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덮친 ‘실세 사정’막전막후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2.09 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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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쓰나미에 ‘스폰 그룹’쓸려간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박희태, 이상득, 최시중 ‘3인방’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정권 실세이자 지금은 비리 스캔들의 주인공이란 사실이다. 그렇다면 각 스캔들의 쟁점은 뭘까. 바로 ‘돈줄’이다. 실세 비리 수사에 돈줄 역할을 한 기업인들이 줄줄이 엮이는 모양새다. 검찰은 재계 인사들이 정치 거물들에게 거액을 지원한 스폰 정황을 속속 포착해 ‘사정’이 재계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MB맨’박희태·이상득·최시중 비리 스캔들 ‘발칵’
검, 검은돈 출처 수사력 집중…기업 자금줄 정조준

검찰의 정권 실세 비리 수사가 재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박희태, 이상득, 최시중 등 MB 최측근인 정계 거물 ‘3인방’의 의혹을 캐고 있다. 여기에 연루된 혐의자만 수십명. 이중 핵심고리인 ‘돈줄’에 수사가 집중되면서 기업인들이 줄줄이 서초동으로 불려가고 있다.

문병욱 회장 소환
박희태에 돈 유입

9일 전격 사퇴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의원 등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것이다. “박 의장 측 인사가 현금 300만원과 박 의장의 명함이 든 봉투를 두고 갔다”는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시작된 이 수사는 ‘박희태 캠프’의 재정지출·자금집행 내역과 돈봉투 전달 지시 여부 및 경위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검찰은 우선 돈봉투 자금의 출처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박 전 의장이 돈봉투를 뿌린 게 사실이라면 어디서 돈이 나왔냐는 의문이다. 검찰은 ‘기업 자금줄’을 의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지난달 30일 문병욱 라미드그룹(옛 썬앤문그룹) 회장을 소환해 박 전 의장과의 수상쩍은 자금거래 사실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전대 당시 박희태 캠프의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문 회장 자금이 박 의장 측에 유입된 단서를 포착했다.

문 회장이 박 전 의장에게 건넨 돈은 전대를 앞두고 박희태 캠프의 재정 담당이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의 계좌에서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회장의 돈이 박 전 의장의 경선 자금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원과 당협 간부 등에게 전달된 돈이 문 회장 돈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라미드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라미드그룹 회계 담당 간부 2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의장과 문 회장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돈이 오간 것은 맞지만, 경선자금과 무관하다는 게 둘의 이구동성이다.


박 전 의장 측은 “문 회장에게서 받은 돈은 전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정당하게 받은 수임료”라며 “(박 전 의장이 문 회장과) 수임계약서를 2008년 2월에 작성했고 이모 변호사와 함께 1억원이 넘는 수임료를 3월 초까지 두 차례 나눠서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돈은 대부분 제18대 총선을 준비하는 경비로 썼다는 게 박 전 의장 측의 주장이다.

문 회장 측도 선임료라고 일축했다. 라미드그룹은 문 회장이 소환된 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회장이 박 의장에게 준 돈은) 정치자금이 아니다. 적법한 변호사 수임료”라며 “2008년 2월 박 의장 등 변호사 2명과 선임계약을 맺고 계약금 수천만원을 포함해 총 1억원 정도를 선임료로 줬다”고 해명했다. 문 회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의장에 유입된 자금과 관련해 “변호사 선임료일 뿐 전대와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에 따르면 라미드그룹은 2007년 12월 경기도를 상대로 양평골프장 사업과 관련된 사업계획변경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민사상 분쟁 등을 이유로 승인이 유보됐다. 이후 2008년 2월 ‘박희태·이창훈 법률사무소’를 통해 등록체율시설업 사업계획변경승인 유보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룹은 “돈은 문 회장이 직접 주지 않고 회사 실무자(법무팀)가 법률사무소 사무장에게 수표로 전해줬다”며 “선임료는 문 회장의 개인 자금이 아닌 회사 자금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박 전 의장의 선임계 누락 부분에 대해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선임계에 박 의장이 빠진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4년 후배인 문 회장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함께 기업인 가운데 몇 안 되는 ‘노무현 후원인’이었다. 이런 이유로 노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대선자금과 측근비리 사건 등에 얽혀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던 문 회장은 2003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대선자금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 2005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았다. 그룹 측은 “박 의장 선임 당시는 노 전 대통령 시절 정치자금법 문제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다시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것은 정신이 나간 짓”이라고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검찰은 문 회장 외에도 전대와 관련 한나라당에 돈을 건넨 기업인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 타깃은 전대에서 박 전 의장과 선거 공조를 했던 공성진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다. 검찰은 공성진 캠프도 몇몇 기업체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지원받아 적지 않은 돈이 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코오롱 “불똥 튈라”
이상득 수사 예의주시


나아가 전대 후보를 겨냥한 기업들의 전방위 자금지원 공세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 결과에 따라 재계에 돈 봉투 사정 한파가 몰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최소 10여개 이상의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후원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박 전 의장과 함께 정국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인물은 ‘MB 형님’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구속)의 구명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뭉칫돈이 이 의원에게 흘러간 정황을 확인했다. 바로 코오롱그룹의 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이었다.

이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구속)씨의 차명 계좌에서 나온 자금의 출처를 추적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박씨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 5∼6개에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입금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1∼2개는 코오롱 직원의 명의였다. 박씨가 코오롱 직원 명의의 계좌를 통해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매달 수백만원씩, 모두 수천만원의 자금을 받아온 사실이 확인된 것.

검찰은 코오롱그룹이 박씨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는 데다 차명계좌를 통해 돈을 전달한 점 등으로 미뤄 대가성 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적 중이다. 이를 위해 박씨와 동료였던 코오롱그룹 계열사 상무 박모씨와 코오롱건설 부사장 출신인 권모씨 등 코오롱 전현직 임원도 조사했다.

박씨와 자금 세탁에 관여한 여비서 임모씨는 과거 코오롱그룹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이 의원을 모시기 시작했다. 1961년 코오롱(당시 한국나일론)에 공채로 입사한 이 의원은 코오롱 대표이사 출신으로 박씨 역시 코오롱 출신이다. 임씨도 코오롱 사장 비서실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박씨와 임씨는 각각 1996년, 1991년부터 이 의원을 보좌해왔다.

“돈봉투 사정 한파 덮친다!”
‘서초동 호출’줄줄이 소환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수사 불똥이 회사로 튀지 않을까 해서다. 코오롱 측은 “회사와 무관한 개인적인 일”이라고 부인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이 의원 측과 코오롱그룹간, 나아가 이 의원과 이 회장이 모종의 관계가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까지 이 의원과 이 회장의 연결고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MB 절친’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돈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박 의장과 마찬가지로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다. 2008년 추석(9월14일) 직전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의원들에게 수백만∼수천만원씩의 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최근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검찰의 ‘예봉’을 피하지 못할 처지다.

최 전 위원장은 “저의 퇴임이 방통위가 외부의 편견과 오해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로 인해 방통위 조직 전체가 외부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당하거나 스마트 혁명을 이끌고 미디어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주요 정책들이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측근 비리 등이 불거지면서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낀 표정이 역력했다.

정치권에선 최 전 위원장이 뿌린 돈이 재계에서 나온 ‘검은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다. 최 전 위원장은 ▲케이블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선정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선정 ▲온미디어 인수 ▲차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종편 방송 출범 등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로비·특혜·뇌물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 사업엔 SK, CJ 등 대기업들이 오르내려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제 남은 것은 검찰의 엄중 수사와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만이 최 전 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지난 4년간 국민을 화나게 했던 각종 불편부당한 일들과 그 측근들의 비리에 대해 대대적인 청문회를 통해 사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최 전 위원장이 자행해온 각종 의혹을 사퇴로 덮어져서는 안 된다”며 “그를 둘러싼 비리와 국회의원을 상대로 돈봉투 사건에 대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시중-재계 연계설
방송·통신업계 긴장


박희태, 이상득, 최시중 ‘3인방’은 현 정권 실세들이다. 지난 4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지금은 비리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몰락, MB의 임기말 레임덕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레임덕은 언제 어디로 쓰나미를 몰고 올지 모른다. 그 쓰나미 경보가 재계에 발령됐다. ‘레임덕 쓰나미’에 기업인들이 쓸려갈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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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