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겨냥한 막후 세력 미스터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8.11 17:40:52
  • 호수 1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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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뇌부 싸움…조력자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경찰 내부가 뒤숭숭하다. 경찰의 수장인 이철성 경창청장과 강인철 전 광주지방경찰청장 사이 폭로 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폭로전 양상이 점점 이 청장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선 전임 정권에 부역한 이 청장을 끌어내리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강인철 전 광주지방경찰청장(현 중앙경찰학교장)의 부속실장 A씨가 지난달 초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경찰청 감사관실 직원들이 조사 과정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직권남용을 했다’는 진정을 냈다. 

그는 진정에서 감사관실 직원들이 강 전 청장의 예산 유용 제보 등과 관련해 지난 6월 말쯤 중앙경찰학교를 방문해 ‘디지털포렌식을 한다며 제 휴대폰을 반 강제적으로 빼앗아 전원을 껐다’며 ‘추출정보 목록 등에 대한 고지와 통보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진실공방 격화
누구 말이 맞나

디지털포렌식은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에 남아 있는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A씨는 ‘당시 B씨 등이 자신을 흉악 범죄자 취급하며, 비꼬는 말투로 모멸감을 줬다’며 ‘심리적 압박과 강요로 디지털포렌식 동의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경찰청은 A씨와 중앙경찰학교 관사·부속실 근무 의경, 광주경찰청 회계·경리담당 직원 등을 5주 동안 조사했다. 조사 결과 ▲중앙학교 예산 70만원으로 경찰청 부하 직원들에게 과일을 선물하고 ▲중앙학교 관사에 개당 20만, 30만원짜리 이불 310만원어치(10여개)를 구입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달 강 전 청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당시 경찰 내부에선 강 전 청장이 ‘표적 감찰’을 당했다는 뒷말이 나돌았다. 이 청장이 강 전 청장과 반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 청장과 강 전 청장의 갈등의 시작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갈등은 지난 7일, 강 전 청장이 이 청장에게 외압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광주경찰청은 지난해 11월18일 촛불집회 관련 교통 통제에 대한 양해를 당부하는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광주시민의 안전, 광주경찰이 지켜드립니다’라는 제목이다. 
 

이 게시물은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에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신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라고 글로 마쳤다. 또 해당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에는 “국정 농단 헌정파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 아래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민단체 직권남용 혐의로 이 청장 고발
경찰청장-중앙경찰학교장 “끝까지 간다”

차별화된 문구인데다 시민을 위해 애쓰는 경찰의 모습이 담겨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게시물은 다음날인 11월19일 ‘민주화의 성지’ ‘광주경찰이 지켜드립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집회 예고와 그에 따른 교통 통제 안내글로 수정됐다. 현수막 사진 역시 사라졌다. 이 글의 수정 배경에는 이 청장의 질책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광주청 게시글에 대한 보고를 받은 이 청장은 참모회의서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오후 이 청장은 직접 강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화의 성지서 근무하니 좋으냐” “당신 말이야. 그 따위로 해놓고” 등의 막말을 쏟아내며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의 호된 질책을 받은 광주청은 하루 만에 글을 수정한 것이다. 


이후 강 전 청장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강 전 청장은 논란 발생 10여일 뒤 경기 남부경찰청 1차장으로 발령됐다. 이 자리는 막 승진한 신임 치안감이 가는 자리로 당시 치안감이었던 강 전 청장에게는 사실상 좌천 인사였다. 

또 3개월 뒤에는 인사청탁 업무 수첩 논란으로 감찰 조사를 받았던 박건찬 전 경찰청 경비국장이 이 자리로 오는 바람에 강 전 청장은 경찰중앙학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 전 청장은 바로 이 게시글 때문에 이 청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청장이 ‘민주화의 성지에 근무하니까 좋으냐’는 등의 비아냥 섞인 질책을 하며 언성을 높였고, ‘바로 글을 내리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기술적으로 (처리)하든지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화 성지글
폭로전 양상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 청장은 “강인철 당시 광주경찰청장에게 게시글 관련해 전화를 하거나 질책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강 전 청장의 주장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강 전 청장의 폭로 직후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폭로 나흘 전인 지난 3일 강 전 청장이 이 청장과 독대 자리서 “감찰 결과 비리가 드러나 곧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지난 8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 전 청장이 수사를 받을 상황에 놓이자 이 청장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강 전 청장은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일 이 청장의 발언을 더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강 전 청장은 “이 청장이 지난해 11월19일 전화 통화서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 ‘벌써부터 동조하고 그러느냐. 내가 있는 한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사상 초유의 수뇌부 간 갈등으로 내부 분위기는 엉망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휘부를 새로 짜고 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등 활기를 띄던 분위기에 순식간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진실 공방전이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여론은 점점 이 청장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 청장을 비판하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징계 불복 개인 일탈? 
정치적인 표적 감사?

먼저 정치권서 이 청장의 SNS 삭제 지시에 대한 질책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이 청장을 비판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이 청장은 지난 6월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을 통해 ‘경찰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 안전을 보장하면서 절제된 가운데 행사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시민 안전을 위한 광주지방경찰청 SNS 글에 분노를 표한 경찰청장의 이중적인 태도에 과연 경찰개혁을 향한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국민은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내 인사들도 개별적으로 이 청장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그래. 민주화의 성지, 광주서 근무해 좋다”며 이 청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같은 당 김현 대변인도 “경찰의 안내로 안정적인 집회가 가능했던 광주 현지의 모습은 큰 감동을 줬다”며 “인권 경찰을 탄압한 이철성 청장의 격노는 뭥미?”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도 이 청장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강인철 전 청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찰청장 자질이 매우 의심스럽다”며 “정부는 이 청장의 언행 논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밝히고, 삭제 지시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이 청장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도 이어졌다. 시민단체 정의연대는 광주청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밝혀달라며, 지난 8일 이 청장을 직권 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청장 관련 사건을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에 배당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 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집회 때 매주 3만원대 육박하는 최고급 양념갈비 도시락을 즐겨 주문했던 것으로 나타나 구설에 오르고 있다. 

촛불집회 때…
불거지는 구설

이 청장과 관련된 구설이 연일 터지면서 일각에선 사임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며 경찰청장 유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청장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부역자로 지목되고 있다. 최순실씨의 추천으로 경찰청장 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인사이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선 이 청장이 현 정부랑 함께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찰 수뇌부 감찰설 진상

SNS 게시글 삭제지시 여부를 놓고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전 광주지방경찰청장(치안감·중앙경찰학교장)이 진실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이 사안에 대해 직접 감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국무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 “총리실서도 문제에 대한 인식은 갖고 있다”며 “총리실 외에 다른 기관서 감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어떻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생치안을 책임져야 할 경찰 수뇌부의 ‘진흙탕 싸움’에 여론이 좋지 않고, 경찰 내부의 치부가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는 데 대해 정부로서도 그냥 두고 볼 수 없고,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관할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경우 외청인 경찰청에 대한 감찰을 한 사례가 없고, 청와대 민정이 직접 나설 경우 파장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감찰은 총리실서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뿐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도 이 같은 파문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에는 박진우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이 강 교장을 경찰청 청사로 불러 10여분 간 면담을 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박 차장은 강 교장을 만나 최근 수뇌부 간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현 상황과 관련해 국민들과 직원들에게 더 이상 우려를 주지 않도록 자중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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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