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루머’에 떠는 사람들 누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3.12 10:35:20
  • 호수 1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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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든 아니든 떠돌면 ‘가문의 망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는 성폭행 사실이 폭로되면서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다. 일각에선 ‘미투는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 세상의 왕(?)들이 떨고 있다. 소문만 무성한 유력인사들의 미투를 <일요시사>가 꼼꼼하게 살펴봤다. 
 

지난달 초 문화·예술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번지면서 고은 시인과 연극인 이윤택, 탤런트 조민기 등등이 줄줄이 이슈화 되며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은 숨죽이고 지켜봤다. 결국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미투가 터졌다. 

정치인의 내연녀
유력인사의 망신 

이 폭로로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을 내려놨으며 형사처벌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투로 차기 대권주자가 하루 아침에 정치인생을 마감하고 사라졌다. 이 때문에 아직 폭로되지 않은 사회 각 분야의 유력인사들이 덜덜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정치인 A씨]

유력 정치인 A씨가 미투 폭로가 걱정돼 이번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씨의 경우 평소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주변에 여자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그는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위직으로 근무하기도 했는데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저 자리에 갔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정부서 제대로 인사검증을 한 게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다.

수많은 여자 중 A씨의 내연녀로 불렸던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A씨를 등에 업고 온갖 갑질을 일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A씨의 보좌진들이 내연녀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후문. 

내연녀는 자신의 사적인 일들을 A씨 보좌진들에게 떠맡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보좌진들은 주변 동료에게 “상사가 (A씨) 내연녀까지 있어 힘들다”고 한풀이까지 했다. A씨와 내연녀의 관계는 지난해부터 멀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향후 내연녀의 움직임에 따라 A씨가 정치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억원 주고 입막음한 B씨]

오래전 B씨는 ‘여자를 잘못 건드렸다’가 수십억원을 들여 입막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B씨는 정재계서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충청권 인사다. 그런데 B씨가 성욕을 참지 못하고 첫 만남에 한 중년 여성을 덮쳤다(?)고 한다. 이 여성은 대학 시절 발레를 전공했으며 고상한 기품으로 많은 남자의 러브콜을 받았다.

‘안희정 후폭풍’ 곳곳 미투 운동 움직임
각계 유명인사들 소문 진위 파악 부심 


평소 여자를 좋아했던 B씨는 첫 만남에 성욕을 참지 못하고 큰 실수를 범한 것. 

중년여성은 이에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며 우회적으로 B씨를 압박했다. 중년여성을 달래기 위해 B씨는 수천만원의 돈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몇 차례 억대의 돈을 제안했지만 중년여성은 ‘고소장을 쓰고 있다’며 완고하게 버텼다. 
 

B씨는 ‘성폭행범’으로 몰리는 게 두려워 중년여성에게 10억원을 제안했다. 사건은 극적으로 합의가 됐으며 B씨는 한숨 돌렸다. 이 중년여성은 B씨에게 받은 10억원으로 충청도에 갤러리를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자 손댄 교수 C씨]

대학교수 C씨도 미투로 떨고 있다. 2년 전 C씨는 학교에 있던 여학생을 승용차에 태워 교외서 성추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교수는 산길을 걷자고 제안한 뒤 걸으며 덥석 손깍지를 끼였다고 한다. 그러다 인적이 없는 으슥한 산길로 여학생을 데려가 주위를 둘러본 뒤 키스를 퍼부었다고 한다. 

제자 도둑키스 한 교수
지인 성폭행한 아이돌 

이후 C씨는 여학생에게 입막음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 여학생은 미투 운동이 번지면서 C씨의 성추행 사실을 어떻게 폭로할지 고심 중이라고 한다. 현재 학내서 기자회견을 기획하는 등 시민단체와 연대해 C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학내에는 C씨의 성추행과 관련, 이 같은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 학교 측도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교수를 직위해제했다고 한다. 향후 학내 징계 위원회서 C씨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전해진다. 

[지인 성폭행한 아이돌 D]

아이돌그룹 보컬 D가 성폭행을 했다는 미투도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해당 여성은 6년 전 지인과 D의 숙소에 놀러갔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D와 여성은 고교 때부터 아는 누나-동생 사이였다. 

당시 이들은 함께 술자리를 했으며, 예약해둔 숙소서 함께 잠을 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D는 그곳에서 이 여성을 성폭행했다고 한다. 

아직은 수면 아래…유력인사 ‘#미투’
사실일 경우 최소 사회적 사망 선고 


이 여성에 따르면 당시 자신과 D 모두 하의가 벗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양쪽에 친구들이 누워서 자고 있는데도, D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것. 이 여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장 수치스러운 날이라며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D는 사건 발생 후 지인들에게 이 여성과 잤다는 말까지 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D가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고 온갖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 성폭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미지와 향후 활동에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실명이 아닌 이니셜로 아이돌  D가 지목됐기 때문에 각 아이돌 소속사에서 집중점검에 들어갔다. 

[여비서 손댄 E회장]

중견기업 E회장도 미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그는 평소 비서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많이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서들 모두 울면서 회장실을 나왔다고. E회장이 성폭행은 하지 않았지만 노골적인 성추행에 비서들 모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 

시작된 폭로전 
살아남을 자 누구 


E회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비서들의 몸에 손을 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비서들은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그의 권위에 압도돼 아무것도 못했다고. 몇 차례 이런 일이 있었을 때마다 비서들이 울면서 파견업체에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해당 파견업체는 한 달에 몇 번씩 비서를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폭력 피해 상담 급증 ‘왜?’
“미투 운동 보고 용기”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한국여성의전화에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 건수가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가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내놓은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6일까지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다. 

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미투 운동이 가해자가 유명인인 사례나 언론 보도를 통한 고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에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 100건 가운데 28건서 ‘미투’라는 단어가 직접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투 운동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미투 운동을 보며 피해를 입은 경험이 떠올라 상담을 결심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대로 두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아서” “이제야 그 일이 성폭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담을 희망한 사람도 있었다. 

지난해 상담 사례 2055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성폭력 피해로 인한 상담 건수가 29.5%로 가장 많았다. 가정폭력(28.1%), 데이트폭력(13.8%), 스토킹(8.8%) 등이 뒤를 이었다.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가 94.9%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전·현 배우자, 전·현 애인 등 데이트 상대자가 가해자인 사례가 45.9%를 차지했다.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이며 서로 잘 아는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진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성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33.9%가 성폭행·성추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모욕·비난·의심은 14.9%를 차지했다. 성폭력 가해자는 직장 관계자가 2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현 애인 등 데이트 상대자 23.7%, 친족 및 전·현 배우자 14.8% 순이었다. 성폭력 피해 상담서 2차 피해 경험이 드러난 사례는 19.3%였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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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