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강남 신(新)재벌타운 비밀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1.25 10: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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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널린 ‘로열패밀리 아방궁’ 찾았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국내 내로라하는 로열패밀리들이 모여 사는 ‘신(新)재벌타운’이 포착됐다. 30세대에 불과한 이 빌라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 일가가 대거 살고 있다. 특히 차익을 노린 투자 목적으로 빌라를 매입한 오너도 수두룩하다. 이들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부촌’. ‘상위 0.1%’ VIP 부동산 시장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현대판 아방궁’엔 누가 살까.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부촌’ 입소문
오너일가 대거 거주…전체 소유주 70% 유명 기업인

‘재벌 타운’ 하면 가장 먼저 한남동이 떠오른다. 명실상부 국내 최대 부촌인 한남동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 중 명당으로 꼽힌다. 이는 ‘상위 1%’ 재벌들이 앞 다퉈 둥지를 트는 이유다. 한남동은 ‘배산임수’와 ‘영구음수’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입지로, 한강물이 감싸고도는 데다 남산에서 서빙고동으로 연결되는 산줄기가 품어 안고 있는 형국이란 게 풍수가들의 전언. 때문에 집집마다 대대손손 재물이 가득 쌓이는 터라고 한다.

강북서 ‘남으로 남으로’
강남권 이주 재벌 2배↑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 부촌 지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하나둘 ‘남으로, 남으로’ 남하를 하더니 강남에 이삿짐을 푸는 재벌들이 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30대 재벌그룹 총수일가 391명의 주거지를 알아보니 71명의 주소가 변경됐는데, 이중 44%(31명)가 서울 강남권으로 이주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그렇다면 재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어딜까.

당연히 서초동 ‘트라움하우스’를 비롯해 삼성동 ‘아펠바움’과 ‘아이파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상위 0.1%’ 주택들이다. 이들 ‘현대판 아방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으로 평가되는 만큼 ‘로열패밀리’들이 모여 사는 재벌 뉴타운으로 부상한지 오래다.

부동산 전문가는 “재벌가 사람들이 새 둥지를 튼 곳은 서초동, 삼성동, 청담동, 도곡동 등 강남에 있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 및 빌라”라며 “이 지역은 지난 5년 사이에 재벌의 거주가 2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부촌’도 숨어있다. 그중 한곳이 바로 A빌라다. 이 빌라는 트라움하우스와 카일룸, 타워팰리스 못지않은 신(新)재벌타운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A빌라 전체 소유주들을 확인한 결과 절반 이상이 유명한 기업인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A빌라는 2개동에 각각 14가구, 16가구씩 총 30가구로 이뤄져있다. 한 세대당 230∼240㎡(약 70여평) 규모다. 이 빌라는 흔히 말하는 ‘대형 초호화’는 아니지만,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거주하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재은 명예회장·함영준 회장 2채 보유
‘현대·GS가 3세’ 정일선·허세홍도 매입

대법원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A빌라 소유권을 갖고 있는 대기업 오너일가는 7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오너 또는 그 가족들이다. 여기에 ‘잘나가는’ 중견기업인 11명까지 더하면 30가구 중 무려 20가구(2명 2채 소유)가 재계 인사들이 주인인 셈이다.

우선 신세계그룹 일가가 눈에 띈다. 주인공은 정재은 명예회장.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 명예회장은 A빌라에 2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 2000년 12월 A빌라가 신축되기도 전 매입한데 이어 2003년 3월 추가로 사들였다. 정 명예회장이 소유한 집은 아래 위층이다.

정 명예회장은 현재 한남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등기돼 있다. 이 한남동 자택은 정 명예회장이 아닌 이 회장 명의다. 1967년 이 회장과 결혼한 그는 지금까지 확인된 재산이 A빌라뿐이다. 한남동에도 이 회장과 두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의 집만 있다. A빌라 인근의 청담동 상권도 마찬가지다. 이들 3명 소유의 부지와 건물만 있다. 정 명예회장은 2006년 9월 자신이 보유한 주식도 모두 자녀에게 증여해 개인재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가 A빌라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층 구조의 A빌라 맨 꼭대기 층은 ‘애경 황태자’가 쥐고 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2001년 2월 시행사로부터 이 빌라를 매입했다. 당초 모친 장영신 회장과 지분 1/2씩 나눠 사들였다가 2006년 8월 장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개인소유가 됐다. 채 총괄부회장은 장 회장의 장남으로, 두 동생인 채동석 부회장·채승석 애경개발 사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채 사장은 요즘 한창 말 많은 방송인 한성주씨의 전 남편이다.


현대가 3세도 A빌라를 보유하고 있다. 정일선 비앤지스틸 사장은 2002년 9월 이 집을 구입해 이사했다. 정 사장은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4남)의 장남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과 사촌지간이다.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 정대선 비에스앤씨 사장의 형인 그는 1996년 구자엽 LS산전 회장의 장녀 은희씨와 결혼했다.

정 사장이 사는 집 바로 위층엔 장인 구 회장이 거주하고 있다. 구 회장도 정 사장과 같은 날 A빌라를 매입했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 회장은 구자홍 LS그룹 회장,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철 한성 회장 등과 형제다.

GS가 3세도 A빌라를 소유하고 있다. 집주인은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 전무는 2003년 2월 매매로 빌라 소유권을 확보했다. 1969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34세 때 매입한 셈이다.

허 전무는 1992년 오사카전기에 입사해 IBM과 쉐브론에서 근무하다 2007년 GS칼텍스에 합류했다. 줄곧 해외법인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초 국내로 돌아와서도 여수공장 생산기획 공장장으로 일하며 지방에서 지내고 있다. 현 거주지는 수원시 장안구 모 아파트로 등재돼 있다.

30가구 중 20가구
기업인이 ‘집주인’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는 A빌라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올해 82세인 함 창업주는 2003년 4월 이 빌라를 사들였다. 그리고 이삿짐을 싸서 이곳으로 이주했다. 함 창업주는 2010년 3월 외아들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경영 바통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함 창업주 자택의 윗윗집 소유주는 함 회장이다. 함 회장은 2008년 5월 김모씨로부터 A빌라 2개호를 통째로 매입했다. 그러나 함 회장은 이곳에 살고 있지 않다. 근처의 한 아파트에서 식구들과 지내고 있다.

A빌라엔 세간의 이목을 끌만 한 기업인들도 둥지를 틀고 있다. 그 첫 번째 인물은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도 A빌라 주민이다. 그는 팬택 전성기인 2001년 2월 빌라를 매입해 3개월 뒤 강서구 등촌동에서 이사했다. 당시 부인 김봉진씨와 공동명의로 사들였다가 팬택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기 직전인 2006년 6월 자신의 지분을 모두 김씨에게 증여했다. 박 부회장은 그해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팬택을 다시 맡아 지난해 말 기사회생시킨 ‘명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 인물은 박원호 디아이 회장이다. 디아이는 1955년 설립된 반도체 종합장비 제조업체로, 주로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연매출 1000억원대 회사 오너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보다 가수 싸이(본면 박재상)의 부친으로 더 유명하다. 부인 김영희씨는 서울 청담동 레스토랑 프티시즌스 사장. 박 회장은 2000년 4월 A빌라를 매입, 2002년 1월 이곳으로 전거했다.

세 번째 인물은 박인철 리한 회장이다. 박 회장은 2006년 5월부터 거주하고 있는 A빌라를 유명 여배우에게 샀다. 원래 소유자는 ‘월드스타’강수연씨. 박 회장은 2005년 11월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설정을 통해 강씨의 집을 매입했다. 리한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연매출이 600억원에 달한다.

절반가량 다른 주소지 거주
단순 투자목적 가능성 높아
막대한 차익 거둬 ‘돈방석’

중견기업 오너들도 A빌라에 거주하거나 소유하고 있다. 박헌서 한국정보통신 회장은 2000년 10월 빌라를 매입해 현재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과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은 각각 2000년 11월, 2001년 11월 빌라를 갖게 됐다. 두 사람은 이 빌라가 아닌 인근 아파트와 다른 빌라에서 살고 있다.


이외에 ▲박유상 동국실업 회장(2001년 10월 매입) ▲안의환 전진중공업 회장(2011년 11월 매입) ▲류방희 풍산건설 회장(2002년 7월 매입) ▲황선태 덴소풍성 회장(2001년 3월 매입) ▲주해성 에스피컴텍 회장(2003년 4월 매입) 등도 A빌라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담동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A빌라는 트라움하우스와 타워팰리스 못지 않게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 오너일가가 소유해 ‘그들만의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유명 재계인사 명의의 가구가 20세대에 이를 정도로 많고, 전체 비율로 따지면 60%가 넘어 VIP 부동산 시장에선 신 재벌 타운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A빌라에 실제로 거주하는 재계 인사들이 적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투자 목적일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실제 A빌라를 소유한 18명의 실거주지를 보면 10명은 빌라에 살고 있지만, 나머지 8명의 경우 전혀 다른 주소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은 명예회장과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허세홍 전무, 함영준 회장, 우석형 회장, 백승호 회장, 박유상 회장, 안의환 회장 등이다. 이들의 매입 시기도 빌라 준공 전이나 직후인 2000년대 초중반에 몰려있어 차익을 노린 투자로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 한 가지. 이 빌라의 가격이 그동안 얼마나 올랐냐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결과 A빌라에 투자한 오너들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통해 대박을 터뜨리면서 ‘돈방석’에 앉은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이 빌라 부지의 공시지가는 단위면적(㎡)당 2000년 1월 160만원대에서 지난해 1월 860만원으로 올랐다. 10년 만에 약 5배 이상 뛴 것이다. 지난해 1월 기준 정부가 산정한 A빌라의 공동주택가격은 호당 20억∼22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실거래가로 따지면 이를 훨씬 웃돈다. A빌라는 건축된 지 10년 정도 됐지만 대한민국 중심인 강남, 그중에서도 ‘노른자 중 노른자’라 할 수 있는 청담동 중심에 위치해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이 일대의 실거래가가 공시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흥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에 따르면 매매가는 대략 30억원(호당) 안팎으로 추정된다. 결국 단순 계산상으로 2000∼2002년 A빌라를 매입한 오너들은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머쥔 셈이다.

10년 만에 5배 올라
 실거래가는…‘대박’

한 중개업자는 “A빌라는 청담동 중심에 있어 그야말로 ‘황금빌라’라 할 수 있다”며 “얼마 전 이 빌라와 비슷한 규모의 주변 빌라가 3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최근 삼성, 신세계, 대상 등 대기업 오너일가가 청담동 일대 부지와 빌딩을 경쟁적으로 잇달아 매수하고 있다”며 “왜 그러겠는가. 일부에선 청담동 땅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평가가 있지만, 앞으로도 상당한 가격상승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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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