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고 양궁부 에이스 -김선우·차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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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2.12 11:52:46
  • 호수 11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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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한발, 후회 없이 쏘고 싶어요”

“아쉽다”의 사전적 정의는 ‘필요할 때 없거나 모자라서 안타깝고 만족스럽지 못하다’ ‘미련이 남아 서운하다’는 의미가 있다. ‘아쉽다’라는 말은 아마도 운동선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지난해 10월 김수녕 양궁장서 펼쳐진 제98회 전국체육대회서 활약한 획득한 경기체고 김선우와 차송희를 만나보았다.
 

‘차세대 신궁’으로 불리는 김선우는 이렇게 체전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연습 때 잘 안됐어요. 그래서 경기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시합하니까 제 기량을 찾아가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세부터 화살 빠지는 타이밍까지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져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선우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남다른 승부욕

반면 차송희는 그때 느꼈던 놀라움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단거리(50m, 30m) 첫판에 잘 안 맞더라고요. 전날 장거리를 쏠 때도 그랬는데 단거리서도 똑같이 반복돼서 포기하고 쐈어요. 그랬는데 50m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 거죠.”


선수들은 대회마다 후회가 많이 남는다. 차송희 또한 마찬가지. 금메달 1개와 혼성단체전 경기(시범종목)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고등학생으로는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대회다 보니 부담도 컸고, 욕심도 많이 냈던 것 같아요. 편하게 임했더라면 훨씬 좋은 성적을 냈을 텐데 그걸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해 더 아쉬운 것 같아요.”

좋은 성적에도 이토록 아쉬워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승부욕 때문이다. 조 코치는 “송희는 축구, 야구선수보다 승부욕이 강하다. 일반 양궁선수에 비하면 몇 배고요”라고 말할 정도로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고 했다. 차송희도 부인하지 않았다.

“너무 많아요… 욕심을 너무 많이 부려서 오히려 될 것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반복인 것 같아요. 욕심을 버려야지 하다가도 막상 경기 들어가면 그러지 못해 눈앞에 기회가 왔는데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경기 끝나면 또 후회하고요.”

남녀 차세대 신궁
작년 대회 싹쓸이

누구보다 바쁜 여름을 보낸 두 사람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관해 물었다.

차송희는 2016년 7월 경북 예천서 펼쳐진 제43회 한국중고연맹 양궁대회-중고연맹 컴파운드 대회와 제4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남녀양궁대회를 꼽았다.


“중고연맹 대회와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가 연이어 약 일주일간 진행됐던 대회인데, 이때 중고연맹 대회서 70m/50m 각각 3위, 개인전 1위를 했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서 70m/30m/개인전/단체전 각각 1위, 60m 2위를 차지했어요. 여름에 있던 대회라 진짜 힘들었는데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싹 다 잊혀서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선우는 지난해 제35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 양궁대회를 택했다.
 

“90m/70m/50m 각각 1위를 했고, 혼성 경기서 3위를 차지하면서 4관왕을 했어요. 금메달도 제일 많이 땄던 대회이고, 기록도 시즌 최고 기록을 만들었던 대회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고등학생으로는 마지막 인터뷰를 가진 차송희는 그간의 힘듦을 털어놨다.

“학교에 다니는 3년 중 가장 힘들었던 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1학년 때는 멋모르고 시합에도 나가고, 이 사람만 이겨봐야지 하는 게 컸는데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성적이 잘 나와야 대학 진학도 할 수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제일 마음고생을 많이 한 해가 아닐까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성적 내도 아쉬워”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

이제 곧 스무 살을 앞둔 차송희는 대학생 선수로 첫발을 내딛기 전 큰 목표를 하나 세웠다.

“신입생이기 때문에 욕심을 안 내야 한다는 거 잘 알지만 목표는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양궁을 하면서 봐 왔던 언니들과의 대결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더 나아가 언니들과의 맞대결서 이긴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그렇다면 고3을 앞둔 김선우는 어떨까?

“국가대표 선발전에 오래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좋은 성적도 내고 싶어요.”

욕심 많은 신세대

올해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향해 평소에 하지 못한 말을 전했다.


“지금까지 운동할 수 있게 지원해주셔서, 운동하느라 힘들다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2018년에는 좋은 활약으로 2017년보다 더 많이 웃게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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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