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노골적 ‘문재인 띄우기’ 노림수

‘사탕발림’으로 전면에 세우고 막판 ‘뒤통수’ 노리나?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보수언론들의 노골적인 ‘문재인 띄우기’에 심상찮은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망론’이 불던 당시 ‘거품’이라고 비하한 것에 비하면 180도 달라진 태도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문 고문을 노골적으로 띄우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분명 ‘뭔가’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띄우기에 동참한 보수언론의 속내를 캐봤다.        

작년엔 '거품'이라더니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왜?
민주통합당 내부 친노 vs 호남 구분지어 자폭 노렸나?

‘문재인 바람’이 그칠 줄을 모른다. 대권경쟁에서 ‘문풍’은 여전히 파죽지세의 기세로 청와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지난달 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대선후보 양자대결구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로 앞선 바 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문 고문은 박 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과 함께 지지율이 뒤엉키며 대혼전을 거듭할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다.

여권 텃밭 낙동강 전선
불어 닥친 문재인 바람

특히 문 고문은 4·11 총선에서 ‘야권의 불모지’인 부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문풍이 여권의 텃밭인 ‘낙동강 전선’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문풍을 차단시킬 대항마 물색에 고심하는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동안 비토 일변도였던 보수언론들이 문 고문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 고문의 지지율이 급반등하고 있는 내용의 기사를 크게 다루는가 하면, 인색하던 칭찬까지 아끼지 않을 정도다.


보수언론의 대표 격인 <조선> <중앙> <동아> <매경>이 ‘문재인 대통령 탄생?’ ‘문재인 야 (野) 대권주자 굳히나’ ‘민주 '安(안철수)없이 대선 부상’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문풍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그간 보수색체의 신문들이 야당의 후보들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무시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대목이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기여서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 고문이 보수진영의 텃밭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어서 이 같은 보수언론의 태도에 의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른바 보수언론의 음모론이다. 

음모론의 첫 번째 내용은 보수언론들이 ‘문재인 띄우기’로 야당의 적전분열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계속해서 문 고문을 필두로 친노를 부각시키고 상대적으로 구 호남계를 배제한 듯한 뉘앙스를 풍겨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수 측은 손을 안대고도 코를 풀 수 있다는 전략이다. 계속해서 친노를 부각시킬 경우 당 내부의 호남계에서 문 고문에 대한 공격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일례로 지난 민주통합당의 1·15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이 1-2등으로 당선되자 모든 언론들은 앞다퉈 ‘친노의 부활’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특히 조중동은 일제히 ‘노무현이 돌아왔다’ ‘친노의 부활’ 등의 선정적 제목으로 친노세력의 부활을 크게 부각시킨 반면 호남인사는 몰락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

‘노무현의 그림자’ 문재인
참여정부 공과 떠안아야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당선 당일 기자회견에서 “친노, 반노는 분열적인 레토릭이다. 나는 친DJ다”고 계파 구분을 경계했다. 전당대회 하루 뒤 문 최고위원 역시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친노를 따로 구분하는 데 대해 “저는 늘 (민주세력을) 갈라치 (하려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실제로 그간 구민주당의 당원들은 친노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시민통합당’ 측과의 통합협상이 논의될 무렵부터 격렬하게 반발해왔다. 지난해 12월11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구민주계의 호남골수당원들은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에 반발해 폭력을 자행하는 등 날 선 신경전이 계속돼왔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금 공천 과정에서 호남 물갈이 등 호남 기득권 양보 등을 두고 구민주계 출신인사들과 당원들의 극렬한 반발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줄곧 민주당을 지지했던 전북도민회는 총선을 앞두고 호남 홀대론에 격분하여 김석균 새누리당 안산 상록갑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대선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표명하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당 지도부까지 나서 ‘친노 색깔 빼기’를 고심하는 가운데 보수 언론의 친노 부각과 문 고문 띄우기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총선과 대선의 전면에 부상하는 것은 현 야권에 유리할 게 없다는 진단을 보수진영이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친노의 좌장격인 문 고문을 노골적으로 띄운다는 지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40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지지층이 있지만 안티층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단독지지층으로 보면 박 위원장이 35% 안팎을 확보해 현실 정치인으로는 가장 유력하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단독지지층이라기보다 ‘일시적 연합군’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산 박근혜 대 죽은 노무현’의 싸움으로 확전시킬 경우 ‘안철수 돌풍’으로 뭉친 중도층이 방황하고, 결과적으로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한 여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리틀 노무현’ 김두관보다 ‘노무현 그림자’ 문재인이 공략 쉬워?
문재인에 ‘양날의 검’이 된 노무현…정치적 자산이자 아킬레스건

전문가들은 또 보수언론이 야권의 잠룡을 문 고문으로 낙점(?)한 것은 상대적으로 공략이 쉽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문 고문은 경제대통령 후보로는 안 원장보다 취약하다는 점과 중·장년층의 반노무현 정서를 자극해 상대적으로 쉽게 흔들 수 있다는 점 등을 상정해놓고 의도적인 문재인 띄우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도 “문재인의 최대 약점은 노무현과 밀접하다는 것으로 노무현을 계속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공략하기 쉽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문재인과는 달리 김두관(경남지사)은 노무현과 일정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독자적 컬러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김두관이 나선다면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문 고문은 ‘노무현의 그림자’를 자처하며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친노의 좌장으로서 참여정부의 공과를 모두 떠안아야 할 입장이다. 문 고문이 보수세력과 정면 대결할 경우 참여정부의 과오가 문 고문의 아킬레스건이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문 고문의 경우 아직 선출직을 한 번도 거치지 않아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그의 콘텐츠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 없지만 약점 역시 알려진 바 없다.


때문에 보수언론이 서둘러 문재인 띄우기를 통해 대선무대에 나서게 한 후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노 전 대통령의 약점들을 뒤집어씌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13억 돈 상자·FTA
문재인 발목 잡나?

최근 불거진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13억 돈 상자’와 한미FTA를 두고 문 고문을 겨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행보로 해석된다. 이종혁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노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문 고문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다”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연씨와 정연씨에게 아파트를 넘긴 경모씨 간의 미국 아파트 거래 이면 계약서의 사본 1장을 공개하며 문 고문을 정조준한 상태다.

한미FTA에 관해서도 입장을 번복한 문 고문에 비판을 가한 상태다. 한 보수언론은 “문 고문이 ‘노 전 대통령이 한미FTA를 추진한 것은 시작도 국익이요, 끝도 국익이었다’고 말하면서도 MB정부 들어서 체결된 한미FTA에 반대했다”고 꼬집었다. 참여정부의 FTA를 건드리지 않고 MB 정부의 FTA만 문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보수 측의 공격논리다.

현 정부 들어 재협상을 통한 추가 양보가 너무 컸다는 점을 들고 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 정부가 양보한 것은 자동차 분야지만 자동차업계는 한미FTA를 지지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책멘토’였던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도 “노 전 대통령은 한미FTA를 죽이려 하지 않았다”며 야권의 한미FTA 반대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한 점과 ‘노무현의 오른팔’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미FTA를 개방, 통상정책에 관한 논쟁이지 선악의 논쟁이 아니라는 입장을 대비시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4·11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 정치무대에 주연으로 등장한 문재인 고문. 그에게 ‘노무현 향수’는 가장 큰 정치적 자산임에 틀림없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의 과오는 문 고문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보수 측의 공세를 어떻게 차단할지 향후 ‘문재인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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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