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더민주 이훈 의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1.09 10:52:02
  • 호수 10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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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님은 서민을 외면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은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국회는 3당 체제로 재편됐고 낙선한 의원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각각 채워졌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을 대신해 의원들을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 새로워진 국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스물여덟 번째로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을 만나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이훈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최순실 국정 농단의 민낯을 드러내고, 한전 전기료 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주목을 받았다. 현 시국을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한 이 의원은 촛불민심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새롭게 바뀔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만 공정하고 균형 잡힌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의원으로서 국정 농단서 탄핵가결에 이르기까지 현 정국을 어떻게 보셨는지.

▲ 국정 농단 사태 자체로 보면 국정 시스템 자체가 무너져 버린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국정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그리고 아주 스스럼없이 외교에서 인사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박정희 시대서나 가능할 일을 21세기에 한 것이다. 재벌들을 강압하고, 재벌들의 이해를 챙겨주면서 대가를 받는 과정서 민낯이 드러났다고 본다.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이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광장에서 실질적으로 행동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 현 상황은 위기이자 기회로 보인다.

- 국회 입성에 도움을 준 금천시민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 금천의 경우 소기업 및 중소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박 대통령은 이런 분들에 대한 어떠한 배려도 없었다. 즉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을 바라는 민심이 저를 국회로 보낸 것이라 생각한다. 선거과정서 시민들께 국정에 한 번 참여해봤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서 일을 잘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주민들께서 믿어주신 것 같다. 또한 선거 때 약속들은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가능한 약속들도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도 더민주 의원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NGO모니터단을 통해 ‘2016국정감사 우수의원’에 선정되셨다.

▲ 사실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다. NGO모니터단 뿐만 아니라 우리 당에서도 저를 국감우수의원으로 선정해 주셨다. 국감을 진행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부족하지만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산자위 활동을 통해 기간산업, 에너지산업, 중소기업, 전통시장 문제 등 사회적 약자 부분에 대해 질의를 집중하려고 애를 썼다.

금천 지역구 초선의원
국감스타로 자리매김

특히 전기료 문제 관련해서는 사활을 걸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질의했다. 부족하지만 성과가 나왔다. 운영위 차원에선 청와대 문제 즉,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수면에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 농단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다. 특히 최순실씨 청와대 출입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날카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국정 농단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의혹의 핵심을 무엇으로 보는지.

▲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국가시스템의 붕괴로 견제 받지 않은 국가권력이었다는 점이다. 사전에 점검되지 못했기 때문에 사태가 커졌다고 본다. 이 부분은 개헌을 통하거나 아니면 국가시스템을 점검해야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정경유착이다.
 


권력에 사적으로 작용하는 힘에 대해서 우리 재벌들은 취약하다. 이해관계만 맞춰주면 본인들에 더 큰 이익이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재벌개혁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국정 농단의 핵심을 꼽자면 대통령이다. 마치 왕정시대의 여왕처럼 나라를 운영해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대단히 실망을 넘어서 자괴감까지 느낀다. 혹자들 중에는 박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반헌법적이고, 반국가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 탄핵 정국의 변수를 3가지 짚어주신다면.

▲ 변수를 꼽자면 촛불민심, 헌재결정, 특검이라고 생각한다. 탄핵을 이끈 촛불민심이 앞으로 국정 농단에 드러난 모든 문제 즉, 정책결정 문제, 정경유착, 검찰 개혁, 언론 문제, 세월호 7시간을 둘러싼 모든 정부의 무책임에 대안을 내세우는 시민사회 운동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경우 혹자는 재판관들이 보수적 결정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광장의 요구에 대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민심에 기반해 법적 절차를 따라 합리적이고 상식적 결정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건다.

“약자에 힘을 실어줘야만
공정하고 균형 잡힌 사회”

특검은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검찰조사가 예비적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특검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번 특검도 촛불민심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과거처럼 사건을 축소, 은폐, 왜곡하려 들면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또, 청산의 역사를 가져보지 못한 우리나라가 역사에 교훈을 남긴다는 측면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

- 의원님께서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롤모델이 있다면.

▲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직접 모시기도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을 뵈면서 참 열심히 공부하셨던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또한 진심으로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하셨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비전을 세웠다. 그 결과물만큼은 집권하실 때 실현하려 노력하셨다.

비전을 세우고 정책을 만드는 것은 노력하면 가능하지만 그것을 현실서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정권 내부의 장애물, 정책에 반대하는 집단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설득하거나 뛰어넘는 과정은 어렵다. 명분과 자기원칙이 분명하지 않으면 이겨내기 어려운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던 분이다.

- 대통령이 탄핵 되면 조기 대선국면이 열리게 된다. 더민주의 수권전략을 말씀해 주신다면.

▲ 당 차원서 개헌입법을 위한 특위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입법연대 및 의총을 통해 어떻게 촛불민심을 받들 수 있느냐에 대한 토론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구체화 되는 것이 수권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더민주에는 쟁쟁한 대선후보들이 많다. 서로 분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내부에서는 분열되지 않으려고 애써야 하고 아울러 외부에서는 야권 전체가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본인의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 초선의원으로서 철학을 말씀드릴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바라는 정치 스타일은 있다. 첫째는 대안을 제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현하는 것이다. 실제 해결 능력이 있는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편드는 정치다.


어디 가서든 중립적이거나 우유부단한 것이 아닌 어떤 판단이든 간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편 들어 주려고 한다. 정치가 그런 맛이 조금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강자, 부자, 기득권 보다는 약자에게 국회의원이 힘을 실어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균형이 잡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shs@ilyosisa.co.kr>

 

[이훈 의원은?]

▲서강대학교 사학과 학사
▲전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 국장
▲전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실 비서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제20대 국회 전반기 운영위원회 위원
▲제20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제20대 국회의원 (서울 금천구/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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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