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비밀곳간’ 무너진 내막

부정탄 ‘애물단지’ 조용히 버렸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애물단지’를 조용히 버렸다. 애지중지 끔찍하게 여겼던 사업을 어쩔 수 없이 접은 것. 윤 회장은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돈을 쏟아 부으며 공을 들인 만큼 허무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론 이 사업과 관련해 워낙 말들이 많았던 탓에 오히려 시원할 수도 있다. 과연 어떤 사연이기에….

지분 100% 소유한 경서티앤알 해산 뒤늦게 확인
내부거래, 이자 재테크 등 의혹 해소 차원 해석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야심작이었던 경서티앤알이 문을 닫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경서티앤알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법인 해산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 24일 해산을 결정해 청산인 선임을 통한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지중지 사업 왜?

경서티앤알은 윤 회장이 그동안 애지중지하던 그룹 계열사다. 2009년 6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경서티앤알은 부동산 개발업체로, 윤 회장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윤 회장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업계에선 경서티앤알이 그룹 후계구도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다. 윤 회장은 슬하에 2남(형덕-새봄)을 두고 있다. 이들은 현재 병역과 외국 유학을 마치고 경영수업 중이다. 둘 다 그룹 계열사 핵심 부서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그렇다면 윤 회장은 끔찍하게 여겼던 사업을 왜 갑자기 놓은 것일까.

경서티앤알은 인천 경서동 692-1번지 외 14필지 공장부지 9만690㎡(약 2만7000평)의 부동산신탁수익권을 취득해 임대료를 받아왔다. 이 매출이 수익의 전부였다. 다른 수입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8월 이 부지는 LG전자에 팔렸다. 경서티앤알으로선 사업 근거지가 없어진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경서티앤알의 주사업지였던 인천 공장부지가 매각돼 법인이 더 이상 존립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경서티앤알의 해산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부진한 실적이 그 이유로 꼽힌다. 경서티앤알은 설립 첫해인 2009년 영업이익 11억9800만원에 순손실 19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영업이익은 16억1300만원이었지만, 73억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재무구조도 엉망이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기준 경서티앤알의 총자산은 1157억3000만원. 총자본은 -92억5100만원에 총부채가 1249억8100만원에 이른다.

경서티앤알은 사정이 어려워지자 윤 회장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경서티앤알은 설립 당시 윤 회장으로부터 자본금의 1만500%가 넘는 52억6300만원을 차입하는 등 운영자금 용도로 총 162억6300만원을 꿨다. 경서티앤알은 윤 회장에게 연 8.5%의 이자를 꼬박꼬박 물다 지난해 전액 상환했다.

뿐만 아니다. 윤 회장은 경서티앤알의 내부거래 논란으로 적잖게 진땀을 흘렸다. 때문에 윤 회장이 논란 해소 차원에서 아예 사업을 접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4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 공정거래법 등에 따라 계열사간 직접적인 지원이 제한돼 있다. 하지만 경서티앤알은 모든 매출을 계열사를 통해 올려 말들이 많았다. ‘호위군’은 극동건설. 당연히 극동건설에서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윤석금 회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서티앤알은 설립 첫해인 2009년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00% 극동건설과의 거래로 발생한 금액이다. 임대료수입 명목이었다. 지난해에도 다르지 않았다. 매출 16억3200만원이 몽땅 극동건설에서 나왔다. 마찬가지로 토지를 임대해 얻은 수익이다.

올해도 경서티앤알의 ‘빌붙기’는 개선되지 않았다. 경서티앤알은 지난 1/4분기(2011년1월1일∼3월31일) 극동건설과의 용역거래로 5억6400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35%에 이르는 수준. 이대로라면 전년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이 40% 정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제 갓 출발한 신생사인 경서티앤알은 극동건설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자생 능력 제로인 회사”라며 “계열사의 지원은 정상궤도에 안착할 때까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경서티앤알이 ‘벌어먹던’인천 부지와 관련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역시 법인 해산과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경서티앤알은 극동건설이 소유한 인천 부지의 신탁수익권을 960억원에 취득해 다시 극동건설에 임대했다. 당시 윤 회장이 162억6300만원을 빌려줬고, 나머지는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경서티앤알은 지난 2년간 극동건설로부터 임대료 28억원을 받아 이중 20억원을 윤 회장에게 이자로 지불했다.

그러나 별다른 실적이 없었던 경서티앤알은 갈수록 부채만 쌓이자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며 지난해 말 1050억원에 이 부지 수익권을 경서산업개발에 양도, 먼저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440억원을 받아 윤 회장 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결국 윤 회장은 자신의 회사가 사실상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데다 덤으로 불과 2년 만에 이자 20억원을 챙긴 셈이다.

“오히려 후련하다”

그룹 측은 “윤 회장의 손해가 더 크다”고 일축했지만, 이를 놓고 ‘수상한 재테크’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부지 수익권을 매입한 경서산업개발의 실체를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업체는 매매 직전 자본금 100만원으로 설립된 ‘1인 회사’라 의혹이 더욱 증폭된 바 있다.

웅진그룹 측도 이번에 경서티앤알이 해산돼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룹 관계자는 “경서티앤알 사업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많이 받았는데 해산으로 인해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그렇다고 윤 회장이 이익을 챙긴 것은 아니다. 경서티앤알에 투입한 사재 중 일부의 손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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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