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태> 달라진 졸업식 풍경

밀가루·계란 대신 문화적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졸업식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졸업식’ 하면 떠오르던 지루하고 따분한 광경이 다채로워지는 모양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모자라 나홀로 졸업식이 열린다. 취업난에 코스모스 졸업이 늘고, 참석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점차 달라지고 있는 졸업식 문화를 <일요시사>가 조명해봤다.
 

교실에 앉아있던 학생들이 방송을 통한 선생님의 말에 강당으로 움직인다. 냉기가 가득한 강당에 1∼3학년 학생이 전부 모여 줄을 맞춘다. 반별로 철제의자에 나란히 앉아 졸업식이 시작되길 기다린다.

단상에는 화환이 늘어서고 상장과 부상이 높이 쌓인다. 사회를 맡은 학생주임 선생님은 마이크를 테스트하며 식순을 외운다. 애국가와 교가가 흘러나왔다가 멈춘다. 장내를 정리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이내 강당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조금씩 다르게

국민의례로 시작된 졸업식은 성적우수상 등의 시상, 교장선생님의 훈시와 내빈의 축사로 이어진다. 재학생 대표의 송사에 졸업생 대표는 답가로 답한다. 

끝으로 교가를 부르면 졸업식은 끝난다. 각 반의 담임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나눠준다. 졸업장을 받은 졸업생들은 가족,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다.


대학 졸업식에는 검은 가운과 학사모가 빠질 수 없다. 졸업식이 끝난 후 학사모를 머리 위로 던지는 모습도 졸업식의 ‘클리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졸업식’하면 떠올리는 풍경이다. 

최근 이 같은 천편일률적이던 졸업식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사회 상황에 영향을 받거나 학교 자체적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먼저 졸업식 시기가 전체적으로 앞당겨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2월이 졸업식 시즌이었지만 최근에는 1월 심지어 12월로 당기는 학교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제주도다.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는 지난해 12월29일에 졸업식을 진행했다. 2016년 2월6일에 졸업식을 열었던 것을 이례적으로 두 달이나 앞당긴 셈이다. 김장영 교장은 “졸업식 날짜를 앞당긴 것은 학생들이 1∼2월 불필요하게 등교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도내 학교 197곳 중 12월 1곳, 2월 4곳을 제외하면 모두 1월에 졸업식을 진행한다. 세종시 역시 3월 개학을 앞두고 충분한 새학기 준비 기간과 효율적인 학사 운영을 위해 관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 졸업식을 1월 말까지 종료하도록 했다.

2월 대신 1월로 앞당겨 열려
대학가는 코스모스 졸업 늘어

대학가에서는 8월 졸업을 뜻하는 코스모스 졸업이 늘고 있다. 동아대의 경우 코스모스 졸업생 수가 2005년 586명서 2015년 1245명으로 10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졸업생의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코스모스 졸업의 증가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 772명을 대상으로 코스모스 졸업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코스모스 졸업을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가 전체 3∼4학년 대학생의 28.5%였다. 이들이 코스모스 졸업을 계획한 이유는 취업 스펙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응답자 중 37.9%는 ‘졸업을 유예해 취업 스펙을 쌓으려고’ 코스모스 졸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기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학교 측의 진행으로 이뤄지던 졸업식이 학생들의 참여로 다채로워지고 있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는 졸업식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학생들의 손길이 닿는다. 

선생님과 학생 모두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기인 만큼 함께 졸업식을 준비하며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보자는 취지서 시작됐다.
 

거제의 한 초등학교는 2016년 졸업주간을 만들어 1주일간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 편지쓰기, 친구들과 사진 찍기, 30년 후 나에게 편지 쓰기 등의 다양한 졸업 행사를 진행했다.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고 학교 주변을 돌며 교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학생들은 충분한 석별의 정을 나눴다.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UCC를 만들어 졸업식 때 상영하거나 자신이 만든 가면을 쓰고 졸업식 공연을 펼치는 학교도 있다. 이외에도 전교생이 한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하거나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는 등 학생과 선생님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졸업식으로 기획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비슷한 행사 아닌 다양한 기획
농어촌지역은 나홀로·마지막↑

불과 몇 해 전만해도 졸업식에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긴장감이 흘렀던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당시 과격한 졸업식 뒤풀이 문화는 사회적 논란을 낳았다. 밀가루를 뿌리고 날달걀을 집어 던져 맞추고 교복을 찢는 영상은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심지어 졸업생이 나체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까지 담겨 충격을 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 수 천 명이 졸업식 날 학교 주변에 배치되는 등 살벌한 광경이 연출됐다.

경찰은 돈을 빼앗거나 교복을 벗겨 알몸으로 만들고 사진을 찍는 행위뿐만 아니라 신체에 밀가루를 뿌리는 행위 등이 형사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졸업식 중 빚어진 강압적 뒤풀이로 인해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다.

일부 사례가 적발되긴 했지만 수위가 가벼워 계도 조치로 그친 게 전부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강압적인 뒤풀이 대신 건전한 졸업식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가에서는 검은 가운과 학사모를 대학 특징에 맞게 바꾸는 등 패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선 검은 가운과 학사모는 대학 졸업식의 상징이지만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이라는 비판이 있어왔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해 졸업식에서 100년 넘게 고수하던 전통 학위복 대신 학교의 정체성이 드러난 새 학위복을 선보였다. 서울여대는 사각 학사모 대신 베레모를 쓴다. 새 학위복과 학사모는 졸업생들에게 호응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특색 있는 패션

학생 인구가 줄어들면서 졸업생이 한 명에 불과한 ‘나홀로 졸업식’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전일보>에 따르면 올해 충남도 내 마지막 졸업식을 하거나 1∼2명의 학생만 졸업하는 초등학교는 18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서 나홀로 졸업식을 하는 학교는 12군데로 대부분 농어촌지역에 위치한 곳이다. 전교생이 9명뿐인 강원도 양양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1명의 졸업생을 위해 전교생이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졸업식 불참하는 학생들

취업을 못한 졸업생들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는 일이 늘고 있다. 졸업식에 갈지 말지 고민하는 학생도 늘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졸업을 축하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취업한파로 인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대학 졸업 예정자 1391명을 대상으로 졸업식 참석 여부를 물은 결과 30.9%가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23.7%는 ‘취업 준비하느라 바빠서’ 20.7%는 ‘취업이 안 돼서’를 이유로 꼽았다. 

졸업식 불참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 문제를 이유로 든 것이다. 그러면서 졸업장만 받아오거나 그나마도 우편으로 받는 졸업생이 많아졌다.

취업한파는 졸업앨범도 찬밥신세로 만들었다.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아침부터 미용실에 들르고 고가의 옷을 사던 풍경도 사그라지는 추세다. 아예 졸업사진을 찍지 않거나 친구들과 스냅사진 등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한양대, 연세대, 서강대 등은 졸업앨범 신청자가 전년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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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