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트남 수출’ 보트 스캔들

한 배에 사공은 두 명 ‘누가 훔쳤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베트남 국영기업과 거래하던 한 중소업체의 일감이 뚝 끊겼다. 만들지도 않은 상품이 업체의 로고를 달고 수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뢰가 깨졌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눈 뜨고 코 베였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서 수주받은 물량을 다른 업체 대표가 가로챘다는 것이다.
 

▲ 베트남 국영기업과 거래하던 한 소형보트 업체의 일감이 끊겨 논란이 되고 있다.

물품 거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망가진 신뢰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해외 업체와의 거래서 문제가 생기면 국가 이미지도 타격을 입는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에 앞서 공인된 기관의 검증을 거쳐 발급된 문서를 주고받는 이유다.

중간에 슬쩍∼
가로채기 의혹

경남 김해 소재의 소형보트 제조업체인 송연부산보트(이하 송연보트)2017년 날벼락을 맞았다. 현지 에이전시 ‘P를 통해 베트남 국영조선소에 소형보트 4대를 납품한 직후였다. 송연보트 로고(SBB)가 붙은 보트가 4대 더 베트남에 들어와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P에이전시는 송연보트를 향해 이중계약을 한 것이냐고 펄펄 뛰었다. 하지만 당시 송연보트는 추가 물량을 만들던 중이었다. 완성되지도 않은 보트가 베트남에 들어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송연보트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송연보트 관계자는 “국가 망신입니다, 망신” “눈 뜨고 코 베였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송연보트가 베트남 국영조선소에 납품하기로 한 보트는 총 10. 그중 4대는 송연보트서 제작됐지만 나머지 4대는 전혀 다른 업체를 통해 베트남에 수출됐다.


사건의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연보트는 선박 임대·수리, 선박 구성품 제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조선소와의 거래는 수년 전에 시작됐다. 송연보트가 수출한 보트를 P에이전시가 베트남 국영조선소에 납품하는 구조다.

2013년 송연보트는 P에이전시로부터 물품 제작 요청을 받았다. 베트남 정부서 세관감시용으로 사용할 소형보트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였다. 송연보트는 기동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세관감시정 제작에 뛰어들었다.

송연보트는 배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없어 말 그대로 맨 땅에 헤딩을 해야 했다. 송연보트 관계자는 선박 제조 업체를 찾는 과정서 길바닥에 버린 돈만 해도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 과정서 삐끗하는 등 시행착오도 숱하게 겪었다.

베트남 국영조선소에 납품 물품
업체도 모르게 또 다른 보트가?

그러다 선박 제조업체 A사의 관계자를 알게 되면서 제작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송연보트는 A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보트 만들기에 돌입했다. 20175월 송연보트가 설계한 보트 도면은 P에이전시와 베트남 국영조선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모델명, 이른바 보트의 이름인 ‘RIB-550DX’를 상표 출원해 등록까지 마쳤다. 이 모델명은 베트남에도 등록됐으며 검증도 진행했다. 송연보트는 RIB-550DX 보트를 포함한 2가지 제품에 대해 한국선급의 검증 과정을 거쳤다.

한국선급은 선급업무를 진행하는 선급단체로 해상서 인명과 재산의 안전을 도모하고 조선, 해운 및 해양에 관한 기술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우리나라 유일의 선박 검사대행 기관이기도 하다.
 

▲ ‘550DX-006’ 송면보트는 ‘550DZ-004’까지 납품했다.

RIB-550DX 보트는 제조 성능, 도면, 사용원재료, 스피드 검사 등을 받았다. 한국선급 관계자가 직접 제작 현장에 나와 재료를 낱개로 체크하는 등의 방식으로 검증이 이뤄졌다. RIB-550DX 보트는 해당 검사를 모두 통과해 한국선급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송연보트 관계자는 “RIB-550DX 보트는 소형선박 부분에서는 최초로 한국선급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서 국내서 만든 보트를 베트남 국영조선소에 납품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전했다.

P에이전시와 물품공급 계약을 맺은 송연보트는 우선 4대를 먼저 베트남으로 수출했다. 베트남서도 RIB-550DX 보트에 대한 성능 검사가 추가로 이뤄졌다. 송연보트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 군과 세관 관계자가 RIB-550DX 보트의 성능에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제작에 검증 
상표 출원까지

이 과정서 베트남의 또 다른 에이전시 ‘J가 송연보트에 접촉해왔다. 자신들도 송연보트로부터 RIB-550DX 보트를 공급받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송연보트는 오랫동안 함께 일한 P에이전시와의 관계를 고려, J에이전시의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J에이전시는 RIB-550DX 보트를 직접 제작하고 있던 송연보트의 하청업체 A사에도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시 업무 차 A업체에 와있던 D업체의 오모 대표가 J에이전시와의 통화에 관여했다는 점이다.

영어에 서툰 A업체 관계자를 대신해 J에이전시와 통화를 진행한 오 대표는 이후 수상한 행보를 보였다고 한다. A업체는 물론 송연보트에 알리지 않은 채 J에이전시와 이메일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한 것.

오 대표는 20175‘New Project’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J에이전시 관계자에게 보냈다. 이메일에는 오 대표의 회사인 D업체에 대한 소개, 오 대표의 경력 등이 담겼다. 이메일은 오 대표가 J에이전시 관계자에게 필요한 보트의 종류와 크기, 대수 등을 묻는 것으로 끝났다.

J에이전시와 오 대표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업체 관계자는 수차례에 걸쳐 이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이미 송연보트가 보트를 납품하고 있는 베트남이 아닌 동남아시아의 다른 지역을 공략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오 대표는 J에이전시를 통해 4대의 소형보트를 베트남에 수출했다. 이 사실은 베트남서 오 대표가 납품한 보트의 성능 검사를 하는 과정서 드러났다. 보트에 들어간 한 부품의 색이 앞서 들어온 송연보트의 보트와 다른 것을 의아하게 여긴 관계자들이 이를 지적하면서였다. 베트남서 부품의 색이 다른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똑같은 보트라고 생각할 만큼 외형도 흡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트를 직접 제작한 A업체 관계자는 배는 수제품이기 때문에 길이나 폭 등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하지만 프레임이나 의자 배치, 부품의 사용 등이 송연보트서 제작한 보트와 거의 똑같다고 설명했다. 송연보트 로고(SBB)는 명판, 핸들, 보트 겉면 등에 박힌 채였다.
 

▲ 위조된 로고

문제의 보트 명판에는 6번째 보트를 뜻하는 550DX-006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송연보트에서는 50DX-004까지만 납품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006이 튀어나온 것이다. 더구나 A업체 관계자가 명판에 모델명을 새기는 과정서 대시(-)를 두 번 적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그 부분도 똑같았다. 송연보트의 흔적이 가득하나 송연보트가 만들지는 않은 물품이 베트남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선급은
“발급 안 했다”

사실을 알게 된 P에이전시는 송연보트에 강하게 항의했다. 송연보트가 자신들 외에 J에이전시와도 물품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황당하기는 송연보트도 마찬가지였다. 송연보트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고, 그와 관련된 증거를 P에이전시에 제공했다.

그러자 P에이전시는 오 대표가 공급한 보트에 대한 문서를 몇 가지 입수해 송연보트에 보냈다. 한국선급서 발급했다는 ‘Statement for Speed trial RIB’, 송연보트서 D업체에 발급했다는 품질보증서 등이다. P에이전시는 해당 문서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오 대표가 J에이전시에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Statement for Speed trial RIB 문서가 한국선급에서 발급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선급은 송연보트의 선급증서 위조 문의에 대해 우리 선급서 발행한 선급증서가 아니다라고 회신했다.

해당 문서의 시리얼넘버는 NVS-ST-0022-2017, 송연보트가 실제 한국선급서 받은 증서(NVS-ST-0001-2017)와 비교해 시리얼넘버만 두 자리 다를 뿐 모든 내용은 동일하다. 송연보트는 오 대표가 해당 문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우리도 피해자라며 법무팀을 가동해 이 사건에 대한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품질보증서도 도마에 올랐다. 품질보증서는 물품 공급업체서 발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P에이전시가 보내온 품질보증서를 보면 송연보트가 오 대표의 D업체에 발급한 것으로 돼있다. 송연보트의 회사 직인까지 찍힌 상태였다. 송연보트는 해당 품질보증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 대표를 본 것도 한 번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송연보트 관계자는 오 대표는 우리 보트를 유사하게 흉내 내서 복제품을 만든 것도 모자라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베트남에 보트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송연보트의 제품이라는 증거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송연보트는 베트남으로 보트를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송연보트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서의 문제를 해결하고 오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베트남과의 거래가 재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발급한 적 없는 문서 등장
“현지 에이전시가 조작했다?”

송연보트 관계자는 오 대표의 행위로 우리 회사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는 박살 났고 베트남 에이전시와의 신뢰도 깨졌다하청을 맡았던 A업체도 제작 물량이 끊기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저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이 송연보트의 자작극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오 대표는 “RIB-500DX 보트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배라며 우리가 납품한 보트는 송연보트와 길이나 폭이 전부 다르다고 항변했다. 오히려 그는 송연보트가 작은 업체들을 상대로 이런 일을 벌여 돈을 뜯어내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법원서 기각 처분이 나왔고 일부는 법적 공방 중이라고 했다. 전체 수출 금액은 16000만원 정도였다”며 이런 내용이 기삿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송연보트는 오 대표를 상표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 사서명위조, 위조 사서명행사,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D업체를 상대로도 상표법위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고소했다.

부산지검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오 대표가 J에이전시로부터 작업정 제작을 의뢰받으면서 송연보트 명의로 된 품질보증서와 원산지 증명서도 함께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과정서 오 대표는 J에이전시의 요구를 거절하고 D업체 명의의 품질보증서와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했다. 다시 말해 오 대표는 문제가 된 송연보트 명의의 품질보증서와 원산지 증명서는 J에이전시서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오 대표가 J에이전시에 발송한 이메일에 D업체 명의로 작성된 품질보증서, 상업송장, 포장명세서 파일이 첨부된 사실을 근거로 오 대표의 주장을 인정했다. 오 대표 역시 조사 과정서 경찰이 자신의 노트북을 가져갔다고 강조했다.

법정 공방
결과는?

송연보트는 검찰의 판단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기관서 발행하는 선급증서를 위조한 점이나 원산지 증명서에 모델명 RIB-550DX를 기재한 점과 보트에 부착하는 명판과 보트 외부에 부착한 제작 업체명을 가짜로 만들어 부착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오 대표의 혐의가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통상적으로 베트남 국영기업과 거래할 때는 관련 문서의 원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수사기관서 (오 대표의) 이메일 내역만 확인한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송연보트 관계자는 이 사건은 근시안적으로 보면 한 업체가 다른 업체의 뒤통수를 때린 일 정도로 치부할 수 있지만, 멀리 보면 우리 선박업계에 큰 타격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우리 선박업체들이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활동반경을 넓혀가던 상황에 오 대표의 행위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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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