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꼭두각시> 비선실세 최순실 의혹들

“그녀의 말은 곧 어명이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 대형 게이트가 터질 조짐이다. 여기에는 ‘수상한 재단’ 두 곳이 있다.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다. 두 재단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재벌들이 800억원 가까운 거금을 들여 만든 곳이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씨가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 외에도 최씨가 박 대통령의 비선이라는 증언이 연이어 폭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 지난해 ‘정윤회 국정 농단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로 구속 기소된 박관천 경정의 말이다.

대통령과 관계
그녀는 누구?

그는 검찰 수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찌라시 수준의 발언’이라는 게 세간의 시선이었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에 가까웠다. 재단법인 K스포츠를 설립하는 과정서 최씨가 깊게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과 일부 매체서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을 제기하자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무시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최씨 의혹은 지난 2014년 말 청와대 내 권력암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사건 때와는 달리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어 청와대 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씨 의혹의 쟁점은 ▲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 개입 여부 ▲최씨가 브로치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구입해 박 대통령에게 건넸는지의 여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발탁과 윤전추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이다. 

최씨는 1970년대 후반 박 대통령이 ‘퍼스트 레이디’로 활동하던 시절 측근이었던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로 박 대통령과는 남매 같은 사이다. 최 목사는 당시 박 대통령이 주도한 ‘새마을 갖기 운동’과 그 조직이었던 ‘새마음 봉사단’의 실세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씨는 최 목사와 박 대통령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이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2006년 서울시장 선거 유세 현장서 피습을 당하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극진히 간호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최씨는 1996년 정윤회씨와 결혼해 같은 해 승마선수인 딸 정모씨를 낳았다. 하지만 정윤회씨와 2014년 5월 이혼했다. 최씨는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100억원대를 호가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빌딩을 비롯, 강원도 평창군과 경기도 하남시 등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부동산을 놓고 “부친 최태민 목사의 돈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권력서열 1위? 터질 게 터졌다
VIP 브로치까지…수발 도맡아
 

최씨가 박 대통령과 사적인 관계를 넘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끊이질 않았다. 2013년 딸 정씨와 관련된 이례적인 승마협회 조사·감사 과정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가 최씨 쪽에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자 담당 국장과 과장이 경질됐다. 이 과정에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박 대통령이 문체부장관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 국장과 과장에 대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하며 경질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때문에 승마계에선 “정윤회씨와 최씨 부부가 사태의 배후”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외에도 지난해 정윤회 국정 농단 문건 유출 때 사실상 최씨가 실세라는 말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문고리 3인방'이 박 대통령의 생살이라면 최씨는 오장육부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생살은 피가 나도 도려낼 수 있지만 오장육부에는 목숨이 달렸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미르, K스포츠…
그녀와 재단이?
 

최씨가 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자신이 단골이었던 스포츠 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13일 취임한 정동춘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그 직전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서 ‘운동기능회복센터’라는 이름으로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했다. 

이 센터는 최씨가 지난해까지 살았던 신사동 자택과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50m 떨어져 있다. 최씨는 5년이 넘는 단골손님이며 자주 이곳을 찾아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의 치료와 상담은 정 원장이 직접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야권의 공세가 거세다. 야권은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대한 청와대 배후설을 꺼내들고 파상공세에 나섰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서 “(두 재단이) 설립 몇 개월 만에 약 900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했다. 특혜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설립 허가 및 모금 배후에 청와대 모 수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수석들도…
그녀가 꽂았나?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도 “통상 일주일서 한 달이 걸리는 법인 설립 인허가가 하루 만에 났고, 두 재단의 정관과 창립총회 회의록도 대부분 똑같다”며 “이 정도면 5공 시절 일해재단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최씨가 우병우 민정수석을 박 대통령에게 천거하는 등 청와대 인사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의혹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질의를 통해 나왔다.
 

조 의원은 “우병우 민정수석은 온갖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이유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며 “우 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 청와대 입성은 최순실씨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검사장 승진서 탈락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상태이던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에 임명됐다. 8개월 만인 이듬해 민정수석으로 고속 승진했다. 연배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인사였지만 자세한 배경은 알려진 바 없었다. 

우병우 등 청와대 인사 개입설
청 출신 조응천 저격수로 나서 


조 의원은 박 대통령의 헬스 트레이너로 구설에 올랐던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도 최씨가 추천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유명 연예인과 대기업 최고경영자 등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윤 행정관은 2013년 2월 부이사관급 고위공무원인 3급 행정관으로 청와대 제2부속실에 채용됐다. 

이후 윤 행정관이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대통령의 개인 트레이너를 공무원으로 채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대통령이 착용한 브로치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최씨가 청담동서 구입해 전달한 의혹이 제기됐다. 또 최씨는 과거 대통령 취임식 당시에도 박 대통령이 입은 고가의 한복을 디자이너 김모씨에게 직접 주문해 챙긴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한복 디자이너 김씨는 현재 미르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청담동의 주얼리 가게 대표 박모씨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3∼4년 전 박씨의 가게를 방문한 마지막이었다. 박씨는 본인 가게와 박 대통령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 가게 역시 최씨 집에서 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주얼리 가게는 서울강남구 청담동 명춤거리 뒤편 고급 주택단지 사이에 있는데, 최씨가 최근까지 거주했고 현재 소유중인 강남의 한 빌딩과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편 박씨 가게서 판매 중인 고급 주얼리는 개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 뒷바라지
그녀의 역할은?


한편 청와대는 이런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의 설립 및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에 언급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순실 드나든 청와대 비밀통로 어디? 

최순실이 청와대를 드나들었다는 ‘비밀 통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선데이저널>의 연훈 발행인은 “(최순실게이트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박근혜정권서 최순실이 스타렉스 밴을 타고 비밀 통로를 통해 자유롭고 빈번하게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청와대 경비까지도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폭로했다.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도 지난 22일 기명 칼럼서 “청와대 근무자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듣지 못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라며 “최씨가 비교적 자주 청와대를 드나든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전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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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