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조 도박판과 S파 보스 풀스토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7.16 12:10:19
  • 호수 11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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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판돈이 수백억 ‘도박계 잡스’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동생들은 민간인을 집단 폭행해 구속됐다. 큰형님은 수천억원대 불법스포츠 도박장을 운영하다 붙잡혔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광주 집단폭행 사건을 일으킨 S파 보스 A씨가 수천억원대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불법 스포츠 도박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렸다.

지난 5월 전남 광주서 한 남성이 8명에 둘러싸여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구타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폭행 현장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국민적 충격을 안겼다. 가해자 8명은 모두 S파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큰형님의 대박
알고보니 사기

당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S파 조직원들이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 조직원은 돌까지 집어 들어 폭행했다. 피해자는 폭행당하는 과정서 손가락이나 나뭇가지로 양쪽 눈을 심하게 찔려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 눈 주위의 뼈도 무너졌으며, 수술 중에 4∼5cm 크기의 나무조각도 나왔다.

S파 조직원들의 이런 만행에 조폭업계에선 ‘어린 친구들이 조직에 돈 좀 있다고 눈에 뵈는 게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폭 관계자는 “S파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불법 도박사이트로 수조원의 돈을 굴렸다”며 “S파 보스는 현재 사이트를 운영하다 걸려 징역을 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경찰은 4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폭들을 검거한 바 있다. 사이트를 운영한 조폭이 바로 S파였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해외에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회원 5만여명에게 4조1000억원을 입금 받아 2000억원을 챙긴 S파 조직원 박모씨 등 15명을 지난해 8월8일 구속했다.

불법 도박사이트 사건에 연루 의혹
5만명 4조1000억 베팅…2000억 챙겨

범행으로 거둬들인 수익으로 강남 고급 아파트서 거주하며, 수억원에 달하는 고급 외제차를 타는 등 호화생활을 즐겼다. 특히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금고에 5만원권을 수북 쌓아뒀다. 경찰은 검거 과정서 현금 14억2400만원을 압수했다.

당시 S파 보스로 불렸던 A씨는 불법 도박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그런데 4조 불법 도박과 다른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

S파가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 근무했던 B씨는 “경찰도 A씨가 S파 보스로 도박사이트의 실질적인 운영자라는 걸 알았다”며 “하지만 S파 내부서 이미 대신 들어갈 사람들이 다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A씨까지 엮지 못했다”고 말했다.

4조 도박사건 수사 발표에 따르면 S파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힌 알바생이나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신변이 노출되지 않도록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 붙잡힌 알바생이나 직원들을 돈으로 매수하거나 협박 등으로 위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생들이 총대
대신 철창으로

이에 대해 일산 동부경찰서에 당시 수사 상황을 질의했지만 ‘수사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수사 팀장이었던 김선겸 일산동부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장은 언론과 인터뷰서 “이 조직은 조직폭력배들이 관리했었고, 3년여에 걸쳐 단속이 되어도 ‘꼬리 자르기’식으로 영업을 이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A씨가 S파의 보스라는 근거는 무엇일까. 

A씨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S파 조직원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된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A씨는 1995, 1997년에 걸쳐 S파 조직원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

또 A씨는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로 징역형을 살기도 했다. 서울 강남 일대서 사설 카지노를 차려 놓고 100억원가량의 도박판을 벌여 거액을 챙긴 혐의로 2011년 8월 경찰에 적발됐다.

이때 A씨 등 S파 조직원들이 ‘롤링’(도박꾼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일)을 하며 알게 된 재력가들에게 도박을 시켜주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당시 ‘도박 개장죄’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 등으로 2012년 2월16일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출소 후 2013년부터 불법 도박사이트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내외적으로 A씨가 S파의 조직원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우두머리’라고 업계에선 입을 모았다. A씨를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C씨는 “요즘 조폭은 돈 많은 놈이 ‘오야’(대장)다. A씨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엄청난 돈을 벌었다”며 “토토계의 ‘스티븐 잡스’로 불린다. 자연스럽게 A씨가 S파의 실질적인 보스가 됐다”고 말했다.

“요즘 조폭은
돈 많으면 대장”

실제로 A씨는 수백 개의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를 S파 조직원들에게 맡기며, 피라미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한다. 업계에선 이를 ‘내려준다’고 표현했다. A씨는 각각의 도박사이트를 S파 직계 조직원들에게 내려주며, 지분을 정해 수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직접 사이트를 운영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수사를 피할 수 있었다. 지난해 구속된 S파 박씨는 A씨의 직계 조직원이다. 박씨와 A씨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함께 조직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수사에서도 박씨가 도박사이트의 실질적인 총책으로 지목됐다. 박씨가 A씨 대신 수사를 받았던 셈이다.


그런 A씨가 현재 도박장 개설 혐의로 징역형을 살고 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4조 도박 사건서 A씨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수사를 피해 싱가포르에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경찰 수사가 끝날 무렵인 지난해 중순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다른 조직원들이 대신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돌아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검찰은 A씨를 도박장 개설 혐의로 돌연 구속했다. 4조 도박 사건과 별건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체육진흥법위반’(도박장개장 등) ‘도박공간 개설’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꼬리 자르기로 수사망 피해
다른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

혐의가 인정돼 법원은 지난 1월16일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A씨는 도박사이트의 실질 운영자는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5월부터 중국 청도에 사무실을 두고 스포츠 경기의 승패 및 달팽이, 사다리 게임을 운영했다. 더불어 A씨는 팀장급 직원들을 두며, 중간 운영자로서 사이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특정 다수의 회원들에게 2217억원을 입금 받았다.

A씨의 혐의는 4조 도박사건과 상당 부분 겹친다. 먼저 이 판결문에는 A씨가 ‘범행을 계획했다’ ‘사이트를 운영했다’ ‘지휘하여’ ‘큰사장으로’ ‘임금 받았다’ 등의 표현을 썼다. 실질적으로 A씨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고 적시한 것이다.

4조 도박사건 역시 S파가 중국 청도에 도박장을 개설했으며, 사다리, 달팽이 게임 등을 운영하며 회원들에게 베팅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현지서 총괄하며, S파 출신의 국내 운영자들과 긴밀히 연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간 운영자 및 관리책, 팀장, 홍보, 통장모집책 등으로 나눠 관리한 것 역시 A씨의 사건과 수법이 유사했다.

검 수사 피해
싱가포르 도주

이 때문에 4조 도박 사건과 A씨의 혐의가 ‘한 줄기’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입장을 듣지 못했다. 다만 A씨의 1심 변호인과 연락이 닿았다. A씨의 변호인은 “현재 A씨의 변론을 맡고 있지 않다. 형사 사건이기 때문에 의뢰인 사건과 관련해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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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S파 보스 구속한 검사 ‘알고 보니’ 정홍원 전 총리 외아들

S파 보스 A씨를 구속한 담당 검사가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인 정우준 검사인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정 검사는 ‘드루킹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수사를 맡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업계에선 정 검사가 A씨를 제대로 수사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지난해 4조 도박 사건을 수사 때 A씨가 혐의에서 빠져나가자, 담당검사가 다른 불법 도박사이트 건으로 A씨를 구속해 유죄를 이끌어냈다”고 귀띔했다. 

<일요시사>는 정 검사에게 당시 사건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 검사는 용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과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며 해외 저널에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공학박사를 취득한 이후 뒤늦게 사법시험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검사는 2009년 사법연수원을 38기로 졸업하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서 검사로 첫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보다 인간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사법시험에 도전하게 됐다”며 “첨단 컴퓨터 범죄나 지적 재산권 침해 수사 전문 검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e스포츠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등 이른바 ‘첨수통(첨단범죄수사통)’이다. 지난 1월 인사에서 인천지검 특수부인 형사 4부에 발령 난 이후 5개월 만에 특검팀에 합류했다.

정 검사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이기도 하다. 정 전 총리는 국무총리에 앞서 대검 감찰부장, 부산·광주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 검찰 고위직을 지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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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