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질 끄는’ SK수사 노림수

‘빙빙 도는 검찰’…1년째 SK 목줄만 잡고 ‘슬렁슬렁’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검찰의 SK그룹에 대한 수사가 1년 이상 장기화 되면서 ‘SK 표적’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2010년 하반기부터 내사하기 시작해 꼬박 해를 넘겼다. 최태원 회장을 타깃으로 강도 높게 조사했지만, 1년이 넘은 지금까지 특별한 물증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동생 최재원 부회장만 구속하는데 그쳤다.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 검찰에 하염없이 끌려가고 있는 SK그룹은 1953년 창립 이후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해 넘긴 장기간 무리한 조사…‘표적수사’논란 일어
투자 등 경영계획 차질 “공백 심각…시무식도 못해”


SK그룹이 글로벌 사태 직후인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경영계획에 손도 못 대고 있다. 지난해 8월 최재원 부회장에 대한 출국금지가 내려진 뒤부터 사실상 경영공백이 시작됐다. 당초 SK그룹은 새식구가 된 하이닉스 투자를 포함, 사상 최대인 15조원의 투자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최 부회장에게 그룹 단위의 글로벌 성장 특명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최 부회장의 발이 묶이면서 하나도 진행된 것이 없다. 신입사원 채용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지만, 다행히 최 회장이 “SK의 미래인 신입사원 채용은 차질이 빚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해 겨우 채용 차질은 면하게 됐다.

“임진년 경영로드맵
손도 못 대고 있다”

검찰이 제기하고 있는 SK 의혹은 의외로 간단하다. SK그룹이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조성한 펀드 자금을 최 회장 형제가 선물투자를 위해 유용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를 캐기 위해 2010년 하반기부터 내사하기 시작했다. 1년을 훌쩍 넘긴 셈이다. 이 기간 동안 13시간에 걸친 방대한 압수수색과 임원 등 회사 관계자들을 수시로 불러들여 조사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아직 최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나 물증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물론 이미 구속된 최 부회장도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부분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최 회장은 1번, 최 부회장은 3번에 걸친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측도 최 회장 형제의 혐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SK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구속되긴 했지만 반드시 사필귀정으로 결론 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에서 제기하고 있는 핵심 의혹은 펀드를 통해 조성된 계열사 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그런데 3조원 가까이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최 회장이 뭐 하러 회삿돈에 손을 대겠냐”며 “최 회장은 이미 글로벌 분식의 책임을 지고 어려움을 겪은 바 있고, 500억원을 조달하려면 몇 시간이면 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데 그 복잡한 펀드를 만들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돈을 빼돌리라고 지시하겠나”고 강변했다.

재계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4대 그룹 한 고위 임원은 “최 회장은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무기삼아 재계에서 신임이 두터운 인물인데, 그런 그가 적당히 돈 벌어 먹튀할 생각이 아니면 회삿돈을 횡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 검찰이 제기한 혐의만 해도 최 회장은 굉장히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타깃설’ 의혹 급부상
정부 정책에 비협조해서?
재계 군기잡기용 본보기?


법조계에서도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마디로 횡령 동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검찰이 얼마나 무서운지, 또 기업 경영과 개인 생활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미 충분히 경험한 최 회장이 현실적으로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며 “영원히 아무도 모르게 돈을 빼돌릴 수도 없는데 굳이 그럴 일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또 다른 인사도 “펀드는 감독 당국의 관리와 감시를 받는 금융구조로 빼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다”며 “최 회장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 아니라면 펀드를 통해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횡령됐다는 500억원은 2008년 당시 한달여 만에 9%의 이자까지 계산돼 고스란히 회수됐다. 이 인사는 “최 회장이 만약 횡령하려 했다면 다시 돌려 놓았을 리가 없다. 이자까지 쳐서 회수가 됐다는 것은 펀드운영자인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검찰의 SK그룹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 되자 ‘SK 표적’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의 무리수로 SK그룹이 희생양이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은 SK 횡령 수사에서 나오는 것이 없자 비자금 조성 등 압수수색에서 나온 별건을 수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간을 끌면서 먼지가 나올 때까지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을 대상으로 먼지가 나올 때까지 조사하는 것은 표적수사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그룹이 검찰의 타깃이 된 이유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그중 가장 유력한 배경으로 ‘정부 비협조설’이 꼽힌다. ‘정부가 추진하는 물가관리의 핵심 대상인 유가와 통신료 인하에 비협조적이었던 SK그룹을 손보기 위해 검찰이 나섰다’는 시나리오다.

사실 2003년 SK글로벌 사태 때도 ‘재계 군기잡기용’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당시 총수가 구속되는 등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던 SK그룹을 두고 ‘본보기’로 당했다는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재계를 손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대상을 찾다가 덩치가 있으면서 수출이 적은 기업, 즉 내수기업인 SK그룹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내수기업설’이 있긴 있으나, SK그룹이 그동안 주력 사업의 수출 비중을 60%로 늘리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한 상황이라 타깃 배경으로 ‘정부 비협조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산 3조대 총수가 
500억 횡령했겠냐”

재계 관계자는 “경제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증거도 확실하지 않은 정황만 갖고 3대 그룹 회장에 대한 횡령 수사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구시대적인 재벌 압박”이라며 “1년 이상 조사해서 나오는 것이 없으면 깨끗이 정리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단체 한 간부는 “대기업을 국가경제를 뒷받침하는 경제주체로 인정해야 하지만 검찰의 표적수사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겠지만 대기업의 국가경제 비중 등을 판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시간만 질질 끌면서 사실상 SK는 ‘올스톱’됐다. 최 회장 등 임원들은 발이 묶여 지난해 내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SK그룹은 경영공백 탓에 인사를 비롯해 사상 최대인 15조원에 달하는 투자 등 경영계획조차 확정짓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SK그룹 전 계열사와 임직원들은 지난해 말 송년회는 물론 크고 작은 모임들까지 전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심지어 1953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그룹 단위 시무식도 갖지 못했다.

SK그룹은 매년 1월 첫 번째 월요일 오전 워커힐호텔에서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해 경영 화두와 비전을 공유하는 시무식으로 새해 경영을 시작했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시무식에서 “세계 각 지역에 기업가치 100조원의 회사를 여러 게 만들어 나가자”는 비전을 발표하며 ‘붕정만리(鵬程萬里·붕새를 타고 만리를 난다는 뜻으로 원대한 계획을 비유)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SK 측은 “검찰의 수사가 1년 이상 계속되고 있고 최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그룹은 사상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북한발 대형 이슈 등 경영 안팎의 이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당초 지난 2일 개최 예정이던 그룹 시무식마저 취소되면서 그룹 전체가 공황에 빠진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최 회장 ‘정공법’ 돌파 선택
그룹 전사적 경영정상화 노력


특히 SK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최 회장까지 나서서 글로벌 성장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강력하게 추진해 온 대형 해외사업들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와 관련한 투자자나 협력업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SK 한 협력업체 사장은 “검찰이 SK그룹을 왜 이렇게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 저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닌지 몰라 초초하고 불안하다”며 “만약 SK그룹이 잘못되거나 자포자기 하면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후폭풍이 거세게 불 것”이라고 걱정했다.

SK그룹은 재계 3위의 기업이다. 그만큼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또 하이닉스의 경영정상화까지 책임지게 됐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당연하다.

최 회장은 최악의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 회장이 선택한 돌파구는 ‘정공법’. 최 회장은 최근 인수업체인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경영정상화의 우려가 제기되자 직접 하이닉스를 찾았다. 그가 하이닉스에서 던진 말은 “하이닉스의 경영정상화와 성장을 위해 먼저 뛰겠다”는 것이었다. 이 한마디로 우려가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다음날 주가 상승으로 반응했다.

그리고 최 회장은 그룹 CEO들을 대상으로 비상 경영회의를 소집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신뢰를 갖고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에 대처해 달라”며 “경제가 어렵고 위기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흔들림 없이 경영에 매진해 어려운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검찰청에서 북한발 이슈를 점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다 잠시 휴식시간 도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변호인과 실무진을 통해 김영태 SK㈜ 사장에게 북한 변수에 따른 조치를 지시했다.

이날 20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받고 새벽에 귀가한 최 회장은 다음날 오전 일찍 회사로 출근해 SK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CEO와 임원들을 불러 북한발 이슈로 인한 파장과 영향 등을 보고받고 만전을 기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글로벌 사태 때도 ‘시장 신뢰 없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정공법을 선택한 적이 있다. “아무리 좋은 방안도 시장에서 싫어하면 안하겠다”던 최 회장은 ‘시장 기대가 100이라면 130, 150을 하는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만약 SK 잘못되면 
한국 경제가 휘청”

실제로 당시 최 회장은 실무진들이 3년에 걸쳐 사외이사 비율을 70%(대표이사를 경질할 수 있는 비율)로 올리겠다는 안을 보고하자 “그럴 필요가 뭐가 있냐. 바로 70% 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최 회장의 벼랑끝 정공법이 먹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SK그룹은 ‘지루한 검풍’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수사가 더 늘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그렇다. 이런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 회장의 정공법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검찰이 갈 길 바쁜 SK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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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