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돋보기’ 슬로건 & 포스터의 비밀

‘닮은 듯 다른’ 5인5색 대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1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22일간의 대선 레이스가 열렸다. 대선 후보들은 포스터, 슬로건을 공개하고 17일 자정을 기해 현수막을 거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슬로건과 포스터는 선거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각 정당은 포스터와 슬로건을 이용해 투표일 전까지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는다.

지난 17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포스터가 온라인서 큰 관심을 받았다. 다른 대선 후보와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포스터에 유권자들 사이에서 말이 쏟아졌다. 안 후보의 포스터는 ‘참신하다’ ‘이상하다’ ‘아마추어 같다’ ‘색다르다’ 등 호불호가 갈리면서 일단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생각은 슬로건

슬로건은 후보의 가치관과 향후 국정 비전을 함축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아주 높다. 고한기 커뮤니케이션 ‘내일’ 대표는 “선거 슬로건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으면서 광장으로 뛰쳐나온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는 구호로 울분을 토했다. 문 후보의 슬로건은 촛불의 외침에 대한 차기 대통령의 답이라는 해석이다. 든든한 대통령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대선 재수 문재인’을 그 때보다 준비가 잘된 든든한 후보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보수층을 공략하는 슬로건을 내놨다. ‘지키겠습니다 자유대한민국’은 문·안 양강구도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보수층의 위기의식을 겨냥한 문구로 보인다. ‘당당한 서민 대통령’은 서민층 표심을 위한 슬로건이라는 해석이다.

‘흙수저 출신 대통령’을 꿈꾸는 홍 후보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서 선거운동을 시작해 첫날에만 서울·대전·대구 등 4곳의 시장을 찾는 등 서민 행보를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흩어진 보수층 표심을 잡기 위해 ‘서민’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슬로건은 진정…포스터는 차별
눈에 잘 띄면서 대표성 가져야

안 후보의 ‘국민이 이긴다’는 그동안 후보가 수차례 강조해온 ‘국민’에 초점을 맞춘 슬로건이다.

안 후보는 연설이나 인터뷰 등에서 ‘국민만 보고 가겠다’ ‘국민이 결정할 것’ 등 국민 행보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안 후보는 지난 15일 후보자 등록 직후 “저는 지금까지 항상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왔다. 국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하려고 노력해왔다”며 “국민을 위해서 반드시 이기겠다. 국민이 승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측은 지난 20일 KBS주관 후보자 토론회 이후 나온 논평서 “안철수를 찍으면 국민이 이긴다”고 밝히는 등 슬로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보수의 새 희망’을 슬로건으로 쓰고 있다. 유 후보는 따뜻한 보수를 자처하며 보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기해왔다.


유 후보는 지난 17일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서 진행한 대선 출정식서 “낡고 부패한 자유한국당에 보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하는 등 새로운 보수의 대안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는 경제와 안보 전문가로서 정책 능력을 부각한 메시지다. 유 후보는 원내 5당의 후보 중 유일한 경제전문가로, 경제민주화 등 경제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노동’을 강조했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인 점을 고려해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문구로 정했다. 심 후보는 자신이 노동운동을 시작했던 구로디지털단지서 대선 출정식을 열고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노동하는 게 부끄럽지 않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노동이 당당한 나라의 요체”라고 주장했다.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 문구도 함께 쓴다. 심 후보는 광화문 세월호 광장 앞에서 진행한 후보 등록 기자회견서 “거침없는 개혁으로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대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주체(안철수)와 그들의 요구(문재인)를 슬로건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홍준표·유승민·심상정 후보는 서민, 보수, 노동 등의 단어로 자신을 표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안 후보의 슬로건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머리에 잘 남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SNS 발달로 영향력 줄었지만
유권자에게 가까운 홍보물

슬로건보다 시각적 효과가 더 큰 포스터는 어떨까. 고 대표는 “선거 포스터는 어느 정도 틀이 있기 때문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며 “그런 의미서 안 후보의 포스터가 차별화에 있어서는 가장 성공적”이라고 분석했다. “18대 대선 때 흑백톤의 색감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던 문 후보의 포스터 사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보통 선거 포스터는 후보의 상반신을 중심으로 얼굴을 크게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정당명을 넣고 기호를 부각시킨다. 원내 5당 후보들의 포스터를 보면 안 후보를 제외한 4명은 모두 얼굴이 잘 드러나는 구도로 사진을 찍었다. 또 정당명과 로고를 포스터 귀퉁이에 넣었으며, 기호를 이름 옆에 크게 박았다.

문 후보는 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구도로 ’유권자와 눈높이를 맞춘다’는 느낌을 준다. 네이비 바탕에 은색 굵은 스트라이프 무늬의 넥타이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의 넥타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소품까지 세심하게 배치해 포스터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심벌 컬러인 빨간색을 주로 사용했다. 홍 후보가 매고 있는 넥타이 역시 빨간색이다. 당 컬러와 매치돼 뚜렷한 보수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안 후보의 선거 포스터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포스터를 보면 기호와 후보의 얼굴이 작게 배치돼있고, 승리의 V를 상징하는 포즈에서 양 주먹이 잘렸다. 또 정당명이 빠져 있어 다양한 뒷말을 낳았다.


국민의당 측은 안 후보의 어깨띠 글귀에 국민이 들어가는 만큼 불필요한 중복을 피했다는 주장이다. 고 대표는 “안 후보의 포스터는 비슷한 구도의 포스터 사이에서 눈에 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인물을 부각해야 하는 대선서 대표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얼굴은 포스터

유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정장 상의를 벗고 있는 모습으로 역동성을 강조했고, 정면을 바라보고 미소띤 모습에서 친근함을 드러냈다. 심 후보는 다섯 후보 중 유일하게 시민들과 함께한 모습을 담았다. 또 세월호 배지가 슬로건 옆에 배치되도록 구도를 잡아 안전사회에 대한 다짐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고 대표는 “온라인의 발달로 후보에 대한 정보는 이미 차고 넘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포스터나 슬로건이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선거 내내 가장 많은 물량이 사용되는 만큼 전혀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