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운 쥔 과거사위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09 12:37:34
  • 호수 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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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 잡을 저승사자 뜬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검찰 특수부가 지고 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가 뜰 전망이다. 과거사위는 검찰의 과거 인권침해나 검찰권 남용 등을 반성하기 위해 지난해 발족됐다. 하지만 과거사위가 재조사 권고한 사건들은 하나같이 반성 차원이 아니다. 향후 전현직 검사들에게 불똥이 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비롯해 수사 과정서 의혹과 논란을 남긴 이른바 과거사 사건에 대해 검찰 진상조사단이 옛 수사에 문제점이 있었는지 밝히기 위해 성역 없는 조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자연 사건 등 
11건 규명 착수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 위원인 이용구 법무실장은 지난 3일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검찰권 행사에서 부적절했던 점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이 실장은 “위원회는 조사방향에 대해 권고할 뿐이고 구체적인 방식은 대검찰청 소속 진상조사단이 자율적으로 맡아 결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사단은 의혹 연루 정황이 드러난다면 당시 검찰총장은 물론 법무부장관까지 대상으로 삼아 성역 없이 조사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과거사위는 지난달 6일 과거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의 사건을 1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으로 선정했다. 

조사단 42명으로 증원…본격 채비
수면 아래 가라앉은 사건 다시 수사

대상 사건은 ▲김근태 고문사건(1985년)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삼례 나라 슈퍼 사건(1999년) ▲약촌오거리 사건(2000년) ▲PD수첩 사건(2008년)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사건(2010년)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2011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사건(2012년) ▲김학의 차관 사건(2013년) ▲남산 3억 원 제공 의혹 등 신한금융 관련 사건(2008년·2010년·2015년) 등 12건이다.

과거사위는 “지난 3월12일부터 지난 16일까지 3회에 걸쳐 대검 진상조사단으로부터 1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 받아 검토했다”며 “그 결과 수사나 공판과정서 인권침해 또는 축소·은폐 의혹이 있다고 판단된 3건에 대해 추가로 본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조사단은 외부단원인 교수 12명, 변호사 12명과 내부 단원인 검사 6명이 참여하는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방대한 업무량 등을 감안해 검사 6명을 추가 파견하고 수사관 6명도 조사단에 합류한 상태다. 

위원회는 업무량에 따라 조사단 추가 확대도 검토 중이다. 논란이 됐던 여러 사건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조사단 규모를 확대하는 등 위원회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전전 정권 
부실수사 겨냥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향후 과거사위가 특수부보다 더 주목 받을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과거사위는 현 정부서 밀어주고 있는 곳”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당시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도 석연치 않게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나 과거사위 조사 과정에 전현직 검사들이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과거사위에 선정된 장자연 리스트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연예계의 성상납 실태를 고발하고 세상을 등진 장자연 사건이 청와대 국민 청원 재수사 요청으로 인해 재점화된 바 있다. 

지난 2월26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고 장자연의 한 맺힌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한 달만에 동의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지난달 13일 이 청원에 대해 “앞으로 검찰 진상조사단은 사전조사를 통해 본격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답변까지 했다.

장자연 사건은 2009년 신인 배우 장자연이 유력인사들에게 성상납을 강요받다 이를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 및 성 상납 대상자인 유력인사에 대한 리스트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다. 
 

일명 ‘장자연 리스트’에선 언론사와 기업체 대표, 방송사 PD 등 실명 등이 공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대형 의혹들
봐주기 있었나

장자연은 당시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31명에게 100여번의 술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 내가 죽더라도, 죽어서라도 저승에서 꼭 복수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룸살롱서 술 접대를 시켰다. 잠자리를 강요받았을 뿐 아니라 방안에 가둬놓고 때리고, 온갖 욕설을 들었다. 그렇게 지내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넉 달간 경찰 수사에 이은 검찰 보완수사에도 불구하고 술접대 강요와 유력인사 성접대 의혹에 대해 모두 증거 부족을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은 검찰의 대표적인 ‘제 식구 감싸기’ 수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현직 검사들에게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선 조사 결과에 따라 당시 수사 라인에 있었던 전현직 검사들의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3월 강원도 원주시 한 별장서 건설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당시 현장서 찍은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김 전 차관은 취임한 지 6일 만에 차관직서 사퇴했다.


경찰은 수사를 벌인 뒤 같은 해 6월 김 전 차관과 윤씨에 대해 특수강간 등 혐의를 적용,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같은 해 11월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피해 여성으로 알려진 A씨가 등장해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며 지난 2014년 7월 검찰에 김 전 차관 등을 고소했고 재수사가 진행됐지만 ‘혐의없음’으로 결론났다. 

A씨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등이 근거였다.

벌벌 떨고 있는 전현직 검사들 
당시 특혜·면죄부 여부 초점

당시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수사 결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다. 특히 재수사 과정서 김 전 차관 등을 단 한 차례도 소환 조사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에 검찰이 사실상 ‘봐주기’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검찰 재수사가 종결된 지 4년이 지나 과거사위의 본 조사 결정으로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 사건을 두고 부당한 사건 축소·은폐 의혹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진상 규명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진상조사단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조사단에 정식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사건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현직 검사 등 당시 사건에 연루됐던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당사자들이 조사를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조사단의 조사는 임의조사에 불과하고 강제 조사할 방법이 없다. 임의 협조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에 대해 조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당시 수사상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적극 진술할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강제성이 없는 조사에 전현직 검사 등 핵심 인물 등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종결된 사건이기에 이들이 조사를 거부한다면 수사가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걸리면?
처벌·징계 주목

또 위원회 활동 기간에 비해 조사 대상이 많다는 점도 한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원회 활동이 한 차례 연장되더라도 최장 9개월에 불과하다. 시간에 쫓겨 진상 규명에 이르지 못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일부 위원이 담당했던 사건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등 사건 선정을 두고 공정성 시비도 일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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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