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권 낙하산 숙청 리스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7.31 10:22:04
  • 호수 1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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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벌 떨고 있는 적폐 기관장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공기관장들이 벌벌 떨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서 이른바 ‘적폐기관장’ 10인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조짐이다. 각종 비리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공공기관장부터 그 동안 중도 사퇴한 공공기관장들까지. 전임 정권 공공기관장들의 대대적인 숙청이 시작됐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은 지난 18일 ‘적폐 공공기관장’ 10인의 명단을 발표하고 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청와대가 공공기관장 인사에 속도를 내는 시점과 맞물려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노총·한노총  
블랙리스트 공개 

지난 18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본부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명의 적폐 공공기관장을 발표했다. 공대위 측은 “적폐 기관장의 경영농단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부문서 가장 시급히 적폐를 청산해야 할 공공기관을 1차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이번에 발표한 적폐 기관장 선정 기준에 대해 ▲국정농단 세력 또는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알박기로 임명됐으나 아직 사퇴하지 않은 기관장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을 위해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성과연봉제 폐기 등 새로운 정부의 정책 수행을 거부하는 기관장 ▲국정농단 세력에 적극 부역한 전력이 있는 기관장이라고 밝혔다. 

적폐 기관장에 이름을 올린 공공기관장 10명은 다음과 같다. 


[코레일 홍순만]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지난 28일 사임했다. 홍 전 사장은 1956년 서울서 태어났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토교통부서 근무했으며, 2015년 인천광역시 경제부시장으로 취임했다. 2016년 5월 한국철도공사 7대 사장으로 임명됐다.

홍 전 사장은 김학송 전 사장과 이승훈 사장처럼 친박(친 박근혜) 인사로 분류된다. 이뿐만 아니라  과연봉 불법행위, 노사관계 파탄, 중대재해사고 책임 전가 등을 이유로 적폐기관장 명단에 올랐다. 임기 중인 2016년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한국철도공사 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조합원을 민주노총의 용병, 즉 총알받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올해 1월 말 노조에서 신청한 성과연봉제 효력중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서 받아들여 사태는 일단락된 상태다. 

[코레일유통 유제복]

유제복 코레일유통 사장은 제주도 출신이다. 1978년 제14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했다. 1979년 전매청 기술사무관을 시작으로 전매청이 담배인삼공사로 변경된 이후 본사 제조국장, 부산지역본부 본부장 및 경인지역 본부장과 KT&G 영주공장장, 광주공장장 및 본사 원료본부 본부장 등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박근혜 정부때 투하
물갈이 본격화하나


유 사장은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등으로 노조의 비판을 받아왔다.  국정농단세력에 의한 낙하산인사로 규정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유통 대주주) 홍 사장과도 결탁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하고 있다. 

[석유공사 김정래]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1954년 강릉서 태어났다. 현대건설에 입사해 줄곧 현대그룹서 일했다. 현대종합상사,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을 거쳤다. 현대중공업서 전무와 부사장, 사장까지 역임한 뒤 퇴임했다. 2016년 2월 한국석유공사 사장에 올라 재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등으로 노조의 비판을 받았다. 또 임기 동안 학교 동문과 현대그룹 출신 등 측근 4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 측에선 밀실경영 및 울산사옥 매각시 투기자본 특혜, 외유성 출장시 7성급 호텔 숙박(1년간 해외출장비만 약 1500만원 지출) 등 모럴해저드 및 적폐의 집합체로 지목됐다. 

[보훈복지 김옥이]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은 1947년생으로 여군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3년 11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김 이사장은 친박 낙하산으로 불리며 전문성이 의문시됐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과정서 동의서명 강요, 승진조건 지부장 회유 등 사내 정치 공작을 자행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또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입은 실적 부진을 메우기 위해 경영 목표 달성 등을 제시하며 공단이 돈벌이를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해당 문건에 대해 “사실상 과잉진료를 주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잉진료는 결국 국가유공자 및 국가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서창석]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은 1961년생이다. 서울대학교 의예과를 졸업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냈다. 서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로 서울대병원 의료농단의 핵심이다.

서 원장인사에 최순실씨의 주치의인 이임순 순천향대학교 교수가 개입했던 것으로 특검수사서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에게 불법 성형시술을 했던 김영재 원장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로 임명, 김영재실(봉합사) 도입 과정서 특혜를 주는 대가로 금품 수수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조작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 허위사망진단서가 우여곡절 끝에 정정됐다. 하지만 백남기 농민 담당교수 선임과정부터 청와대에 의료기록 무단 유출 등 서 원장과 부원장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노동연구원 방하남]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은 1957년 전라도 완도서 태어났다. 한국노동연구원서 연구조정실장과 고용보험연구센터 소장, 노동시장연구본부 본부장 등을 거쳤다. 

방 원장은 2013년 전 정권의 초대 노동부장관을 지냈다. 노동부장관 당시 전교조 탄압 등 노조 파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으로 재임하며, 노동개악과 불법적인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을 옹호해 노동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공대위는 “국정 농단 세력과 함께 노동정책을 망쳐 온 당사자로서 새정부 노동연구원 수장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동서발전 박희성]

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직무대행)은 1958년 대구서 태어났다. 박 사장은 대구상고,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동서발전 감사실장, 상생조달처장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며, 미폐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과연봉제 유지하자며 조합원 회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새정부 국정철학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장 퇴출 압박한 노총
성과연봉제 일방도입 등 사유

이명박정부에선 동서발전 노무팀장으로서 노조 파괴를 직접 지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법원서도 사측의 부당노동 행위가 인정 돼 3000만원의 손해 배상 판결을 받았다 

[수산자원 정영훈]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은 1960년 전남 완도서 태어났다. 부산수산대 식품공학과를 나와 기술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해수부 수산정책관과 국립수산과학원장 등을 거쳤고, 미국 델라웨어대서 석사학위를 부경대서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정 이사장은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을 강행했다. 또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이 임명한 대표적인 ‘알박기 인사’ 중 한 명으로도 꼽힌다. 

[법률구조 이헌]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사법시험 26회 출신이다. 이 이사장은 새누리당 추천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주도적으로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이사장은 당시 ‘특조위 활동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임기 내내 특조위 활동과 배치되는 언행을 했다. 
 

2016년 5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 공공기관장 신분으로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을 수차례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적폐기관장 중 가장 먼저 사임한 사람은 이승훈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다. 지난달 20일 이 전 사장은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이 전 사장은 거듭된 인사 실패와 청탁, 3년 연속 경영평가 낙제점을 받아 공조위의 비판을 받았다.

적폐기관장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지만,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기동 전 한국가스안전사장도 자진 사퇴했다. 박 전 사장은 감사원이 채용비리를 적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고 수사가 착수되자 지난 18일 감사원과 산업부에 사의를 표했다. 직원들에게는 지난 22일 퇴임 소식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사장을 비롯해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들은 최근 잇따라 자진 사퇴하고 있다. 지난 5월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사의를 표했다. 이달 들어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중도 사퇴했다.  

평판조회 위해 
관계자들 접촉

지난 정부에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의 사퇴가 이어지면서 새정부의 내각 구성 완료 후 기관장 임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청와대는 최근 공공기관장 전원에 대한 평판조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은 최근 사정기관에 공공기관장에 대한 세평을 수집해 보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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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