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사진 조각의 아버지 권오상

2차원 사진을 3차원 조각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권오상 작가는 사진 조각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다.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새로운 미술 장르를 창조한 대한민국 대표 아티스트 권 작가의 개인전을 만나보자.

사진 조각은 2차원의 사진을 3차원의 조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권 작가는 청동이나 나무 같은 전통적 재료가 아닌 스티로폼, 철사, 사진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소재를 이용해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한껏 드러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작 최초 공개

권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 조소과 재학 시절 선배가 만든 무거운 대리석 조각을 옮기다가 가벼운 조각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권 작가는 가벼운 조각이면 옮기기도 쉽고 보관하기도 쉽지 않을까 여기면서, 사진을 가지고 오브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게 현재 사진작업의 시초가 됐다.

사진 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권 작가의 개인전 뉴스트럭처 앤드 릴리프(New Structure and Relief)’가 오는 21일까지 서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전은 권 작가의 새로운 연작 뉴스트럭처와 릴리프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장으로, 뉴스트럭처 11점과 신작 릴리프 6점이 처음 공개된다.

일상 속 평범한 소재로

‘가벼운 조각’ 만들어

뉴스트럭처는 권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 ‘더 플랫(The Flat)’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를 잇는 신작이다. 뉴스트럭처는 더 플랫과 연결된 형식이다.

권 작가는 더 플랫에서 잡지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오리고 철사를 붙인 후 바닥에 세워 평면사진을 조각화했다. 그리고 조각화한 작품들을 한 화면에 집결해 사진으로 담아 다시 조각의 지위를 해체하고, 원근감이 느껴지지 않는 평면작업으로 전환했다. 뉴스트럭처는 이 사진을 다시 3차원의 조형물로 구현했다.

작가의 작업 속 거니는 느낌
11월 상해 개인전도 준비 중

뉴스트럭처는 모빌 제작으로 현대조각사의 흐름을 바꾼 알렉산더 칼더의 스테빌(Stabile)’이라는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 뉴스트럭처는 크게 확대한 이미지들을 입체적으로 구조화하는 과정을 거쳐 보는 이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독특한 공간적 미장센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릴리프는 이미지의 조합만으로 구성된 콜라주 타입의 부조 작품이다. 권 작가는 2012년 링컨 MKZ, 2014년 티소와의 협업을 통해 한 차례씩 릴리프를 선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하는 릴리프는 이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작에서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혹은 사진 같은 현대적인 매체를 사용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나무를 이용했다. 신작 릴리프 연작은 회화의 고유한 속성인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가 결합된 부조의 형식적인 면을 취하고, 촉각적으로는 나무 고유의 결을 살렸다.

나무 고유의 결

아라리오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권 작가의 조각이 가진 절대적이고 주체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그것이 놓인 공간적 환경 또한 중시해 구성했다면서 관객은 마치 작가의 사진 작업 시리즈 안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권 작가는 오는 11월 아라리오 갤러리 상해에서의 개인전도 준비 중이다.

<jsjang@ilyosisa.co.kr>

 

[권오상은?]

학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졸업(200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2000) 

개인전

<뉴스트럭쳐와 릴리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2016)
<구심점들>, 아라리오뮤지엄 인 탑동 바이크샵, 제주(2015)
<뉴스트럭쳐>, 오키나와현대미술센터, 오키나와, 일본(2015)
<스트럭쳐>, 페리지갤러리, 서울(2014)
<권오상개인전>, 조이스 파리, 파리, 프랑스(2014)
<권오상: 데오도란트 타입>, 스타트오일 아트 프로그램, 스타트오일, 바룸, 노르웨이(2014)
<권오상개인전>, 테멩공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싱가포르, 싱가포르(2013)
<Postmodern Times>, 하다 컨템포러리, 런던, 영국(2013)
<Masspatterns, 13 S/S Collaboration Exhibition #03>, 맨메이드 우영미, 서울(2013)
<권오상개인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2012)
<Adore>, 안도파인아츠, 베를린, 독일(2011)
<스컬프쳐>, 두산갤러리, 서울(2011)
<데오도란트타입>, 두산갤러리, 뉴욕, 미국(2010)
<데오도란트타입>, 아라리오갤러리, 뉴욕, 미국(2009)
<데오도란트타입>,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맨체스터, 영국(2008)
<권오상개인전>, 아라리오갤러리, 베이징, 중국(2007)
<권오상개인전>, 유니온 갤러리II 개관전, 런던, 영국(2006)
<더스컬프쳐>,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2006)
<데오도란트타입과 더플랫>,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 4-F 갤러리, 로스앤젤레스, 미국(2005)
<데오도란트타입>, 인사미술공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2001)

수상

김세중 청년조각상(2013)
사진비평상(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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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