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용트림할 ‘용띠 총수’ 전격 공개

올해 경제 잔뜩 낀 먹구름 뚫고 승천할까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용(龍)의 해가 밝았다. 용은 여러 동물의 특성을 조화시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상상력의 결정체란 점에서 ‘융합’과 ‘창조’를 상징한다. 용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신뢰감이 두텁고 기존에 없던 것으로 승부하는 창조력이 탁월하다는 게 역술인들의 견해다. 또 강렬한 열정을 가지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천상 리더의 기질을 타고 난 셈이다. 그러나 올해 세계 경제 전망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 2012년 용띠 CEO들은 과연 어떤 활약상을 보여줄까.

10대 그룹 총수 중 흑룡띠는 김승연 회장이 유일
최신원, 이장한, 구자명, 김준일, 최평규 회장도 흑룡띠

2012년은 천간 중 검은색에 해당하는 임(壬)과 용을 뜻하는 진(辰)이 60년 만에 한 번 만난다고 해서 ‘흑룡(黑龍)의 해’로 불린다. 용기와 비상, 희망 등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 용에 임금을 뜻하는 흑이 합쳐진 흑룡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좋은 기운을 받아 나라의 재목으로 성장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60년 전 흑룡의 해에 태어난 재계 CEO는 누가 있을까.

흑룡띠는 좋은 기운
받아 나라 재목 성장

최근 <재벌닷컴>이 1823개 상장사에 재직 중인 대표이사 이상 전문 경영인(CEO)과 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의 출생연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용의 해에 태어난 인사는 모두 61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환갑을 맞는 1952년생 흑룡띠는 216명으로 전체의 34.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룡띠 CEO 가운데 10대 그룹 총수 중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김 회장은 최근 경기 불황에도 태양광에너지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벌이는 중이다. 본래 태양광에너지 사업은 미래 대체에너지로 주목을 받으며 수많은 기업이 앞 다퉈 뛰어들었던 분야였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대부분 기업이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접거나 연기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에 괘념치 않고 한화케미칼을 통해 태양광 신규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신원 SKC 회장도 대표적인 흑룡띠 CEO다. 최 회장은 올해 폴리에스테르 필름 매출 확대 등을 통해 SKC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미국 듀폰이 수십 년간 독점 중인 태양전지용 불소필름 산업을 집중 공략하여 내년 중반 이후엔 세계 2위에 오를 것이라는 야심 찬 포부도 갖고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도 눈에 띄는 흑룡띠 CEO다. 김 회장은 차세대 먹거리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몽골 만다흐에 이어 카자흐스탄·방글라데시·에티오피아에 진출해 대성의 독자적 신재생에너지 기술인 ‘솔라윈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하고, 앞으로도 에너지 빈곤국을 대상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흑룡띠 CEO다. 지난해 상위 제약회사들의 영업활동 악화에 따른 제네릭 시장 경쟁 우위를 기반으로 매출액기준 상위 5대 제약회사에 들어가는 성과를 보이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2012년은 약가 인하, 한미FTA 발효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이 이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과 같은 업계의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도 나란히 흑룡띠 CEO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8년 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요즘 어깨가 무겁다. 동화약품은 1897년 동화약방으로 설립된 이후 1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국내 최장수 상장기업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윤 회장은 선대가 세워놓은 유산을 홀로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 올 한 해 부담이 적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역시 흑룡띠다. 구 회장은 평소 침착한 성격과 예리한 분석력으로 ‘준비된 엘리트형 CEO’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또 ‘외유내강형’으로,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며 강한 추진력을 보이며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런 구 회장의 올 한해 과제는 지난해 12월 연말 인사에서 승진하며 회사 전면에 나선 외아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이사의 경영교육이다. 니꼬동제련의 내일이 모두 그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보기 드문 자수성가형 흑룡띠 CEO다. 밀폐용기 제품 단 하나만으로 이뤄낸 결실이다. 락앤락의 지난해 매출은 3880억원. 김 회장은 10년 안에 회사의 외형을 25배 가까이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이 뽑은 카드는 ‘블록화 경영’. 글로벌 시장을 6개의 블록으로 나눠 각 블록들이 독립적인 개체로 자립 자족하는 경영체제를 말한다. 김 회장이 얼마나 바쁜 한해를 보낼지가 선히 보인다.

1964년 용띠 가운데
최창원 부회장 주목

최평규 S&T그룹 회장 역시 자수성가형 흑룡띠 CEO다. 13평짜리 아파트를 판 돈으로 직원 6명과 함께 삼영기계공업사를 차리며 경영자의 길에 들어섰다. ‘현장경영’ ‘정도경영’ ‘투명경영’ 등의 경영모토를 바탕으로 지금의 회사를 키워냈다. 이후 2003년 통일중공업을 시작으로 대화브레이크, 경우상호저축은행, 호텔설악파크 등을 줄줄이 인수하면서 외형을 확장해 나갔다. 현재도 활발한 경영을 펼치고 있으며 올 한해가 기대되는 CEO다.

재계엔 흑룡띠가 아닌 용띠도 다수 포진해 있다. 그 중 가장 ‘젊은 용’은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다. 1976년생인 조 전무는 용띠 가운데 유일한 30대다. 조 전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핵심 요직인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 후계수업 및 경영실무를 맡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곧 실시될 한진그룹의 정기인사에서 조 전무의 승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터라 곧 경영일선에 서게 될 전망이다.

1964년생 용띠 중 눈에 띄는 건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다. 최 부회장도 형인 최신원 SKC 회장과 마찬가지로 SK그룹에서 독립할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고 있다. SK케미칼 외에도 SK건설, SK가스 등을 실질적으로 거느리고 있는 최 부회장은 소그룹 형태로 독립경영을 강화, 계열분리를 주도하고 있는 상태다.

최 부회장과 동갑인 강정석 동아제약 부사장도 눈에 띈다. 강 부사장은 지난해 자신의 업무를 ‘운영총괄’에서 ‘운영 및 연구개발 총괄’로 변경하며 중책을 떠맡았다. 과거 복제약 사업에 의존하던 회사의 체질을 신약개발 중심으로 개편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된 것. 이에 따라 강 부사장은 정신없는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조원태 전무 최연소 용…최고령 용은 강석두 회장
권오현, 박종우, 신종훈, 정만원 등 전문경영인 용들도


그밖에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 구본진 LG패션 부사장,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정몽열 KCC건설 사장, 지용석 한국알콜 사장, 설영기 대한방직 사장, 어진 안국약품 사장,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 장세현 한국특수형강 부사장 등이 재계를 이끌어갈 떠오르는 젊은 용이다.

반대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용띠 경영인들도 있다. 최고령 용띠 좌장에 이름을 올린 CEO는 1928년생 강석두 대양금속 회장이다. 그는 대양금속이 설립된 1973년부터 CEO를 역임, 올해로 재직기간만 40년이나 된다. 송삼석 모나미 회장도 강 회장과 동갑내기 CEO다. 송 회장은 모나미의 전신인 광신화학공업을 설립, 1963년도에 한국 최초의 볼펜을 만들어 국내 문구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밖에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원장, 장홍선 근화제약 회장, 이재섭 조일알루미늄 회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상화 백산 회장, 조원기 조아제약 회장 등 역시 70~80대의 고령에도 여전히 현직에서 활동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현근 기아차 부회장,
김대유 STX 사장 기대

전문경영인에도 용띠가 적지 않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하면서 최지성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끌 투톱에 올라 용띠 해에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기에서 제일모직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종우 사장도 주목받는 용띠 CEO다.

현대차그룹의 용띠 부회장 트리오로 불리는 신종훈, 윤여철, 최한영 부회장은 1952생 동갑 CEO로 주목받고 있다. 연말 그룹사장단 인사에서 총괄사장으로 나란히 승진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과 전호석 현대모비스 사장도 2012년이 기대되는 주인공들이다.

이밖에 정만원 SK텔레콤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사장, 김성채 금호석유화학 사장, 김대유 STX 사장 등도 용띠 해에 기대되는 CEO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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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