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내까지 바꾸고…” 뉴보텍 전 대표의 충격 고백

”형이 모두 앗아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왔더니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소재파악이 안 되는 거주불명 등록자가 돼있었고, 인감이 변경된 것도 모자라 특허권이 양도됐다. 심지어 아내까지 다른 사람으로 뒤바뀐 상황이었다. 소설이나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한승희 뉴보텍 전 대표가 실제 겪은 일이다. 이야기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승희씨는 지난 2003년 3월 뉴보텍 대표로 선임됐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뉴보텍은 상‧하수도관 등 환경 관련 배관자재를 제조하고 판매한다. 2009년 4월부터 한씨의 형 한거희씨가 대표에 취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씨는 “믿었던 형이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며 “2006년 일어난 사건이 모든 일의 시발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영애 사건에
징역 4년 받아

▲‘이영애’가 불러온 나비효과= 한씨는 뉴보텍 대표 시절 ‘주식회사 이영애’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펼치려다 이영애씨 측으로부터 명예훼손과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다. 2006년 2월 한씨는 “영화배우 이영애씨를 영입해 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이와 관련한 영화, 광고, 판권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와 공시를 낸 혐의를 받았다.

한씨는 이영애씨의 오빠인 이○○씨와 법인 설립 관련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지만 의사소통 과정서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영애씨 측은 애초에 사업 관련 이야기조차 없었다며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결국 한씨는 기자회견서 고개를 숙였다. 이영애씨 측은 사과를 받아들여 고소‧고발을 취하했지만 뉴보텍 주주들은 그를 증권거래법상 허위 공시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다 2006년 7월 한씨는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잠적했다. 그는 서울 한남동 소재의 도피처서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4년 동안 숨어 지내다 2010년 10월 검거됐다. 2010년 11월 구속 기소된 한씨는 배임, 업무상 횡령,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등이 인정돼 2012년 대법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뒤바뀐 아내= 처음 이상기류가 감지된 때는 한씨가 서울구치소에 있던 2011년 초 무렵이다. 당시 한씨의 아내 정○○씨는 남편을 면회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정씨는 아주버님인 한거희 대표의 요구로 남편의 수감증명서를 떼려 했다. 서울구치소 측은 수감증명서는 가족만 발급받을 수 있다며 정씨의 요청을 거절했다.

정씨가 자신을 한씨의 아내라고 말했지만 서울구치소 창구 직원은 “컴퓨터 서류상에 기재된 한씨의 아내 이름은 정○○씨가 아니라 다른 이름”이라며 “본인이 정말 아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씨는 주민센터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가고 나서야 수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정씨는 지난 2월5일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한거희 대표가 회사 업무에 필요하다고 해서 수감증명서를 두 번 떼다줬다”며 “그때마다 서울구치소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 직원이 언급한 다른 이름은 이○○씨다.

4년 수감생활 하고 나왔더니…
가족 잃고 돈 잃고 ‘엉망진창’

지난달 1월19일 서울 청담동의 한 사무실서 만난 한씨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내 아내로 등록돼있고 진짜 아내(정씨)는 그 여자(이씨)가 누구냐고 묻고 정말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구치소 입소 당시 한씨가 직접 작성한 수용기록부 가족사항란에는 아내 이름이 정씨로 기재돼있다.


그는 “2011년 초 아내 정씨가 서울구치소에 가족관계증명서를 두 번 제출한 일 말고도 최소 6차례에 걸쳐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2013년 7월 경주교도소 정기재심 과정에서 분류심판관으로부터 가족관계를 확인받던 중 “두 사람(정씨와 이씨) 가운데 누가 진짜 부인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자리서 그는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2014년 5월 천안개방교도소서 귀휴심사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씨는 “몇 번을 요구해도 수정되지 않아 직접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전산 수용기록부에 기재된 본인(한승희)의 처(정씨) 외 아내로 등록돼있는 사람(이씨)의 신상정보를 천안개방교도소 측에 요구했다.

회사 전 직원
아내로 둔갑

2014년 5월 천안개방교도소 측이 공개한 내용에는 한씨의 아내가 정씨가 아닌 이씨로 나온다. 이씨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제외한 주소나 주민번호, 등록일자에 대해서는 ‘기록없음’으로 적혀있다. 

해당 정보를 근거로 한씨는 대리인 변호사를 통해 서울구치소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누가, 언제, 무엇을 근거로 이씨가 자신의 아내로 등록된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2014년 6월 서울구치소 측은 “2010년 10월19일 신상정보 입력담당자 박○○ 교사가 (한씨의 정보를)등록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오랜 기간의 경과로 당시 등록 경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며 “다만 접견예약자 등록 과정서 단순 착오에 의해 오등록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서울구치소 측은 “가족사항 오등록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했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그 사이 가족은 이미 파탄 상태였다.

의문점은 한씨의 아내라고 기입된 이씨의 정체다. 

한씨는 면회 온 아내 정씨가 ‘이씨는 대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이름이 비슷했던 자신의 담당 검사로 착각할 만큼 그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그러다 한씨가 출소 후 확인한 결과 이씨는 뉴보텍 경영지원본부에 근무했던 직원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수용기록부에 한씨의 아내로 잘못 기입된 여성이 공교롭게도 뉴보텍 전 직원이었다는 것. 

한씨는 “2014년 10월13일 출소해 이씨에 대한 정보를 찾았고 11월20일 만났다”며 “그 자리서 자초지종을 물었고 이씨는 다음날(21일) 모든 사실을 알려준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오지도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본인도 해당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답했다. 

1월31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이씨는 “뉴보텍을 그만둔 후 교도소서 전화가 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무척 황당했다”며 “한씨와는 당연히 아무 관계도 아니다”고 말했다. 뉴보텍 비서실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 전 직원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거듭 놀라운 점은 한씨의 1심 재판을 맡고 있던 변호사 역시 뉴보텍 고문변호사였다는 사실이다. 

한씨는 “1심 변호사 양종관씨가 뉴보텍 고문변호사인 줄 그때는 전혀 몰랐다”며 “양 변호사는 형이 소개해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뉴보텍 내부 사정에 밝은 익명의 관계자는 “양 변호사는 2009년 한거희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뉴보텍 고문변호사가 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감은 왜?= 황당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씨의 주민등록은 수감기간 중인 2011년 5월20일 재등록됐다가 같은 해 9월5일 거주불명 등록 상태가 됐다. 2011년 5월25일 그의 인감이 바뀌었고, 같은 날 인감증명이 5부 발급됐다. 


6월3일에는 누군가 그의 주민등록초본 2부를 떼어갔다. 한씨는 약 4개월 사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여러 번 바뀐 사실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양 변호사가 보낸 서신을 통해 전입신고를 한 게 한 대표라는 점만 파악한 상태였다. 양 변호사는 2011년 5월20일 “형님께서 한승희님의 주소를 형님 주민등록 내 동생으로 전입신고를 해 두었다고 합니다. 한승희님의 주민등록상 주소는 형님 집 주소와 일치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신을 한씨에게 보냈다.

한씨는 사실 확인을 위해 출소 후 서울 관악구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자신의 주민등록 재등록‧전입‧거주불명 등록 등이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 2011년 5월부터 9월 사이 인감‧초본‧등본 등 자신의 개인증명서 발행 여부와 신청자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형수가 인감을
특허권 때문에?

관악구청은 청구 내용이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라는 점을 들어 ‘비공개’ 결정을 통보했다. 한씨는 “나도 모르는 새 내 개인정보가 난도질됐는데 그 행위자가 누군지 당사자가 확인을 못하는 게 어이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후 수차례의 정보공개 청구 끝에 그는 정보의 일부가 공개된 서식을 받아볼 수 있었다. 주민등록 재등록, 거주불명 등록 신고서였다. 해당 신고서는 성명, 주민번호, 세대주와의 관계 등 신고인의 신상정보가 검게 지워져 있었다. 다만 세대주는 한 대표로 돼있다.

한씨는 전북 순창으로 주소 이전까지 하면서 떼어본 인감대장을 통해 자신의 인감을 변경한 사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1년 5월25일 서면 신고를 통해 한씨의 인감 변경 신고를 한 사람은 김○○씨. 한씨의 형수, 즉 한 대표의 아내였다.

당사자가 아닌 대리인이 인감을 변경할 경우 그 절차는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일반적으로 복역이나 징집 등 대통령령이 정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본인이 직접 변경 신고를 하도록 돼있다. 

대리인이 인감을 변경하려면 서면신고용 인감 변경 신고서, 사유 입증 서류, 보증인 1명의 인감이 필요하다. 이때 보증인은 대리인과 동일한 사람이면 안 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
아버지도 안 믿어줘

특히 수감자의 인감을 대리인이 변경하기 위해서는 기관의 직인이 찍힌 수감증명서는 물론 서면신고서 여백에 수감자 본인의 무인 날인과 교도관 서명이 있어야 한다. 한씨는 “내 인감을 바꾸기 위해 아내에게 수감증명서를 떼오라고 한 것 같다”며 “수감돼있는 동안 인감이 바뀌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무인 날인을 한 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이한 점은 5월20일 작성된 한씨의 주민등록 재등록 신고서에 5월25일 김씨가 변경한 인감도장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한씨는 “양 변호사가 전입신고와 관련해 서신을 보낸 2011년 5월20일은 금요일이다. 수감자는 서신을 바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그 다음 주 월요일에야 내용을 파악했다. 그때서야 전입신고에 대해서 확인했을 뿐 주민등록 재등록은 물론 인감 관련 내용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한씨의 인감을 바꿨을까.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 양도 절차를 진행할 때는 권리이전 등록신청서와 양도인의 인감 날인이 된 양도계약서가 필요하다. 여기에 발급일로부터 6개월 이내의 인감증명서를 준비해야 한다.

실제 2011년 6월경 한씨가 권리를 가지고 있던 다수의 특허권과 디자인권이 뉴보텍으로 ‘권리의 전부 이전 등록’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씨가 2005년 12월23일 출원한 ‘다관절 자유곡관을 구비한 오수받이 장치’의 권리가 2011년 6월23일 뉴보텍으로 양도된 식이다. 이렇듯 특허권 4개, 디자인권 5개 등 확인된 것만 총 9개 물품에 대한 권리가 2011년 6~7월 사이에 뉴보텍으로 이전됐다. 같은 해 9월에 그는 거주불명 등록자가 됐다.

한씨는 2015년 9월30일과 지난 2월13일 특허권 권리 변경에 대해 뉴보텍의 소명을 요구하는 최고서를 두 차례에 걸쳐 발송했다. 

그는 “특허권의 권리 이전과 관련해 양도 또는 사용에 대한 의사 표시를 한 사실이 없다”며 “어떤 사유로 권리가 이전됐고 그 과정서 필요했을 인감증명과 그 발급자, 발급 경위, 발급에 따른 위임사항 등에 대해 10일 이내에 소명해달라”고 뉴보텍에 요구했다. 

한씨에 따르면 뉴보텍은 2015년 9월에 보낸 최고서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고, 2월에 보낸 최고서는 아예 ‘수취거절’을 한 상태다.

내용증명 보내도
전혀 답변 안 해

한씨는 “다른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으면 다 3류 막장드라마라고 한다. 심지어는 아버지조차 내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아 이 많은 자료를 모았다”며 서류뭉치를 들어 보였다.

그는 “4년 수감생활을 하고 나왔더니 고향(전북 순창)에선 천하의 사기꾼, 아내에게는 바람피는 난봉꾼이 돼있었다”며 “내 명예, 권리, 재산 등 형에게 빼앗긴 모든 것을 되찾아 딸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뉴보텍 측 입장은?
“동생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한거희 뉴보텍 대표가 한승희 전 뉴보텍 대표의 아내(정○○씨)에게 수감증명서를 요청한 이유는?
▲요청한 사실이 없다.

-2011년 6월 한승희 전 대표 앞으로 돼있던 특허권이 뉴보텍으로 권리 양도된 이유는?
▲당초 한 전 대표가 권리자로 돼있던 특허권은 뉴보텍 연구 인력의 노력과 비용으로 발명했다. 특허출원을 하면서 대표이사였던 한 전 대표 개인 명의를 사용한 것에 불과할 정도로 특허권리 등은 뉴보텍에 있다. 한 전 대표에게 어떤 실질권리가 있던 것도 아니다.

개발, 출원, 유지에 필요한 모든 비용 역시 뉴보텍이 부담해 왔다. 한 전 대표가 뉴보텍에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고 장기간 수용생활을 하다 보니 회사 측이 특허권 행사 및 유지를 위한 비용 납부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김○○씨(한거희 대표 아내)가 한승희 전 대표의 인감도장을 바꾼 이유는?
▲2011년 5~6월경 정재원‧한거희 대표이사, 우석배 부사장 등이 한 전 대표가 수용돼있던 구치소를 방문 면회해 한 전 대표 명의로 형식적으로 등록돼 있던 특허권과 디자인권을 뉴보텍으로 이전 등록의 필요성과 협조를 구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특허권을 이전 등록하는 데 동의했고 이에 필요한 서류작성, 발급 권한 등을 모두 포괄적으로 위임하면서 수감증명서 발급도 동의해줬다. 또 인감을 어디에 뒀는지 알 수 없다고 해 교부받은 수감증명서를 통해 인감변경 후 정당하게 특허권 등록 명의를 바꿨다.

또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진행된 재산 명시 사건에서 한 전 대표가 작성해 제출한 재산목록에도 특허권과 디자인권 등 자기 재산이 없다고 한 사실이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 전 대표는 2012년 증권거래법위반,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조세범처벌법위반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사람으로 뉴보텍에 큰 손해를 끼쳤다.

뉴보텍이 민사 청구를 해 확정된 서울중앙지방법원 손해배상 지급명령 결정문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2018년 3월8일 현재 241억원의 채무금액을 가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를 당사에 변제하지 않고 있으며 연락 또한 두절돼 뉴보텍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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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