 대한제국과 일본의 해상 전투 장면 중 일장기를 단 일본 군함이 우리나라 군함과 유사하다는 지적이었다. 백상훈 PD가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 이러한 실수를 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또 정태을이 이곤의 세계인 대한제국으로 시공간을 초월해 이동하는 장면서의 CG 처리는 그야말로 조악함 그 자체였다. 이곤이 쓴 금관은 대한제국이 아닌 신라시대를 연상시켰고, 특히 이민호의 머리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았는지 우스꽝스럽게 처리되며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이전 작품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문제들이 <더 킹>에선 유난히 많이 드러났다. 

총체적 난국

오글거리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표현해온 이전 배우들과 달리, 이민호의 연기가 김 작가의 대사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울러 이민호는 <상속자들>의 김탄, 김고은은 마치 <도깨비>의 지은탁을 보는 듯 기시감이 강한 것도 <더 킹>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일본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대한제국을 통해 통일 한반도를 상상하게 하는 대목 등 의미 있는 부분도 있지만, <더 킹>이 드러낸 숱한 문제를 해소할 정도는 아니다. 이제 반환점을 돈 <더 킹>이 과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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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