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냄새의 기억’ 김지수

가족의 냄새로 쓴 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기도 소재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김지수의 개인전 풀 풀 풀-을 준비했다. 김지수의 작업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서 맡았던 오래된 책 냄새의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책과 아버지의 냄새가 뒤섞인 곳에서 김지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 요란한 냄새, 캔버스에  과슈, 116.8×91cm, 2019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평생의 기억으로 남는다. 김지수 작가는 아버지의 서재서 맡았던 오래된 책 냄새의 기억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오래된 책들이 쌓여 발산하는 냄새와 아버지의 냄새가 뒤섞인 공간서 작가는 많은 것을 떠올렸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예민한 후각은 대부분의 기억을 붙잡았다.

가족의 체취

풀 풀 풀-전시에선 후각이 예민한 김지수의 근원을 묻는 유전감각과 작업실에 불이 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냄새나무드로잉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실제로 사용한 낡은 서류가방, 이끼로 작업한 설치작품 아버지와 나도 선보인다.

유전감각은 가족의 체취를 채집해 작은 유리병에 넣고 가까이 갔을 때 관객이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설치한 작업이다. 김지수는 체취를 맡았을 때 떠오르는 인상을 시구로 옮겨 적었다.

태초의 이끼로 뒤덮인 숲에서 방금 걸어 나온 듯한 체취’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의 냄새’ ‘일만년 된 원고지와 원고지 사이에 흐르는 공기의 깊고 넓은 냄새’ ‘새하얀 노트에 고급잉크로 써내려간 시의 냄새등이다.


어릴 때부터 후각 발달해
아버지의 서재 기억 남아

김지수는 직접 조향한 향을 전시장 전체에 퍼지게 하고 이를 겹겹이 퇴적된 동굴 속의 빛을 타고 흘러나오는 냄새라고 명명했다. 냄새나무는 작업실에 불이 났던 사고를 계기로 무언가 탔을 때 나는 냄새, 그을림 등의 강렬한 기억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업이다.

김지수는 나는 감각이 많이 발달돼있다. 그중에서 후각이 특히 발달해 어린 시절 형제들 사이서 별명이 개코였다고 말했다. 우리 몸에는 400개가 넘는 후각 수용체가 있는데 그중에서 개인마다 활성화의 정도에 따라 냄새의 민감도가 다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김지수는 자신이 후각적 상상력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그가 기억하는 가장 특별한 냄새는 역사학자인 아버지의 서재 냄새, 그리고 정원서 나무를 손질할 때 쓰던 오래된 가위의 손잡이 냄새다.

김지수는 아버지의 서재에선 오래된 책 냄새와 아버지의 체취가 섞여 묘한 향이 났다. 나는 가끔 서재에 혼자 들어가 책을 보거나 상상하길 즐기며 그 냄새공간을 점유했다이런 아버지의 서재와 정원은 나의 작업에 있어서 영감의 원천이자 작품 유전감각의 출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 전 식물학 전공자와 융합 프로젝트를 할 때 식물 실험실에 처음 들어선 순간의 냄새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털어놨다.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초록 식물들이 있었는데 식물 고유의 냄새와 다른 화학약품 냄새가 섞여 그곳만의 독특한 향이 났다고 기억했다.

냄새로 연결된 세계
다른 생명체와 교감


김지수는 식물의 다양한 냄새를 맡았던 기억서 영감을 얻어 식물 추출물을 활용해 식물과 사람이 냄새로 교감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올해 5월에는 우연히 퍼포먼스 워크숍에 참여해 손, 정수리, , 발 등의 신체 냄새를 맡는 행위를 했다.

그때 상대의 체취를 언어로 표현한 게 태초의 이끼 숲에서 방금 걸어 나온 냄새였다.

그는 그날의 경험 이후 지인들의 냄새를 상상하며 마치 시처럼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글을 쓰며 체취를 채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보이지 않는 냄새로 연결돼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식물과 사람, 동물들은 서로 좋아하고 꺼려하는 냄새로 모이고 흩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김지수가 감각의 근원에 대해 묻고 탐색하는 작업 유전감각과 함께 다양한 생태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곳의 냄새를 맡고 채집하는 여정서 드러난 회화와 드로잉으로 구성돼있다.
 

▲ 아버지와 나 detail

김지수는 근원적인 감각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서 나와 세계가 냄새라는 감각으로 마치 생명의 그물처럼 연결돼있음을 느낀다이런 냄새는 나에게 다른 생명체와의 교감과 동시에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삶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시로 표현해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디렉터는 김지수는 냄새 분자들의 운동을 엔트로피로 이해한다. 동물과 사람, 식물의 흔적이 향기의 숲을 이루고 자연과 사회, 역사, 숲과 인간의 생이 교차하는 사건, 세계를 인간의 후각과 냄새로 기록하고 표현한다이번 전시는 가족의 체취를 채집한 유전감각 설치작업과 냄새나무 드로잉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향의 운동을 은유하는 작업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사방으로 솟아오르고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햇빛과 물, 공기가 만나는 생명력이 넘치는 모습이라며 그것은 식물이기도 하고 동물이기도 하며 인간의 정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지수는?]

학력

단국대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미술학 박사(2012)
이화여자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석사(2004)
성신여자대 서양화 전공(2002)


개인전

풀 풀 풀-아트스페이스 휴(2019)
풀 풀 풀-더듬어 가는 냄새통의동 보안여관(2018)
초록덮개-감각하는 식물들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16)
울림,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그물문화예술공간 일리아(2014)
공존&공영스페이스 15번지(2013)
망연한 증폭인사아트센터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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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