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한강 소년시신 미스터리4

작은 시체가 떠올랐다 ‘누굴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강에 신원미상의 시신이 떠내려 온 지 일주일이 넘었다. 하지만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의 시신에는 아직도 이름이 없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디에서 흘러왔는지, 가족은 누군지 경찰은 끊임없이 묻고 있지만 죽은 아이는 말이 없다. 아이가 지난 4일, 북한과 인접한 한강 하구에서 발견된 날부터 11일 현재까지 나온 의문점을 짚어봤다.

한강서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자 아이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7일, 해병대가 인양한 신원미상의 시신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신원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관련 정보가 적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A군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장소, 사인, 신원 등에 대한 뚜렷한 정보가 나오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의문1> 발견 장소가…

A군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곳은 강화도 교동도 인근이다. 해병대는 지난 4일, 물에 떠있던 A군의 시신을 초병이 관측했지만, 발견 지역이 중립수역이라 인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최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군·경의 공동작전이 진행되면서 언론에 자주 언급됐다. 지상에는 군사분계선을 가운데 놓고 남북 2㎞씩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돼 있다. 그러나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했을 당시엔 군사분계선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마우리 일대까지만 설정됐기 때문에 군사분계선 끝 지점에서 강화군 불음도까지 구간을 중립수역 지역으로 선포했다. 물 위의 DMZ, 즉 완충구역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인근부터 강화군 서도면 불음도 인근까지 약 67㎞ 구간이다. 가장 폭이 넓은 곳은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인근으로 10㎞에 이르고, 가장 폭이 좁은 곳은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 일대로 900m 정도다.


이 구간은 군사협정위원회의 허가가 없으면 군용선박과 군사위원 무기 탄약을 실은 민용 선박 등의 출입이 통제된다. 해병대가 A군의 시신을 발견했지만 바로 인양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0대 추정 남자 시신 한강 하구서 발견
신원미상 어린이…단서 없어 수사 난항

해병대는 A군의 시신이 관할 지역까지 떠내려 오길 기다렸다가 지난 7일 오전 9시10분경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석탄리 배수펌프장 부근서 인양했다. 해병대에 따르면, 대공 용의점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았다. 대공 용의점이란 북한을 상대로 한 작전에 영향이나 관계가 있는지의 여부 등을 말한다. 해병대는 A군에게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자 시신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특별한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군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지만 A군의 발견 장소가 북한과 인접해 있는 곳이라 북한 사람일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의문2> 왜 죽었나?

A군은 발견 당시 손끝, 발끝 등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키는 140cm가량이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이 2010년 내놓은 연령별 평균 키에 근거해 10(138.3㎝)∼11세(144.0㎝) 정도의 연령으로 추정된다.

A군은 발견 당시 반소매 티를 입고 있었고, 알파벳 ‘FG’가 새겨진 하의를 착용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의 시신에서 뼈가 부러졌다거나 피부가 심하게 찢어졌다거나 하는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사인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난 11일의 부검결과를 기준으로 한 구두소견에 의하면 외력에 의한 사망, 타살 흔적은 일단 없는 상태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지만 범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A군의 사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장소가 강이었던 만큼 익사, 사고사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시신 발견 장소부터 인양 지점까지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목격자의 제보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군의 사망 경위는 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확실히 나온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의문3> 도대체 누구? 

경찰은 현재 A군의 신원 파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령대가 10대 초반으로 추정되고, 시신의 부패 정도가 상당해 지문 채취 등의 방법은 사용하기 어렵다. 경찰은 강화, 김포, 파주 등 관할 지역에 접수된 실종 및 미귀가 신고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경찰은 11일 신고 전화나 이전에 접수된 신고 건 중 A군과 관련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해병대 초병의 관측으로 첫 발견된 이후 11일까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A군을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말이다.

경찰청 ‘실종아동 신고접수 및 처리 현황’ 자료를 보면 실종아동 수는 2011년 4만3000여명, 2012년 4만2000여명, 2013년 3만8000여명, 2014년 3만7000여명, 2015년 3만6000여명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다. ‘실종아동 등의 지원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실종아동은 실종신고 당시 18세 미만(2013년 6월4일 공포·시행) 아동과 연령 불문의 지적 자폐성 정신 장애인, 치매 질환자 등으로 규정한다.

1주일 지나도록 찾는 사람 전혀 없어
혹시 사건 연루? 북한 아이 가능성도

자료에 따르면 18세 미만 아동 실종자 가운데 보호자 인계가 이뤄지지 않은 미발견자는 2011년 75명, 2012년 158명, 2013년 227명, 2014년 348년, 2015년 319명이다. 지난해에만 300명이 넘는 아동이 실종됐다가 보호자의 품에 안기지 못했다.

정부는 실종 발생 건수를 줄이기 위해 2012년 2월 실종아동법을 개정하고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도입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는 아동의 실종에 대비해 미리 경찰에 지문과 사진, 신상정보를 등록해 실종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한 제도로, 2012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 제도는 18세 미만 아동의 보호자 가운데 원하는 사람에 한해 아동의 지문,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경찰서 지구대에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A군의 연령이면 당시 사전 등록 대상이었다. 보호자가 사전에 A군의 정보를 등록을 해놨다면 지문이나 사진, 인적 사항 등이 경찰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A군이 북한에 연고를 뒀을 경우다. 그러면 A군의 신원을 파악하는 게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북한에서 꽃제비로 살았던 것은 아닌지, 어떤 이유로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온 것은 아닌지 등을 추측해볼 뿐이다.

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일정한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북한 어린이들을 지칭하는 은어다. 제비가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 빗대어 만든 말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극심한 식량난과 함께 북한 내부에 확산됐다. 꽃제비들은 극심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일정한 거처 없이 두만강 인근과 연변에서 구걸이나 소매치기 등으로 하루를 연명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 방송사에서 꽃제비들의 실상을 보도한 방송을 보면 북한 당국의 감시와 열악한 환경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망가진 어린이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위치한 보호소에 숨어있는 꽃제비들은 밤이면 감시를 피해 산으로 올라가 낙엽만 덮고 자면서 식은 빵 한덩어리를 허겁지겁 먹는 피폐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두 명은 동상에 걸렸지만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손과 발을 절단하기도 했다. 인권 문제에 민감한 북한 정권에서는 이들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의문4> 앞으로 어떻게?

경찰은 A군의 신원 파악과 관련해 “관할 지역 실종 및 미귀가 신고 접수 건으로 찾지 못한다면 지역 범위를 좀 더 넓힐 것”이라며 “꼭 찾아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끝내 A군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될까.

무연고 시신이 있을 경우, 경찰은 담당 검사의 지휘를 받아 해당 시에 행정처리를 요청한다. 시 관계자는 경찰이 무연고자를 안치해둔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가져와 화장한다. 그 후 가족과 보호자를 찾는 공고문을 낸다.

A군의 신원이 마지막까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파주시의 경우는 약수암이라는 곳에 무연고 시신을 모신다. 보통 생전의 이름을 납골함에 붙여두지만 신원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경우엔 ‘미상(未詳)’이라고 써둔다.


무연고 시신 업무를 맡고 있는 파주시청 복지정책과 담당자는 “1년에 많으면 8구, 적으면 5구 정도의 무연고 시신을 모신다”면서 “공고문을 보고 이들을 찾아오는 가족이나 보호자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무연고 시신은 노인이나 40∼50대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대 어린이가 무연고 시신으로 판명돼 화장을 한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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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