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래의 머니톡스 <조용래의 머니톡스> 와타나베 부인과 엔화의 운명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이란 이름은 30년 세월의 저금리 환경에 적응하려는 일본인을 상징한다. 경기침체(Recession)는 물가하락(Deflation)을 이끌고 낮은 물가는 경제를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겪었다. 일본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경로에 빠져들었다는 것은 은행에 돈을 맡긴 국민이 이자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돈 보관비까지 물게 된 것과 마찬가지다. 한 푼의 이자 수입이 절실한 일본인이 금리 관점으로만 엔화를 바라본다면 엔화는 돈도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다른 나라의 돈, 그 중에서도 단연 미국 달러화다. 일본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계속 확대돼 5.5%에 이르렀다. 와타나베 부인 입장서 캐리트레이드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였을 것이다. ‘엔캐리트레이드’라는 이름의 투자 방식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크게 끼쳤다. 1990년대 후반, 국내 외환위기 때, 외화대출 중에서도 특히 엔화 대출은 악명이 높았다. 눈떠보니 하루아침에 대출금이 두 배, 세 배로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달러/엔 환율은 떨어지고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나라의 원화는 달러당 800원 선에서 2000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