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황제 향응’ 진실게임

“3000만원 룸살롱 술접대” vs “사실무근…생사람 잡는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신 회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룸살롱에서 수천만원의 술접대를 했는데, 신 회장이 그 자리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고소인의 주장. 이에 롯데 측은 생사람을 잡고 있다며 펄쩍 뛰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사업유치 대가 수차례 접대…무산되자 나몰라”
사기 혐의로 대검 피소…“말도 안 된다” 반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공연기획사 대표 옥모씨는 지난달 18일 “사업 유치를 대가로 수천만원의 술접대를 제공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신 회장을 대검에 고소했다.

옥씨는 고소장에서 “롯데그룹 회장으로 있으면서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신 회장이 인도국제영화제(IIFA)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약 3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 및 선물을 제공받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명품 선물도 전달”

고소장에 따르면 인도국제영화제 유치를 추진하던 옥씨는 대학 교수인 A씨를 통해 한국방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을 소개받았다. A씨와 신 회장은 평소 친한 친구사이로, A씨의 부친이 롯데 고위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인연으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 회장이 인도국제영화제를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게 옥씨의 주장이다. 이후 옥씨의 술접대가 이어졌다. 옥씨는 Z업소, S업소, M업소 등 강남 고급 룸살롱과 가라오케에서 3차례에 걸쳐 신 회장에게 술접대를 했다. 옥씨가 지불한 접대비용은 모두 3000만원에 달한다.

‘▲2009년 12월24일 420만원…▲12월29일 1618만원…▲2010년 2월17일 600만원…’ 이 가운데 2월17일 술자리엔 A씨와 신 회장 외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 2명도 동석했다. 옥씨는 신 회장에게 술접대 뿐만 아니라 12월29일 448만원 상당의 헤르메스 벨트 등을 선물했다.

옥씨는 “A씨가 인도국제영화제를 유치하려면 신 회장에게 접대를 해야 한다고 부추겨 내키지 않았으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신 회장은 국가의 중요행사를 할 의사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접대를 받지 말고 거부 의사를 확실하게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인도국제영화제는 2000년 시작된 인도 최대의 영화 축제다. 각종 시상식을 비롯해 다채로운 문화 행사와 패션쇼, 배우와 팬들의 만남 등의 장이 펼쳐진다. 그동안 런던, 싱가포르, 두바이, 암스테르담, 마카오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돼 성황을 이뤘다.

2010년 인도국제영화제 한국 개최는 지난해 1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 순방 방문 때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한 ‘한국-인도 우호의 밤’행사에서 발표됐다. 영화제가 6월10일부터 13일까지 롯데호텔과 올림픽체조경기장 등에서 개최된다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나왔다. 당시 한국관광공사는 영화제를 개최할 경우 국가브랜드 홍보효과 644억원, 국내 관광수익 430억원 등 총 1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유발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인도를 비롯한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널리 알려지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옥씨는 2009년 10월부터 영화제의 한국 유치를 추진해 이 대통령 인도 방문 전인 2009년 12월 영화제 측과 서울 유치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화제는 서울이 아닌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개최됐다. 옥씨가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유치를 할 수 없게 되자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옥씨는 “영화제 개최를 위해 많은 사비를 들여가면서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신 회장에게 철저히 농락당했다. 그는 영화제를 내세워 접대만 받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측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한마디로 생사람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옥씨의 주장은) 일방적인 것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심각한 수준의 명예훼손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번 신 회장의 피소는 여자 연예인이 술자리에 동석해 파문이 일었던 사건의 연장선상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옥씨는 지난 3월 영화제가 무산되자 “큰 피해를 봤다”며 자신에게 신 회장을 소개한 A씨를 사기와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었다.

옥씨는 “영화제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A씨가 100억원대 지원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접대를 요구했다”며 “롯데그룹 20억원 등 대기업에서 협찬금을 받아 줄 것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믿고 강남 룸살롱 등에서 수십차례에 걸쳐 수억원어치의 술자리를 제공했지만, 약속과 달리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고 영화제 유치도 무산돼 약 5억원에 달하는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옥씨는 접대 자리에 여자 연예인 등도 함께 있었다고 전해 화제를 모았다. 또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협박을 당했다는 의혹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철저히 농락당해”

이에 A씨는 “옥씨를 만난 사실은 있지만 예산 지원을 약속하거나 향응 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오히려 영화제 무산으로 내가 피해를 봤다.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증거 불충분으로 A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전반적인 사실관계와 관련자 진술을 검토한 결과 A씨가 사기행각을 벌였다거나 거짓을 약속한 정황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자 연예인도 술집 관계자와 친분이 있어 술자리에 동석했을 뿐 별다른 의혹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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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