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사설> 서영교 ‘조희대 회동’ 발언과 풍문 정치
정치인의 발언 하나 하나는 단순한 언어의 차원을 넘어선다. 그것은 곧 정치적 메시지이자, 공적 책임을 동반하는 행위다.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던져 놓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슬그머니 물러서는 태도, 흔히 말하는 ‘아니면 말고’식의 정치 행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 의원은 “회동 관련 녹취 파일은 있지만 회동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정확하지 않다’고 이실직고하면서 정작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서 의원 발언의 본질은 ‘회동 여부의 사실’보다는 ‘수사 촉구’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정치인은 발언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그 발언에는 반드시 사실에 대한 검증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한국 정치권에는 오래전부터 ‘풍문 정치’가 뿌리내려오고 있다.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문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관행이다. 서 의원의 발언 역시 이런 풍토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조 대법원장이 특정 정치 세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