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검이 최경환 노리는 진짜 이유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1.16 09:41:05
  • 호수 10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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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2000억에 닿은 정권실세 입김 '후~욱'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순실 게이트에서 바짝 엎드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KB금융지주다. 현재 현대증권 고가 인수와 관련해 특검에 고발된 상태. 이 인수전서 정권 실세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인수전에 개입한 정권실세로 최경환과 최순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지주(이하 KB금융)의 현대증권 1조2000억원 고가 인수 의혹 핵심은 이것이다.

복수의 재계·사정기관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였던 당시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를 막았으며, 현대증권을 고가로 인수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현대그룹 A 회장은 현대상선의 자구책을 마련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이르게 됐다.

당시 경제부총리
‘큰 그림’ 누가?

그렇다면 왜 최 의원은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전을 막았으며, 어떻게 현대상선은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시계를 2015년으로 되돌려보자. KB금융은 그동안 대형 증권사 인수에 총력을 쏟았다. 대형 금융사지만 그에 걸맞은 증권사를 갖지 못해서다. 대형 증권사들이 M&A시장에 나올 때마다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KB금융이 대형 증권사를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한다면 자기자본 5조원대의 업계 1위 증권사를 거느리게 되는 셈이다. 전체 자산서도 KB금융은 신한금융을 앞지르게 된다. 한 마디로 KB금융의 대형 증권사 인수는 숙원사업이다. 이 때문에 KB금융은 2015년 10월 산업은행 계열사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올 당시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었다.
 

그 일환으로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최 의원과 동문인 대구고 출신 증권맨을 대거 영입했다. 최 의원과 대구고 동기인 김윤태 산업은행 부행장을 KB금융데이터시스템 사장으로 영입, 대구고 출신인 전병조 대우증권 전무를 KB증권 부사장으로 영입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KB금융은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기 직전부터 김앤장과 안진회계법인 등으로 인수자문단까지 꾸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고가 인수 의혹
배경에 정권 차원 개입?

한 마디로 대우증권 인수 의지가 확실했다는 것.

대부분 증권가에선 KB금융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점쳤다. 하지만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했다. 당시 매각 입찰에 참여한 3곳 중 가장 낮은 가격(KB금융-2조10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4500억원, 한국투자증권-2조2000억원)에 응찰해 인수전이 수포로 돌아갔다.

당시 증권가에선 인수 후보자 중 가장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KB금융의 배팅이 시장 예상에 한참 못미쳐 의아해했다.


그런데 KB금융의 낮은 입찰가 배후에 최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인수전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부총리였던 최 의원이 재작년 12월 즈음에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나 ‘KB금융이 인수하지 못하도록 하라’라는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증언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사정기관 관계자 역시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전서 정권실세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일요시사>가 입수한 투기자본센터의 고발장에 따르면, 최 의원이 “KB금융은 다음 기회를 갖도록 하라”고 적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KB금융이 의도적으로 낮은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의견도 다분하다.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최 의원은 ‘경제대통령’이자 친박 실세로 무소불위 권력이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원과 중진공 보좌관 채용 외압 등이 현재 최 의원이 받고 있는 비리 의혹이다. 여기에 KB금융 대우증권 인수전 개입 의혹까지 추가됐다.

다른 인수전도
그들의 그림자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최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최 의원 측 보좌관은 “그것(의혹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의원님은 현재 연락이 두절돼 전달해드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최 의원은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를 방해했을까. 여기서부터는 최씨와 현대그룹 A 회장이 등장한다. 먼저 A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의 모회사(지분 22.43%)다.

몇 년 전부터 조선, 해운업 불황으로 해운사들이 극심한 위기를 맞았다. 현대상선도 마찬가지였다. 자구책 일환으로 A 회장은 현대증권 매각을 결정했다. 2015년 6월, 일본계 PE인 오릭스가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무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2015년 10월28일에는 현대상선을 한진해운과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A 회장은 이를 거부했지만 자칫 선대회장부터 이어져 온 현대그룹 핵심기업이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 따라서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대증권을 적극적으로 인수할 의향이 있는 기업이 필요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2월, 자구계획으로 현대증권 지분 매각을 재결의했다. 이에 최 의원의 압력으로 대우증권 인수전에 실패한 의혹이 있는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4월 KB금융은 현대증권을 1조2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현대상선과 체결했다.

문제는 2015년 오릭스와 협상 당시 매각가가 65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매각가가 두 배나 뛴 셈이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당시 오릭스 매각이 무산된 것도 6500억원이 비싸서다. 그런데 KB금융이 1조2500억원이나 제시한 것은 납득이 안 됐다”고 이구동성했다. 이 때문에 당시 금융권 안팎에선 현대증권 고가 매각 의혹이 일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대증권 입찰 후 차순위 입찰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2위 입찰자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발표했다”며 “이것도 KB금융이 비싸게 입찰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물타기'란 소문도 무성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리스크도 산적했다. 증권가에선 현재 검찰서 수사 중인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PF 부실 대출과 홍콩의 부실 해외법인 등의 실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지난해 11월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서 야당 의원들은 현대증권과 KB금융지주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A 회장과 최씨의 인맥은 얽히고설켜 있다.

먼저 A 회장은 이화여대 이사다. 최씨와 국정 농단 의혹이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장모 김장자씨가 다니던 이화여대 최고경영자과정인 알프스도 수료했다. 우 전 수석은 변호사 시절 현대그룹 비자금을 관리한 의혹이 제기된 ISMG코리아 B 대표의 횡령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또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때 현대증권 사외이사(2008년 10월~2011년 12월)로 일했다. 현재 현대증권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취임한 최모씨 역시 안 전 수석과 가깝다. 두 사람은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성균관대 동문이다. 같은 시기에 성균관대 교수로 재임한 인연까지 있다.

하지만 A 회장은 최순실에 대해 “한 번도 본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어쨌든 KB금융이 현대증권을 고가 인수한 덕분에 현대상선은 법정관리를 면하게 됐다. 반면 최씨와 악연이 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를 면치 못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씨의 요구를 거절한 조 회장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저기…
안 엮인 데 없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구조조정 초기만 해도 현대상선보다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을 보다 높게 점쳤다. 두 회사 모두 유동성 문제가 심각했으나 선대 규모나 해운업계서의 입지 등 면에서 한진해운이 우위를 보여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펴낸 보고서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중 하나를 살린다면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한진해운에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을 고가에 매각하면서 재기 카드를 쥐었다. 비슷한 시기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1조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현대상선과 달리 처분할만한 자산도 마땅치 않았다.

현대상선은 6월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한 데 이어 해운동맹 가입 사전단계인 공동운항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 한진해운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자구안을 마련한 뒤 정부에 30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결국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최순실에 밉보인 한진해운
“어려워지더니 결국 망하더라”

당시 조 회장이 최씨의 민원을 거절했기 때문에 보복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승환 한진해운 육상노조위원장은 “한진해운이 좌초하게 된 배경에 보이지 않는 모종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 회장이 최근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압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의 눈길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서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조 회장이 매출액과 비교해 적은 10억원을 미르재단에 냈는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게 된 것도 돈을 조금밖에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 순위가 한진그룹보다 낮은 LS(15억원), CJ(13억원), 두산(11억원)보다 적은 금액을 내는 바람에 최씨에게 밉보였다는 것이다.

현재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검팀서도 이와 관련된 사항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30일, 시민단체 투기자본센터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한진해운 법정관리' 책임을 물어 박 대통령과 최씨 등을 특검팀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검팀에선 현재 들어오는 모든 제보를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가 빠듯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얽히고 설킨
정치인과 기업인

KB금융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전에 외부의 압력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다 이사회서 결의한 것이다. 현재 이사진들 중에선 외부 입김으로 움직일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윤경은 KB증권 대표(당시 현대증권 대표)를 고발했지만 사건은 각하 처분됐다"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ISMG B 대표 특검수사 관전 포인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뇌물죄 입증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이를 입증할 주요 연결고리로 '현대그룹 비선실세'로 불렸던 ISMG B 대표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미국 위슨콘신대 동문, 황씨 아들은 장시호씨로부터 승마 상담을 받은 연결고리도 있다.

B 대표는 ‘현대그룹 비선실세’라 불렸던 인물이다. 현대그룹의 주요 결정을 막후에서 좌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B 대표는 2014년 1월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기소됐는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이 사건을 몰래 변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은 당시 변호사였던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내정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이 비서관 내정 이후에 사건 무마를 조건으로 수임료를 되돌려 주지 않았다면 뇌물죄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특검은 황 전 대표 재판 관계자들과 접촉해 관련자료를 요구하는 등 사전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은 이와 함께 B 대표가 최순실씨를 배경 삼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인수합병 과정에 개입했다는 첩보도 입수해 진위를 파악 중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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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