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홍만표 의혹들

부동산 투기부터 수십억 수임료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가 점입가경이다. 검찰은 홍만표 변호사를 수사하며, 이번 법조비리의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홍 변호사를 기소하기 위해 그의 주변을 탈탈 털고 있다. 부동산 투기부터 대기업 막후 변론까지. 의혹은 고구마줄기처럼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를 둘러싼 의혹 전반을 확인하는 작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를 소환해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연일 조사 중이다. 지난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홍 변호사의 ‘막후 변론’ 정황을 포착해 22일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현재 홍 변호사의 고액 수임료와 탈세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 중이다. 편법적 기업 고문료 수수, 퇴직 후 사건 수임 제한 위반 의혹 등도 살펴보고 있다. 현재 홍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짚어봤다.

[정운호 사건 ]
[받은 금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는 홍 변호사의 계좌 추적과 서울지방변호사회 압수수색, 홍 변호사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공식 수임 신고한 내역 외 사건의 수임료 입출금 내역으로 보이는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로 최소 6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정 대표를 소환해 “홍 변호사에게 변호 대가로 6억 가량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정 대표는 “경찰 수사 시 3억원, 검찰 수사 시 3억원을 건넸다”며 구체적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고문 변호사로 별도의 고문료도 받았다.


정운호 구명로비 의혹 수사 가속
편법 고문료·탈세 혐의에 초점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14년부터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정 대표는 2014년 7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경찰에서 불기소 의견 송치됐다. 4개월 뒤 서울중앙지검에서도 같은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홍 변호사가 ‘전관’ 영향력을 행사하며 별도의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홍 변호사는 “수임료는 1억5000만원이며 발생한 소득은 성실하게 신고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전관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변호사로 충실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네이처 주식]
[왜 배정했나]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해 3∼4월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한 주식 239억원과 홍 변호사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때 네이처리퍼블릭이 유가 증권 사장을 추진 중이었고,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1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직후였다. 검찰은 정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홍 변호사에게 ‘보은’의 성격으로 해당 주식의 일부를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네이처리퍼블릭 본사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주주명부와 법인 계좌 등을 분석하면서 3월10일과 17일, 4월4일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총 3만1574주를 신규 발행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76만원으로 총 238억9624만원 규모의 증자였다. 문제는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주식이 ‘연내 사장’이라는 호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직후 이 회사 주식은 10분의 1로 분할돼 발행 주식 총수도 10배로 늘어나면서 개인 간 장외거래가 시작됐다. 이런 주식 이동과정을 거쳐 회사설립 이후 줄곧 100%를 유지해 온 정 대표의 지분율은 75.47%까지 떨어졌다.


검찰은 주식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홍 변호사 등 현직 법조인이나 정·관계 유력인사들이 있는지 일일이 검증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 측이 저가에 주식을 매도하는 특혜를 제공했다거나, 일부 인사들이 차명으로 주식을 사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내 명의 회사]
[세탁창구 활용?]

홍 변호사는 자회사를 5개나 거느린 부동산 투자·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이 회사를 수임료 세탁 등의 용도로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와 성남에 있는 부동사 개발업체 A사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A사 대표 김모씨도 소환 조사했다.

A사는 2013년 8월 부동산 임대·매매·컨설팅·분양업을 목적으로 자본금 3000만원에 설립됐다. 이후 15차례 증자를 거쳐 현재 자본금이 25억원에 이른다. 지난달에만 두 차례 총 10억원이 증자됐다. 누리집에는 수도권 오피스텔 등 6곳을 소개하며 투자나 임대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임원 명단에 홍 변호사는 빠져 있지만, 그의 부인과 검찰 수사관 출신 사무장이 각각 이 회사의 사내이사와 감사를 맡고 있다. 홍 변호사의 부인은 대외적으로 이 회사 상무 직함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 등을 바탕으로 홍 변호사가 회사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홍 변호사가 실소유주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관으로 돈 긁어모았나
개업 첫해만 수임료 90억

A사는 지난 6일 회사 정관을 바꿔 사업 목적을 10여개 추가했다. 특히 화장품 도·소매 및 수출입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홍 변호사가 정 대표의 도박 사건을 수임한 것과 연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A사를 통해 수임료에 대한 자금 세탁을 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A사는 10억원대의 수상한 건물 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A사를 통해 수임료 은닉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부동산 거래 시기는 홍 변호사가 정 대표의 원정 도박사건 변호를 맡아 무혐의를 이끌어낸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2014년 11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홍 변호사가 설립했던 법무법인의 수임 내용 및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 수임 내용과 소득신고 자료 등을 토대로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 활동을 한 뒤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는 등 탈세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기업사건 수임]
[막후 변론했나]

홍 변호사가 설립한 법률사무소 에이치앤파트너스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총 25개 선고가 난 재판을 대리했다. 에이치앤파트너스 법률 대리한 판결문 중 홍 변호사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5건 뿐이었다. 대다수 사건은 소속 변호사인 A 변호사와 B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홍 변호사는 2013년 91억원 상당의 소득신고를 했다. 이후 수십억원이 줄어든 소득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수임 건수 누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 변호사는 2013년 수천억원대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재판을 받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변호했다. 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변호한 때도 2013년이었다. 홍 변호사는 한솔그룹 경영진 3세의 병역기피 사건을 변호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LG전자의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법조계에서는 홍 변호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대기업 사건은 훨씬 많으며, 수익 역시 알려진 액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홍만표는 누구?]

홍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 대기업 오너의 비리를 파헤쳤던 검사장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재경, 김경수 변호사와 함께 ‘17기 트로이카’로 불린 대표적인 특별수사통이었다. 평검사 때 서울지검 특수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도 지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굵직한 사건만 해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박연차 게이트 등이 있다. “홍만표 반만 하라”고 할 정도로 역대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의 신임도 각별했다.

홍 변호사는 2011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과정에서 검찰 측 실무 총책임자로 일했다. 최종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표를 낸 그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큰일을 할 유능한 간부를 잃었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박수 받으며 떠난 몇 안 되는 검사’라는 찬사도 받았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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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