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교사들의 두 얼굴

수업 중엔 선생님 종 치면 발바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교사는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할 스승이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교사는 본받고 따라야 하는 존재였다. 학부모의 존경도 받았다. 하지만 교권은 날로 추락하고 있다. 학생들의 일탈과 학부모의 간섭만을 원인으로 삼기엔 물의를 일으키는 교사도 적지 않다.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잔인한 후유증을 남긴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여자 청소년 10명 중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생각해봤다고 응답했다. 김재엽 연세대 교수의 논문 여자 청소년의 성폭력 피해 경험과 자살 생각의 관계에 실린 내용이다.

논문에 따르면 중고교 여학생 1019명 가운데 16.2%가 어떤 유형의 성폭력이든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63.6%(105)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없는 학생의 경우 그 비율은 36.4%였다.

가해 교사
피해 학생

교사가 성폭력 가해자일 경우 피해 학생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피해 학생들은 교사의 권위에 눌려 성폭력 피해 경험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던 중 2018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의 창문 미투를 시작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서 스쿨 미투가 시작됐다.

지난해 4월 용화여고 졸업생 96명은 교사 18명의 상습적인 성폭력 문제를 세상에 알렸다. 재학생들은 학교 창문에 ‘#with you’ ‘I can do anything’ ‘#Me Too’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에게 지지를 표했다. 용화여고를 시작으로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이 SNS를 통해 올라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스쿨 미투 폭로가 나온 중·고등학교는 80여곳에 달한다. 재학생들은 교사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면서도 성폭력 피해 경험을 폭로했다. 졸업생들도 재학생들의 폭로에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스쿨 미투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교사가 가해자인 성범죄는 사라지지 않았다.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충북 제천의 한 고등학교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30대 교사 김모씨는 다른 지역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신체 사진 등을 강압적으로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학교서 근무 도중에 체포영장을 들고 온 경찰에게 긴급체포됐다.

김씨는 피해 학생을 인터넷 채팅방서 알게 됐다. 이후 특정 부위 사진을 요구하고 강요와 협박을 일삼다가, 직접 만나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의 부모가 김씨를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교육청은 즉각 김씨를 직위해제하고 진상 파악에 나선 상태다.

지난 3월에는 4년 동안 18회에 걸쳐 제자를 성폭행한 전직 교사가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1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중학교 교사 서모씨의 상고심서 징역 9,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간 5년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교권 침해 심해진 만큼
각종 비위 사건도 늘어

서씨는 20133월부터 1년간 피해 학생이 재학 중인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로 일했다. 그는 학교와 피해 학생의 집, 모텔 등에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아내가 임신해 입원한 중에도 피해 학생에게 몹쓸 짓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만 13세에 불과했던 자신의 제자이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위력으로 추행한 것을 시작으로 약 4년 동안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추행하거나 간음했다교사로서 학생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점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서씨는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이 징역 9년을 선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장애인 제자 3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강원지역 특수학교 교사 박모씨는 항소심서도 징역 1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2014년부터 20187월까지 지적 장애가 있는 피해 학생 3명을 교실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 용화여고 ⓒ트위터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록 잘못을 인정하고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엄벌이 불가피하다원심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 검찰과 박씨가 낸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제자와 성관계를 맺고 시험 성적을 조작해줬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도 있다. 광주지법 형사11부는 지난해 12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기간제 교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사들의 비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교권을 침해당하는 것과 비례해 교사들의 일탈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교사 성범죄
계속 증가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사들의 비위는 6873건으로 집계됐다. 2014702건서 20181248건으로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비위 유형별로는 음주운전이 2394건으로 전체의 34.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폭행·절도·도박 등 실정법 위반이 1850(26.9%)으로 뒤를 이었다. 성폭행·성추행·몰래카메라 촬영·공연음란·음란물 배포 등 성비위는 전체의 10%67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교사들의 성비위는 201444건에서 2015106, 2016139, 2017170, 2018168건으로 5년 새 4배나 늘었다.

지난해 5월 스쿨 미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때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초중고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고교생 10명 중 4명이 학교서 교사의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고등학생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0.9%입학 후 성희롱이 일어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는 지난해 전국 여고생 814, 남고생 200명을 상대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했다. 응답자의 34.4%는 교사들이 학생의 머리··어깨·허벅지 등을 만지거나 껴안고 뺨을 비비는 등 신체적 성희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하거나 이성친구와 어디까지 진도를 나갔냐고 묻는 언어적 성희롱을 한다고 답한 비율도 21.2%였다.


응답한 학생의 27.7%는 교사에게 직접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변해 충격을 안겼다. 성희롱을 당한 상황은 대부분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던 때였다. 복장을 지적하며 지도용 봉으로 신체부위를 찌르거나 치마 길이를 확인한다며 교복을 들추는 일 등이 대표적인 피해 사례로 꼽혔다.

문제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응답자의 37.9%성희롱을 당했을 때 모르는 척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 피해 학생 10명 중 4명이 교사의 성희롱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피해 학생의 20%에 가까운 응답자들도 부당하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참았다고 답변했다.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 대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부분 학생
소극적 대응

전문가들은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수위를 높은 수준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하연 서울경찰청 젠더폭력예방전문 강사는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 보호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등을 학교 평가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학교의 사후 대책을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현장서 전문가들의 조언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실제 성비위를 저지른 교사에 대한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최근 5년간 전국 초중고 성비위 교원 징계처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사의 성추행·성폭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10건 중 2건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학생이 피해자이고 교사가 가해자인 성비위에 대한 징계 건수는 201320건서 201536, 201641, 201760건으로 5년 새 3배나 늘었다. 이 중 징계 수위가 경징계 처분에 그친 사례는 182건 중 35(19%)에 달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성추행·성폭행을 저지른 교사 10명 중 2명은 감봉·견책·경고 등 가벼운 처벌만 받은 셈이다.

박 의원은 교사가 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위계관계서 발생하기 때문에 취약한 가정의 청소년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교원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이 없는 엄정한 처벌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쿨 미투가 일어난 것도 교사와 학생은 수직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투운동 자체도 위력 관계서 발생해 그동안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에서 비롯됐다. 스쿨 미투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서 쉽게 폭로하지 못한 성폭력 피해 사례를 밖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스쿨 미투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스쿨 미투를 촉발한 용화여고서 파면된 가해 교사가 검찰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달 7일 강제추행 혐의를 받은 용화여고 전 교사 A씨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노원경찰서는 사건을 일부 기소·불기소 의견으로 나눠 검찰에 넘긴 상태였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증거 부족에 의한 무혐의로 판단하고 기소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와 보완 수사 과정서 A씨와 피해를 호소한 학생, 졸업생의 증언이 상반되는 부분이 있어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고 했다.

스쿨 미투 시작 1년 지나 
가해 교사 솜방망이 처벌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경찰에 12차례 출석해 진술한 뒤에는 나오지 않아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없었다“A씨가 알리바이를 주장한 부분 중 객관적인 사실과 부합한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14일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처음으로 전국 86개 중·고등학교서 발생한 스쿨 미투 현황판을 공개했다. 스쿨 미투에 참여한 전국 학교들 중 서울 소재 중·고교 수가 23개로 가장 많았다.

이날 정치하는 엄마들은 스쿨 미투 현황판을 통해 피해 학생들이 당한 성폭력 사례를 소개했다. 서울시 내 한 중학교 교사는 제자에게 고등학교에 가면 성관계를 맺자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내가 열 달 동안 생리 안 하게 해줘?”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리 오므려” “나는 네 속이 궁금해라는 식의 추행 발언을 일삼은 교사도 있었다.

지방 소재 중학교서도 나는 정관수술을 했으니 너희와 성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않아 괜찮다” “몸매 이쁘네, 엉덩이도 크네등의 발언이 나왔다. 또 지방의 한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는 예쁜 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화장실 가서 옷 벗고 기다리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는 등의 교사라는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 3월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교육청에 스쿨 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감사 실시 여부와 징계 등 처리 결과와 같은 주요 정보에 대해 대부분 비공개 답변을 받자 이 같은 현황판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스쿨 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행정소송기자회견을 열고 가해교사는 스승이 아니다라며 교사가 스승의 탈을 쓰고 교권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교사와 같은 장소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신변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골든아워나 마찬가지라며 학교 성폭력 공론화를 이끌어낸 재학생, 졸업생 고발자들이야말로 시대의 참스승이라고 전했다.

여성단체들
정부대책 촉구

앞서 지난 2월에도 각 지역 스쿨 미투 단체와 여성단체 등이 모여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스쿨 미투)고발 후 1년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고발자는 2차 가해와 신변 위협에 시달리고, 학교는 고발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정부는 최초 스쿨 미투 고발 후 열 달 만에야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학교 전수조사가 빠지는 등 근본적 해결책을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예비교사들까지… 성희롱 단톡방 펑펑

현직에 있는 교사뿐만 아니라 예비교사의 도덕성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각 지역 교대서 단톡방 성희롱과 불법 촬영 등 성범죄 의혹이 잇따라 폭로됐다.

예비교사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이 가입된 한 소모임서 같은 과 여학생들의 사진과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신입생과 졸업생이 만나는 대면식 때 여학생들의 얼굴과 몸매에 등급을 매기고 성희롱을 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이들의 성희롱을 추가 폭로하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걸렸다.

교육부 전수조사 나서

경인교대 체육교육과 남학생들이 모인 채팅방서 여학생에 대한 성희롱과 욕설 등이 오간 정황도 포착됐다. 채팅 내용은 경인교대 대나무숲 페이지에 익명제보가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제보자가 게시한 채팅방 사진에는 특정 여학생을 명시하며 노골적으로 성희롱하는가 하면, 또 다른 여학생을 상대로 심한 욕설을 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에서는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서 성 관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특별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광주교대 등을 시작으로 전국 교대 10곳이 특별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