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헌재 현안들 해부

병역거부, 낙태죄, 테러방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는 1988년 설립 이후 최근 1년간 유례없는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심리·판결해 조기 대선을 이끌어 냈다. 5월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헌재 소장 임기, 재판관 구성 등으로 홍역을 앓았다. 이진성 헌재 소장의 임명으로 9인 체제가 완성된 헌재 앞에 산적한 현안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진성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소장과 유남석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로써 헌재는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소장 퇴임 후 297일 만에 권한대행 체제를 종료하고 완전체 진용을 갖췄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이 모두 임명돼 소장 공백 상태도 해소되고 오랜만에 완전체가 됐다”며 “국회에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두 분 다 헌법적 가치에 대한 신념이 훌륭하신 분들이고 인권, 특히 성 평등이나 소수자들의 인권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데 대해 국민도 기대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린 심리 속결

헌재는 헌법에 관한 분쟁이나 의의를 사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특별재판소로 1998년 설립됐다. 헌재는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선임하는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다. 

헌재 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재는 최근 1년새 유명세에 가까운 관심을 받았다. 30여년이 이르는 헌재 역사 동안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헌재에 대한 주목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심리·판결 때 치솟았다. 지난해 12월26일 국회 본회의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공이 헌재로 넘어왔다. 

이후 올해 3월10일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기까지 3개월간 헌재 재판관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탄핵소추안 인용 여부, 판결 시기 등이 재판관 퇴임 시기와 얽히면서 수많은 가설과 추측이 난무했다.

이진성 소장 임명 ‘9인 체제’
탄핵 이후 굵직한 판결 없어

헌재는 1월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8명의 재판관으로 탄핵소추안에 대해 만장일치 인용 판결을 내렸다. 

당시 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판결문서 “피청구인의 위법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언했다. 
 

헌정 70년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 끌어 내려진 순간이었다.

올해가 한 달가량 남은 현재까지 헌재가 내린 굵직한 판결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이 전부다. 그동안 헌재는 사건 심리나 판결이 아닌 재판관 구성, 소장 임명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5월9일 조기 대선으로 들어선 문재인정부와 야당의 줄다리기에 헌재는 이리저리 휘둘렸다. 이 과정서 김이수 재판관은 지난 8개월 동안 헌법재판관-헌재 소장 권한대행-헌재 소장 후보자-소장 대행-재판관으로 호칭이 수차례 바뀔 만큼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재판관의 곡절은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서 이 소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일단락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총 투표수 276표 중 찬성 254표, 반대 18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총 투표수의 과반을 넘겨 통과됐다. 

이 소장은 지난달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이날 이 소장은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를 조정하는 헌재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한 영역서 균형 있는 선택을 했다면 다른 영역서도 그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해 주요 사건의 균형 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며 “본연의 업무인 재판을 때맞춰 적정하게 그리고 올곧게 하면 자연스럽게 국민의 신뢰가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이 언급한 가장 오래된 사건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집총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행위라 판단해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체복무 조항이 없는 병역법을 문제 삼은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입법부작위 위헌 확인’ 사건은 2011년 6월 접수돼 최장기간 미제사건으로 꼽힌다. 

원래 해당 사안에 대한 헌재 결정은 지난해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8인 체제의 지속 등으로 미뤄졌다.
 

헌재는 지난 2004년과 2011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규정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2011년 헌재의 합헌 결정 이후에도 어떤 피고인은 헌법소원으로, 어떤 재판부는 위헌법률 심판 신청으로 병역법 88조 1항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계류된 사건이 30여건에 이른다. 병역법 88조 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는 경우에는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정당한 사유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가 포함되느냐를 두고 오랜 논란이 이어진 것이다.

소장·신임 재판관 전향적 평가
성평등, 소수자 인권…선택은?

이 소장은 지난달 22일 인사청문회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는 법조항을 두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간의 자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처벌을 감수하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을 두고 국가안보가 중요하니까 대체복무제 도입이 어렵다는 주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아르메니아에서는 다른 나라와 전쟁하는 중에도 대체복무를 허용한 사례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헌재의 낙태죄 판결이 어떻게 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낙태죄 폐지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월 형법에 규정된 낙태죄 조항인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 중이다.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제269조 1항은 부녀가 약물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낙태할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형법 제270조 1항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동의가 없었을 땐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2년 조산사로 조산원을 운영하던 청구인은 임신 6주된 태아를 낙태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아 이에 응했다가 재판을 받게 됐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8명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을 위해 필요한 6명에는 미치지 못해 결국 합헌 결정이 나왔다. 

태아의 생명권 보호에 더 큰 무게를 두고 내린 결정이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최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낙태죄 폐지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주목도 높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달 26일 내년부터 낙태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소장 역시 “일정기간 이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헌재는 테러방지법 위헌 확인 사건, 대형마트 영입제한 규제조항 사건 등 밀린 심리 속결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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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