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근혜정부 시민단체 표적사찰 의혹

한 사람 잡으려 63명 털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시민단체 사무총장이 구속됐다. 사무실과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기부·후원금 통장 거래내역은 물론 가족과 지인의 개인 계좌도 털렸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민원인들이 참고인으로 불려갔다. 압수수색 이전 검찰의 내사가 있었다는 말도 들린다. 사무총장은 검찰에 표적수사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민생대책위)는 서울 영등포구 청과물시장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도로 양옆으로 청과물가게가 늘어선 시장 안에서 사무실은 입구조차 찾기 어려웠다. 한 가게 뒤편에 사무실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3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과일 단내가 코를 찔렀다. 좁은 계단에는 쓰레기가 즐비했다.

좁은 사무실
직원 1명뿐

20평 남짓한 사무실은 책상과 컴퓨터, 복사기 등 사무집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직원이라곤 이 단체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순환씨뿐. 그는 회의실 겸 사용하는 자신의 방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일을 논의했다. 그사이에도 전화는 띄엄띄엄 걸려왔다. 

이렇듯 평범한 시민단체 사무실에 지난 2016년 10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공안부 수사관 10여명이 찾아왔다. 압수수색이었다.

민생대책위는 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피해를 구제, 예방하는 데 목적을 둔 비영리단체다. 지난 2013년 1월 ‘서민과 함께’ 슬로건을 걸고 출범했다. 민생대책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갑질 사건의 피해자다. 


김씨는 “민생대책위는 서민 피해자들이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곳”이라며 “큰 시민단체가 외면하거나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우리에게 온다”고 했다. 2016년 4월 ‘갑질 민원상담센터’를 시작한 이후 상담 전화는 더욱 늘어났다.

민생대책위는 검찰 고발, 지자체나 공공기관에 조사 요청, 기업에 직접 질의 등의 방법으로 갑질 피해자 구제에 나선다. 이외에도 2013년 7월 충남 태안서 일어난 ‘사설 해병대 병영체험 사고’ 피해자의 의사자 지정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갑질 피해자 구제 시민단체
갑작스러운 압수수색 당해

2016년 10월24일 압수수색 직전까지도 민생대책위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었다. 10월21일에는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 대해 국기문란, 허위사실 유포, 부정입학 공모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앞서 5월에는 ‘가짜 백수오’ 문제를 두고 한견표 당시 한국소비자원 원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김씨는 압수수색 당시 “처음에는 너무 놀라 대응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검찰은 민생대책위 사무실뿐만 아니라 김씨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 과정서 검찰은 민생대책위 기부·후원금 통장 등을 확보했다. 그리고 압수수색 당일부터 10월28일까지 닷새에 걸쳐 통장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기부자, 후원자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5일 동안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람은 전화 조사를 포함, 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대책위 위원은 물론 민원인도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자료는 3600여쪽에 달했다. 


검찰서 직접 참고인 조사를 받은 민생대책위 고문 김○○씨는 “담당 검사가 (조사에서)‘왜 이런 단체에 가입했느냐’고 물으면서 사기 단체로 치부하는 듯해 기분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지인을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과정서 후원금 30만원을 몰래 내준 적이 있는데, 검찰이 조사 과정서 지인에게 (민생대책위에)왜 돈을 냈는지 물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참고인이 무려…
자료만 3600쪽

사무총장 김씨는 “검찰은 민생대책위 통장뿐 아니라 제 지인과 부모님, 작은 누나의 개인 계좌까지 모조리 털었다”며 “제가 단체 통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돈을 받았다고 의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틀 뒤인 10월26일 김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가 중대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였다.

변호인들은 김씨에게 일정한 주거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구속 사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또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김씨가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점, 당뇨 치료 필요성 등의 사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변호인 측에서 증거로 제시한 김씨의 건강진단서를 보면 그의 혈당 수치는 433mmHg 정도였다.

그러나 김씨는 영장실질심사 다음날인 10월29일 구속됐다. 이후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공갈미수, 사기 혐의로 김씨를 기소했다. 

김씨는 ▲환경설비 제조회사 (주)한기실업과 GS건설 간의 사업 수주 합의 과정 ▲육류 가공업 회사 (주)신화, 양곡업 회사 (주)가나안당진알피씨와 (주)롯데유통, (주)롯데상사 간의 하도급 분쟁 ▲산업용 가스 제조업 회사 (주)인성EST와 (주)태광산업 간 기업가치 평가 분쟁 ▲이○○씨의 업무상 과실치상 사건 해결 과정 ▲스마트폰 피해대책위원회 관련 사건 등에서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알선했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또 검찰은 김씨가 한기실업과 GS건설 간 합의가 성사되자 추가로 돈을 받아 내려고 했으나 한기실업이 거절하자 합의를 파기할 것처럼 겁을 줬다며 공갈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이○○씨에게 사건 하나를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민·형사 사건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후 돈을 이체 받았음에도 해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가 법률사무의 대가로 받은 돈은 8400만원가량이다.

김씨는 당시 검찰이 제기한 공소 내용에 대해 “민생대책위는 2016년까지 200건이 넘는 민원을 해결했다. 그런데 검찰이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참고인 60여명을 조사한 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게 고작 6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마저도 시민단체가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 간 분쟁에 개입하는 과정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다. 돈은 기부·후원 명목으로 받았을 뿐 사적인 용도로 받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구속되는 바람에 민원인의 요청대로 진행하지 못했을 뿐,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김씨에게 징역 10월에 추징금 1700만원을 선고했다. 한기실업과 GS건설 간 합의 과정서의 공갈미수 혐의, 스마트폰 피해자대책위원회 관련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결났다. 

법원은 그 외 사건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양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양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쌍방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변호사법 위반
일부 유죄 판결

김씨는 지난해 8월26일 구속정지 출소했다. 그는 “검찰은 직원이 몇 명 되지도 않는 작은 시민단체를 상대로 투망식, 올가미식 수사를 펼쳤다”며 “나와 내 주변을 말 그대로 탈탈 털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씨는 지난해 11월 한기실업 박○○ 대표를 무고죄로 고소하기에 이른다. 박 대표의 고소장이 허위 내용으로 작성됐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돈이 오간 부분이다. 김씨는 박 대표가 먼저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고, 박 대표는 반대로 김씨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내줬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박 대표가 법정서 증언한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씨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1월 재판 과정서 증인으로 출석해 “고소인(김순환)이 돈을 한 차례도 요구한 적이 없다” “개인 돈으로 어려운 일을 하는 데 경비가 필요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등의 취지로 진술했다.

변호사법 위반·사기 등 혐의
직권남용으로 담당검사 고발

검찰은 김씨가 박 대표를 무고죄로 고소한 것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김씨가 박 대표의 고소 건으로 실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고소 사실과 법정 진술이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없었던 점에 미뤄 허위 내용으로 고소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불기소 처분 이유를 밝혔다.

불기소 처분 의견서에서 눈여겨볼만한 지점은 박 대표가 김씨를 고소한 시점이다. 의견서에 따르면 “(박 대표가) 고소를 준비하던 중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유사한 내용으로 (김씨를)내사 중에 있으니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하라는 전화를 받고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한다”는 내용이 있다. 박 대표가 실제 김씨를 고소한 시점은 2016년 8월23일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기 두 달 전이다.

불기소 처분 의견서대로면 검찰은 박 대표의 고소가 들어가기 전 이미 김씨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김순환씨가 나를 고소한 게 먼저다. 그래서 나도 대응 차원으로 고소한 것 뿐”이라며 “남부지검에 고소장을 넣었더니 검찰에서 연락이 와 조사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조사를 받는 과정서 검사가 자체적으로 (김씨에 대해)내사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진정서나 진술서 같은 뭔가 두꺼운 자료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민생대책위는 한기실업과 GS건설의 합의 이후 진행과정서 한기실업이 면허 대여, 임대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8월18일 박 대표를 사기, 면허 불법 임대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씨는 불기소 처분 의견서를 보고 검찰이 자신을 불법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남부지검에 검찰 내사 내용, 사건 인지 원인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검찰이 박 대표의 고소 전 이미 사건을 인지해 조사하고 있었다면 어디서 진정이나 고소가 들어왔는지 명확한 내용을 알고 싶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부존재’ 즉, 김씨가 청구한 정보 내역을 찾을 수 없다고 답했다.

내사 기록
“정보 없다”

김씨는 지난달 당시 담당 검사를 직권남용, 불법사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담당 검사가 자신을 비공식적으로 내사하던 중 뚜렷한 비리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2016년)8월 중순경 박 대표에게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하라고 전화로 종용, 지시했다며 이는 불법사찰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고소장이 접수됐으면 수사가 이뤄질 것이고, 수사기관서 절차에 따라 진행할 일”이라며 “이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검찰은 도대체 왜?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민생대책위) 사무총장 김순환씨는 2016년 10월29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17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감방에 있는 동안 ‘내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고초를 겪고 있는 걸까’를 계속 생각했다”며 “30년 가까이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면서 이 정도로 심하게 수사 받을 만큼 잘못을 저지른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출소 후 백방으로 주변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대책위 위원, 기자,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조합해 내린 결론은 이랬다. 그는 “2016년 5월 가짜 백수오 파문과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원장을 고발한 적이 있다”며 “그 일이 단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짜 백수오 파문은 지난 2015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된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서 식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민생대책위는 한국소비자원의 성급한 발표가 소비자와 재배농가, 제조사, 판매사 등에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소비자원 원장을 직권남용, 허위사실 유포, 영업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씨는 “자세한 내용은 아직 확인 중에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해부터 여러 의혹에 대해 공공기관에 진정서와 질의를 넣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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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