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샌’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비밀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1.07 10:20:53
  • 호수 11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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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상납 게이트 터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뢰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그동안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국가기밀활동을 이유로 국회 예산 통제에 벗어난 ‘검은돈’이었다. 
 

검찰이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가 국가정보원 간부들로부터 뒷돈을 상납받은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 간부들이 특수활동비 가운데 수십억원을 청와대 쪽에 상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난달 31일 체포했다. 

박근혜도?
공범 여부 수사

이 외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뿐만 아니라 다른 청와대 수석들에게도 국정원 돈이 전달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2013∼2016년 최소 40억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 상납금으로 전달됐다. 국정원 간부는 매달 1억원가량의 현금을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에게 번갈아가면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청와대 인근 장소 등에서 이들을 만나 5만원짜리 지폐 1억여원이 든 가방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집권 기간 매달 국정원으로부터 1억원씩 전달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이 전 실장 진술 외에 검찰은 최근 화이트 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서 국정원 간부들로부터 뒷돈을 상납했다는 여러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정부 내내 지속적으로 거액이 전달됨에 따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이 전원 뇌물공여 또는 국고손실죄 피의자로 입건됐다.

안봉근·이재만 월 1억 상납 의혹
조윤선도 월 500만원씩 받아 파문

이로써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안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정사실화됐다.  

정무수석으로 청와대와 정치권 사이 가교 역할을 해온 조 전 수석(재임기간 2014년 6월∼2015년 5월)에게도 매달 500만원씩 총 수천만원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6월 취임한 조 전 수석은 다음해 5월까지 매달 500만원씩 5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조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수활동비 정보 및 사건 수사, 그밖에 국정 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에 사용토록 돼있다. 이에 따라 첩보활동과 비밀수사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친박계 화들짝
정치자금으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정부의 특수활동비는 8870억원이었으며 올해는 8990억원으로 책정돼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해보다 120억원 가량 늘었는데 매년 증가 추세다.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배정 받은 곳은 국정원이다. 2017년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예산은 49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6억원 늘었다. 정부 전체 특수활동비 예산의 55%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문제는 이렇게 막대한 국민 세금을 예산으로 배정했지만 이 돈들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각 정부 부처는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수사와 정보수집 등 사용처를 밝히면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활동비를 받았다는 서명만 하면 현금으로 수령해 사용하고 사용 내역도 제출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국회나 심지어 감사원 등에서도 그 용처를 확인할 수 없다. 

실제 감사원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19개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보면, 49.7%가 현금으로 지원되는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면서도 언제, 누가, 왜, 비용을 얼마만큼 썼는지를 밝히는 ‘집행내용확인서’를 제대로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그동안 특수활동비를 둘러싼 흑역사도 많다. 공직자들의 식사 접대나 유흥비, 골프 접대 등에 사실상 쌈짓돈으로 사용돼 온 것. 
 

2007년 5월 김성호 법무부장관은 부산시의회 의장 등과의 저녁 식사에 특수활동비로 600여만원을 써서 구설에 올랐다. 당시 비서가 신용카드로 결제했는데 법무부는 특수활동비라고 인정했다. 논란이 일자 김 장관은 뒤늦게 사비 처리했다. 

정권 실세들 
돈줄’역할

2009년 11월 김준규 검찰총장은 출입기자들과의 회식자리서 특수활동비로 기자들에게 50만원이 든 봉투를 돌려 입길에 올랐다. 그는 2011년에도 검찰 고위간부가 참석한 워크숍서 검찰 간부들에게 200만~300만원씩, 총 98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봉투에 담아 격려금으로 돌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10년 9월, 당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서 문화부 제2차관 재임 시절 13개월간 1억9000만원에 이르는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개인 유흥과 골프 접대비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3년 1월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사퇴한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경우 서른여개에 가까운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정적으로 문제가 된 건 부적절한 특정업무경비 사용이었다. 

월 400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어두고 주말 휴일에 수차례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로 보수 성향의 인터넷 언론을 설립해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이명박정부 당시엔 국정원이 2012년 대선 직전 ‘민간인 여론조작팀’에 3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먼저 국정원은 특수활동비로 여론몰이용 인터넷 매체를 설립했다. 대선 7개월 전인 2012년 5월 국군 사이버사령부 530단이 국정원에 특수활동비를 받아 여론몰이를 위한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실세에 흘러간 검은돈 정체는?’
‘뇌물죄’ 전직 원장 3명 입건

이들은 정치 댓글 공작 등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사이버사에 연간 30억∼6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지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사이버사 심리전단 부대원들에게 수당 성격의 활동비로 지급됐다.
 

국정원은 온라인 여론조작과 별도로 오프라인 심리전을 위해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만든 단체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명박정부 때인 2010년부터 사무실 임대료와 상근자 월급 등의 명목으로 1년간 국발협 한 지회에 5000만원가량 지원했다. 자금 출처는 온라인 여론조작과 마찬가지로 국정원 특수활동비였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는 ‘민간인 여론조작팀’ 3500명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며 한해 30억원의 예산을 썼다.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민간인으로 30개팀을 운영하며 인건비로 한 달에 2억5000만∼3억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국정원에선 이를 ‘사이버외곽팀’이라고 불렀다.


노무현정부를 거치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전용 구습이 박근혜정부서 부활했다. 꼬리표 없는 특수활동비를 욕심낸 청와대 실세들과 거센 개혁 요구 속에 청와대 지원이 필요했던 국정원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뒷거래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청와대 인사들이 국정원이 준 돈을 착복해 활동비 등 사적 용도에 썼을 가능성을 살펴보는 중이다.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금을 뇌물로 보고 있다.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없더라도 공무원이 단순히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기만 해도 인정된다. 

무슨 속셈으로 
갖다 바쳤나 

검찰은 향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에 흘러간 국정원 특수활동비 규모를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부가 박 전 대통령 ‘통치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전달된 국정원 돈이 친박계 의원들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원 돈이 청와대를 거쳐 당시 여당 등으로 흘러들어간 흔적이 나오면 국정원발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아직 정치권과 관련해 나온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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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