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와신상담’ 김경준의 반격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4.04 08:49:16
  • 호수 1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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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면 MB도 위험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BBK' 김경준씨가 세상 밖에 나왔다. 복역 8년 만에 출소했다. 향후 그의 입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폭로전이 시작될 조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 이어 이 전 대통령에게까지 폭탄이 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김경준씨가 최근 만기 출소했다. 법무부는 미국 국적인 김씨를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지난달 29일 강제 추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 연루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김씨는 출소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적폐청산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는 MB 정부도 포함된다. 일주일 이내에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적폐청산…
진실 밝힐 것” 

이어 “내가 이미 한국서 추가로 소송을 제기해서 이긴 것도 많다. 누구나 BBK와 관련해서는 마치 내가 잘못한 것같이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이다. 이권자는 박근혜정부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직전 자신의 한국 송환을 둘러싼 기획 입국 의혹과 이후 검찰 수사결과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그것으로 이명박정부가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의뢰인 정보를 공개한 변호인을 상대로 낸 소송서 일부 승소했고 이른바 ‘BBK 가짜편지사건과 관련한 민사 소송서도 일부 승소한 바 있다.

공항 출국장을 나서면서 ‘BBK 사건에 MB가 관련된 결정적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지금 상태서 얘기하긴 그렇지만 진실을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김씨는 지난 달 28일, 천안교도소서 출소했다. 김씨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해 319억원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2009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BBK 주가조작 복역 8년 만에 출소
벌금 100억원없어서 500일 노역

201511월 징역형 복역을 마쳤지만 벌금 100억원을 내지 못해 일당 2000만원씩 500일 동안 노역장에 유치돼있었다. 법무부는 출소한 김씨를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옮겨 강제퇴거 심사를 했다. 출입국관리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외국인은 국외로 강제퇴거될 수 있어 미국 국적인 김씨는 강제퇴거 대상이다.

김씨는 심사에서 “29일에 자진 출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김씨를 특별면회한 뒤 취재진에 김씨가 이 전 대통령의 주가조작 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여러 근거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의 첫마디가 정권이 교체돼 진상이 밝혀졌으면 좋겠다였다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이 전 대통령도 주가조작 유죄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정권교체 후 진상규명을 위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출소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김씨의 폭로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만기 출소 미국행
이명박 떨고 있나

BBK 주가조작 사건은 2006년 대선 때 터졌다. 당시 주가조작 사건 자체보다 이 전 대통령이 개입되었는지 여부가 더 큰 논란이었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실제 소유주이며 자신도 주가조작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자신도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입장이 갈렸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특검은 김씨를 기소하고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주가조작에 이용된 자금의 실소유주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김씨는 1999BBK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해 투자자문회사의 등록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김씨가 3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오면서 기업 투자자문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30억원의 출처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BBK는 국내 중견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190억원을 비롯, 삼성생명서 100억원, 심텍서 50억원 등 총 6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

한편 김씨는 20002월, 이 전 대통령과 함께 LKe뱅크라는 사이버 종합금융회사를 설립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씨가 각각 30억원씩 투자하고, 둘이서 공동대표를 맡았다.

당시 김씨는 BBK를 운영하는 중이었는데, LKe뱅크를 소개하는 책자에는 ‘LKe뱅크는 이뱅크 증권 중개주식회사, BBK와 자매회사라고 소개했다. LKe뱅크는 BBK가 운용하던 MAF펀드에 1250만달러 (150억원)을 투자하는 등 BBK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20013월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김씨가 LKe뱅크에 투자한 30억원이 BBK의 회사자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에게 각종 위·변조 펀드운용보고서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 때문에 BBK의 등록이 취소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일로 김씨를 신뢰할 수 없게 됐고, 그해 418일에 이미 LKe뱅크 대표직을 사임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BBK 등록 취소 하루 전, 뉴비전벤처캐피탈을 인수해 옵셔널벤처코리아로 개명하고, 자신이 대표로 취임해 투자자문업을 계속했다. 이때 김씨는 옵셔널벤처스가 해외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는 소문을 냄으로써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했다. 이를 통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옵셔널벤처스의 자금 384억원을 횡령해 위조여권을 이용,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런데 당시 언급된 해외투자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적을 둔 MAF펀드였다. MAF펀드의 주주는 LKe뱅크였고, 이 전 대통령은 LKe뱅크의 공동대표였다. 이 전 대통령이 MAF펀드를 통해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04년 자신이 LKe뱅크에 투자한 30억원을 손해봤다며 김씨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과 관여했다는 주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 주장했다. 그 내용은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며 다스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도 이명박의 차명재산이라는 것이었다.

사업 관여 증거
나왔지만 덮어


더불어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도 그해 6월 국회 대정부질문서 이 전 대통령의 주가조작 연루설을 추가로 제기했다.

윤증현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자체 조사 결과 이 후보의 주가조작 혐의가 없다고 밝혔지만 박 전 대통령 측과 야당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주요 투자자는 물론이고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5200여명의 소액투자자들이 도합 수백억원 정도의 피해를 봤으며, 자살한 사람들도 많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직까지 BBK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으며, 핵심 쟁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다스와 BBK의 실소유주의 문제다. 이 전 대통령은 BBK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라고 주장했다.

2000년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스스로 인터뷰서 자신이 BBK(옵셔널 벤처스)를 창업했다고 말한 것이 주요 언론 등에 보도됐다.

20001017일 광운대학교에서 열린 특강서 이 전 대통령은 제가 인터넷금융회사를 설립중이고, 이를 위해 금년(2000)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금융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며칠 전 정부서 인터넷증권회사 예비허가가 났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2007년 대선 직전 공개되기도 했다.

조만간 추가 폭로 예고
BBK 사건 전말 드러날까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였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증거로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20076월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BBK 정관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서류들이 위조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최재경)는 수사를 통해 이면계약서 작성 시점이 원본 종이의 재질과 글꼴 분석, 도장 사용 경위를 종합한 결과 계약서에 적힌 날짜보다 12년 뒤라는 문서감정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이 전 대통령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이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도 입장이 서로 갈린다. 2007년에는 이 전 대통령과 김씨의 공동명의로 돼있는 MAF펀드의 홍보 브로슈어가 공개되면서 개입 여부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이명박이 김백준을 설득해 LKe뱅크 자본금을 MAF펀드에 가입시킨 것 뿐이고 “MAF펀드는 김경준이 단독으로 운용했으며, 이명박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가 옵셔널벤처스의 횡령금을 빼돌릴 때 송금을 담당했던 담당자는 원래 이 전 대통령의 비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 담당자는 이 전 대통령의 비서로 다시 복귀한다.

BBK 사건 당시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 이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구설이 오르기도 했다. 에리카 김은 1974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UCLA 법학대학원을 나와 27세에 변호사 자격증을 땄으며 동생인 김씨를 이 전 대통령에게 소개한 장본인이다. LKe뱅크는의 L은 이 전 대통령을 뜻하고, K는 김씨, e는 에리카 김을 각각 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카 김과 MB
관계도 드러나나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과 에리카 김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염문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에리카 김과의 소문을 일축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요즘 뭐하나MB 근황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여러 대권주자들을 만나는 데 여념이 없다. 지난달 30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은 대치동 사무실에 방문한 유 의원에게 정치행보에 대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만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측근을 통해 차기 정권, 내 손으로 창출한다며 차기 대권주자의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지난달 23일에는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두고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와 제2연평해전 전사자, 연평도 폭격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46용사 묘역서 만난 고 장진선 중사의 유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참배에 앞서 현충탑 방명록에 말로 하는 애국이 아니라 목숨 바쳐 애국하신 여러분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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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