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말 못하는’ 미투 운동 사각지대

“나도!” 외치고 싶지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이 두 달째로 접어들었다. 법조계서 타오른 불길은 문화·예술계를 넘어 사회 곳곳에 침투했다. 미투는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아직 “나도 그렇다”고 외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일요시사>가 조명해봤다.
 

미투 운동은 두 달 만에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서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미투가 한국 사회에 끼칠 영향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미투의 필수 요소가 성폭력 피해자의 고백과 연대였기 때문이다.

감춰진 성폭력

성범죄는 신고율이 2% 미만에 머무를 정도로 암수율(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숫자의 비율)이 매우 높은 범죄다. 면식범에 의한 범죄도 많아 피해자들은 자신이 어떤 단초를 제공한 게 아닌지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 싸늘한 주변 시선도 신고나 상담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미투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사람들이 지지 받는 이유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철저한 사회적 단죄를 받고 있다. 대다수의 인사가 평생 쌓아온 명성과 명예를 잃었고 직책이나 지위를 내려놨다. 문화·예술계서 폭발적으로 터진 미투에 관객들은 보이콧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영화 전문 웹사이트 맥스무비가 영화 관객 127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2일까지 미투에 대한 인식 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관객의 82%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영화인이 출연하거나 연출한 작품을 관람하지 않겠다고 했다.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영화인이라도 성폭력 가해자로 확인되면 영화를 관람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87%였다. 전체 평균보다 더 엄격한 태도다.

국민들 지지 받지만
소외되는 부분 있어

미투에 대한 지지가 확고한 만큼 반작용이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성추문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여성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펜스 룰’이 등장했고, 일부 피해자의 폭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상황도 나왔다. 

한 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만큼 무고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시장조사기관 두잇서베이와 함께 국내 성인남녀 3914명을 대상으로 미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미투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또 미투가 성폭력 피해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응답도 68.8%에 이르렀다.

그러나 확고한 지지만큼 미투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과반(53.4%)에 달했다. 
 


사회에 만연한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거짓 폭로나 2차 폭력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미투가 진행돼야 한다는 여론이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미투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는 동안 아예 중심서 동떨어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는 성범죄에 있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 받아왔던 곳과 일치한다. 남성, 동성, 외국인 이주여성, 친족 사이서 발생하는 성폭력이다.

폭력성이 존재하는 조직 문화가 팽배한 곳에서는 남성 역시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특히 군대는 계급이 존재하고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폭력이나 성폭력이 일어나기 쉽다.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선임에 의한 성폭력이 이미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을 정도다.

하지만 군대 내 성폭력은 ‘장난’이나 ‘남자끼리 그 정도 가지고’라며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피해자들은 성적 가혹행위를 당하더라도 신고하지 못하고 혼자 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고를 하면 선임의 장난도 못 견디는 사람이 되는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수치심과 좌절감에 고통 받는다는 것.

다행인 점은 미투를 계기로 군대 내 성폭력을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2일 ‘군 성희롱·성폭력 피해 신고 전화’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성범죄 특별대책 TF’를 꾸려 3개월간 운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신고 접수부터 피해자 보호, 사건 처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신고 여건을 보장하는 게 목적이다.

동성간 성폭력 역시 외부로 알리기 힘들다. 영화 <연애담>의 이현주 감독이 동료 여성 감독에 대한 유사 성행위 혐의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감독은 영화계를 은퇴하는 등 철퇴를 맞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무려 2년의 법적 공방이 있었다.

외국인 이주 여성들의 현실도 참혹하긴 마찬가지다. 결혼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이주 여성은 가족이 해체되면 지원과 보호가 불가능해진다. 남편의 신원보증이 있어야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체류 기간이 만료되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남편과의 관계에 따라 신분이 바뀔 수 있기에 이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소리 한 번 내기가 어렵다.

침묵 강요받는 사람들
전문적인 접근 필요해


직장이 있는 이주 여성은 사업주가 왕이다. 2004년 외국인의 국내 고용을 지원하고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 불법 체류자를 줄인다는 취지로 고용허가제가 시작됐다. 이주 노동자는 국내에 체류하는 3년 동안 사업장을 3번만 바꿀 수 있는데, 이때 사업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만일 이주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당해 사업장을 이탈하는 과정서 사업주의 동의가 없었다면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된다.

또 성폭력 피해를 당해 사업장을 옮기고 싶다면 스스로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어가 서툴고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서 피해 증거를 모으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가해자가 있는 사업장에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하지만 현재 이주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지원 체계는 전무한 수준이다.

가족 등 친족간 일어나는 성폭력도 미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가족 관계가 망가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친족간 성폭력 피해자의 상당수는 미성년자다. 

미성년자 피해자에게는 가족의 말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너만 아무 말 않으면 조용히 넘어간다”는 강요는 피해자에게 상처로 남는다.


지난 5년간 매년 3만명에 육박하는 성폭력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전체 성폭력 피해자 10명 중 1명 정도가 친족이나 친인척에게 피해를 입지만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는 100명 중 4명에 그친다. 실제 은폐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친족간 성폭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피해를 입은 후에도 가해자와 한 집 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친족간 성폭력은 상습성을 띨 가능성이 높다. 

사회가 보호해야

하지만 친족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시설이나 지원은 열악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믿고 의지해야 할 대상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신체·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전문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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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