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도 몰랐던’ 감사원 수상한 인사

낙하산 암행어사 ‘일 잘 할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공공기관의 암행어사 노릇을 하는 감사원에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가 감지됐다. 이완수 사무총장이 주인공. 이를 두고 내부 잡음이 무성하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난해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감사원은 청와대가 꽂은 낙하산 인사로 내부 반목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전했다.

16년만에 외부인

여기서 청와대에서 꽂은 낙하산이라 함은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을 가르킨다. 이 사무총장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지난해 7월 감사원 사무총장(차관급)으로 영전했다. 무려 16년만에 감사원 외부 인사가 사무총장이 됐다.

당시 감사원 내부서 이 사무총장의 인사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원장에 이어 2인자다. 통상적으로 감사원 원장은 외부 인사, 사무총장은 내부 인사가 원칙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감사원서 사무총장은 조직의 안살림까지 맡는 야전사령관격”이라며 “이 자리는 외부 인사보다 조직 사정과 그동안의 감사 히스토리를 잘 아는 인사가 더 적합하기 때문에 내부 승진을 관례로 해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기 만료를 앞둔 김영호 전 사무총장은 2015년 초부터 신임 사무총장 후보로 유력했던 내부 간부에게 서서히 인수인계를 해나가는 분위기였다. 감사원장 또한 그에 맞춰 해당 간부에게 신임 사무총장으로서의 소양을 갖추도록 준비시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사무총장으로 유력했던 간부는 정길영 전 제1사무차장(현재 감사위원)이었다. 정 전 사무차장은 재정경제감사국장, 기획관리실장, 제2사무차장 등 내부 주요 요직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내부서도 신망이 두터워 사실상 신임 사무총장으로 손색이 없었다고 한다.

감사원의 고위 간부 최종 인사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원장과 사무총장이 밑그림을 그리는 구조다. 지난해 5월 황찬현 감사원장은 청와대에 신임 사무총장 단독 후보로 정 전 사무차장을 올렸다. 그 외 1급 3명도 함께 임명 재청 건의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신임 사무총장 인사만 반려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정 전 사무차장의 실망이 컸다. 사표를 쓰려고 했지만, 다른 간부가 이를 강력하게 말렸다”며 “황 원장은 당시 미안했는지 2015년 11월 자리가 빈 감사위원(차관급)으로 승진시켜줬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 때문에 황 원장이 청와대 의중도 모르고 사무총장 인사를 올렸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황 원장은 애초 신임 사무총장이 감사원과 무관한 외부에서 올 지 전혀 몰랐다는 것.

만일 그가 외부에서 신임 사무총장을 데려온다는 것을 알았다면 정 전 사무차장을 청와대에 임명 재청했을지, 감사원 내부서 감사원장과 전임 사무총장이 신임 사무총장 후보를 준비훈련까지 시키는 ‘뻘짓(?)’을 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감사원 수장으로서 황 원장이 내부 인사 원칙을 끝까지 고수할 수도 있었지만, 그 역시도 힘없는 낙하산이라는 게 중론이다. 황 원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마산중학교,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다. 이 때문에 황 원장 인사 청문회 당시 “기춘대원군이 꽂은 게 아니냐”는 질타가 나오기도 했다.
 


감사원 사무총장 인사는 이미 2014년 12월 말 경부터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라인으로 점치고 있었다는 청와대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미 청와대 내부에선 신임 사무총장을 외부서, 그것도 감사원 출신이 아닌 외부인을 들여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런데 감사원장은 이 사실도 모른 채 2015년 1월 말 청와대 수시보고를 다녀왔고, 정 전 사무차장을 차기 사무총장이라며 샴페인을 터트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귀뜸했다.

한마디로 감사원장은 청와대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아무 언질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로써 황 원장이 “(이 사무총장 임명) 과정에서 청와대와 협의는 있었지만 하명이나 지시는 없었다”는 말이 궁색하게 됐다.

청와대서 점쳤던 사람이 바로 이 사무총장이다. 전형적인 TK(대구·경북)라인으로 최 의원과 대구고 동기다. 또 자원외교 보도 관련 최 의원이 경제 부총리로 있을 당시 언론중재위 제소건에 대해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이 사무총장을 꽂은 게 최 의원이라는 말이 끊이질 않았다.

사무총장 인사 두고 내부 잡음 무성
내부인이 적합한데…“청와대 꽂았다”

당시 감사원 내부서도 이 사무총장 내정에 대해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곽상욱 전 감사위원은 원장실까지 찾아가 “이완수는 절대 안 된다”고 원장에게 직언했다고 한다.

곽 전 위원(사법연수원 14기) 역시 이 사무총장(사법연수원 13기)과 같은 검사 출신이다. 이들은 2002년 나란히 대검찰청 감찰 1·2과 과장(1과 이 사무총장, 2과 곽 전 위원)을 맡았다.

2014년과 2015년 5월, 곽 전 위원은 각각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감사원 사무총장 인사와 맞물림)에 오르기도 했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때 당시 곽 전 위원이 낙마한 배경을 두고 청와대에선 두 가지를 꼽았다고 한다. 첫째는 곽 전 위원과 이 사무총장이 검찰에 있을 당시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점. 둘째는 대통령과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사정기관 중 하나로 법무부장관과 민정수석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곽 전 위원은 이 사무총장과 사이도 좋지 않으며, 최소한 김 전 비서실장이나 최 의원 등과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마저도 없다. 한마디로 청와대서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 곽 전 위원은 배제했다는 후문이다.

곽 전 위원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 내부 조직 운영에 있어 원활한 소통보다는 상명하복식 운영으로 내부 반목을 사고 있다. 검찰 출신이다 보니 특유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행정고시 출신인 간부들이 불편해한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감사원 간부들은 이 사무총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실정이다. 특히, 1급 간부 중에선 이번 연말 인사 때 현재 보직서 빠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해진다.
 


이런 내부 조직 문제에 대해 감사원은 “크게 할 얘기가 없다”는 분위기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 사무총장이 임명됐을 때 내부에서 예상 못했던 부분은 맞다”며 “내부 갈등은 없으며, 조직 인사와 관련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런 모습을 안타깝게 보고 있는 형국이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감사원이 독립된 조직으로 바로 서야지만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해낼 수 있다”며 “청와대의 낙하산 사무총장으로 인해 전체 조직이 가라앉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건수가 급감하면서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간 건수를 보면 연평균 157건의 감사결과가 발표됐다. 연초부터 8월31일까지 발표된 건수는 평균 114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8월31일까지 발표된 건수는 94건에 불과했다.

최근 9년 사이에 올해(8월31일 기준)보다 적었던 때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87건)을 제외하면 없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감사원은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 등에 대대적인 감사인력을 투입했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예년에 비해 20% 정도 줄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실제 건수서 이 같은 풍문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건수 급감


지난 10월10일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국정감사서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이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법사위원들이 감사를 할 꺼리가 없다. 일을 하도 안 해서”라며 “포도대장인지 암행어사인지 사헌부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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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