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치킨이 맛도 좋다!

치킨 시장 뉴트렌드는?

치킨시장의 역사는 닭을 통째로 튀겨낸 통닭치킨과 1970년대 후반 최초의 체인형 치킨집 ‘림스치킨’을 시작으로 1980년대 미국 KFC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치킨전문점 시대가 열렸다. 이후 페리카나, 이서방, 처갓집 등 고추장과 케첩, 마늘 등으로 매콤 달콤하게 버무린 한국식 양념치킨이 골목마다 들어서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첨가물 일체 넣지 않는 웰빙치킨 등장
무항생제·무향균제 닭 사용 점포 증가

1990년대 ‘BBQ’가 등장,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이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다. ‘훌랄라숯불바베큐’도 후라이드와 양념의 틈새를 비집고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교촌치킨’을 필두로 한 간장치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동시에 거센 웰빙 바람으로 2000년대 중반 ‘핫썬치킨’과 ‘굽네치킨’ 등 오븐에 구운 치킨이 등장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프리미엄 치킨카페 트렌드와 소비위축 등으로 두마리치킨이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웰빙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한동안 기름에 튀기지 않는 구운 치킨이 웰빙 붐을 타고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의 웰빙은 조리 방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재료 자체를 건강에 좋은 무항생제, 저염, 저당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개념으로 진화했다. 레드오션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치킨 시장의 웰빙 트렌드를 짚어본다.

밀가루 대신 쌀

서울 지하철 화곡역 근처에 1호점 매장을 연 ‘안심치킨’은 모든 메뉴에 인공첨가물은 전혀 넣지 않고 100% 천연 재료로 만든 웰빙치킨 카페다. 자연 방목해서 키운 무항생제 닭과 밀가루 대신 쌀가루 튀김옷을 사용한다. 기름은 100% 식물성 카놀라유로 조리하는 등 치킨뿐 아니라 커피 및 음료도 모두 천연 재료로 만든다. 반면 가격대는 경쟁 치킨전문점과 비슷해 가성비가 높다.


이 점포는 문을 연지 7개월 됐는데, 주중과 주말 및 휴일을 가리지 않고 연일 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230㎡ 규모에 여름철 매출이 1억2000만원이 넘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여느 치킨호프집과는 달리 여성 고객이 더 많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는 가족 고객도 상당하다.

안심치킨 김승덕(47) 대표는 “아토피나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도록, 점포에서 취급하는 모든 메뉴를 100% 무(無)첨가물로 개발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음식은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안심치킨은 맛도 좋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모든 메뉴를 개발하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하나하나 맛을 내기 위해 수없이 실험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점포가 주목받는 이유는 한두 가지 메뉴가 아닌 모든 메뉴를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천연 발효종 베이글&자연크림치즈, 쌀츄러스, 고구마 스틱, 유기농 커피, 천연 생과일 주스, 천연 에이드 및 기타 음료까지 모든 메뉴의 원부자재를 100% 천연재료로 만든 것은 국내 최초다. 안심치킨은 인공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연구기관 인증마크와 시험성적서를 50여개나 홈페이지에 공개할 정도로 자신감 있게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가맹점 문의도 이어져 벌써 10호점 계약을 체결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 튀김옷으로 조리한 쌀치킨도 늘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쌀민족쌀치킨’이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산 신선 닭에 쌀가루 튀김옷으로 식감까지 높인 쌀치킨을 가격까지 낮춘 것이 인기 비결이다. 간판 메뉴인 ‘옛날쌀통닭’ 한 마리 가격이 89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반면 원육의 품질도 높였고, 고추장허브소스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등 소비자 건강도 많이 고려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본사가 20년간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왔기에 제조와 유통의 원가절감에 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훌랄라치킨카페’은 역세권의 중대형 상권을 겨냥, 치킨멀티카페를 표방한다. 치킨에 돈가스, 커피, 음료, 칵테일 등을 더해 수요가 한정된 저녁 장사 중심에서 벗어나 낮 시간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낸 것이다. 오후 3시까지는 돈가스와 커피, 오후에는 아메리카노와 에이드음료,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는 식사와 안주, 늦은 밤에는 1~2차를 마치고 온 손님들이 도수가 낮은 칵테일이나 과일맥주를 찾는다.

치킨도 숯불바베큐치킨에 문어를 통째로 튀겨 올리고 두툼한 감자튀김, 쫄깃한 떡, 주먹밥, 파절이까지 푸짐하게 곁들여 식사와 안주로 손색 없는 ‘문어치킨’이나 치즈, 고구마, 떡 등을 더한 다양한 퓨전메뉴를 선보인다. 매장도 유럽풍 빈티지 카페풍으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감각적으로 꾸몄다. 무항생제 닭을 사용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은 2010년 6만4806톤에서 2015년 15만5631톤으로 5년 만에 2.4배 증가했다.

가격 경쟁력 고려


‘자담치킨’은 항생제, 합성향균제, 호르몬제가 첨가되지 않은 사료를 먹인 무항생제 닭 사용을 비롯, 합성보존료, MSG 등을 첨가하지 않은 치킨무 등을 내세운다. ‘치킨더홈’도 무항생제 닭을 사용하고 농장출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생산이력시스템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염지제 대신 우유와 천일염을 사용해 짠 맛을 낮춘 ‘노랑통닭’ 등 건강함에 초점을 둔 브랜드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재료의 차별화를 꾀한 웰빙 치킨이 향후 치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웰빙 치킨이라도 맛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가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건강에 좋아도 가격이 너무 높으면 위험하다.

최근 장기불황에 가격파괴 두 마리 치킨이 뜨고 있다. 따라서 창업 희망자는 원가절감에 경쟁력이 있는 웰빙 치킨 브랜드를 잘 골라야 한다. 애매모호한 광고로 식재료의 웰빙을 내세우는 업체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입지는 아이의 건강에 민감한 젊은 엄마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좋다. 홀 매출과 배달 매출 모두 유리하다. 커피 및 음료 등 사이드 메뉴도 친환경 재료로 만들 수 있다면 카페 형태로도 창업해볼 만하다.

창업전문가들은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웰빙 치킨 트렌드는 머지 않는 장래에 불어 닥칠 메가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선점하는 브랜드가 치킨시장 지배력을 형성할 것”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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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