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09 02:48
우리나라 정치는 지금 새로운 장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무회의, 기자회견, 타운홀 미팅이 연달아 생중계되며, 권력은 더 이상 편집된 이미지가 아니라 작동하는 과정으로 국민 앞에 놓였다. 대통령의 말과 침묵, 질문과 판단, 망설임과 결정까지가 그대로 기록되는 시대다. 이는 단순한 공개가 아니라 통치 방식 자체의 변화다. 그러나 공개가 곧 성숙은 아니다. 보여주는 정치가 설계되지 않으면, 국정은 투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구조로 보여주느냐다. 대통령의 시간은 국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생중계의 실험은 지금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세 번의 생중계, 하나의 대통령 지난 20일 국무회의, 21일 신년 기자회견, 23일 울산 타운홀미팅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모두 대통령이 직접 주관했고, 장시간 편집 없이 공개됐다. 국민은 국가 권력이 작동하는 시간을 연속으로 목격했다. 이는 이벤트가 아니라 통치의 리듬이었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묻는 사람이었고, 기자회견에서는 답하는 사람이었으며, 타운홀 미팅에서는 대화하는 사람이었다. 형식은 달랐지만 세 장면은 하나의 통치 곡선을 그렸다. 질문과 응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를 생중계로 진행했다. 말 그대로 ‘보여주는 회의’였지만, 본질은 연출이 아니라 점검이었다. 장관들은 보고했으나 보고로 끝나지 않았고, 대통령은 정리된 결론보다 ‘지금 당장 바뀌는 지점’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그 방식은 느긋한 협의가 아니라, 당장 움직이는 행정의 맥박을 확인하는 질문이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공개한 것은 국민으로부터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받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디가 안 돌아가는지”를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었다. 보통의 권력은 질문을 비공개로 숨기고, 답을 공개로 한다. 그러나 이번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질문을 공개로 꺼냈고, 답이 정리되어 가는 과정까지 그대로 국민 앞에 펼쳐놨다. 그가 꺼내놓은 것은 성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국무회의에서 특히 눈에 띄는 장면은 국가의 문제를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과 결과’로 당겨오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이 대통령은 해외 주재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 “왜 1년 넘게 방치됐느냐”는 취지로 외교 라인의 대응을 따져 묻고, “대사관이 그 나라 사법 체계 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책임의 기준을 ‘현장 보호’로 돌렸다. 또 방공망의 구멍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지난 7월29일 제33회부터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국정 운영의 핵심 회의를 국민 앞에 드러내는 것은 과거 어느 정부도 시도하지 못했던 투명성 강화의 실험이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소통 중심 국정 운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정부의 국무회의에 대해 “역시 이재명답다”는 찬사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진행 방식과 메시지 전달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무회의는 국가의 중대사를 다루는 자리다. 그런데 간혹 이 대통령의 발언이 지나치게 빠르고 직설적이다 보니 메시지의 무게가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음이 거칠거나 억양이 날카롭게 들릴 때, 듣는 사람은 불필요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국무위원 역시 때로는 독립적 파트너가 아닌 지시를 받는 부하 직원처럼 비친다. 이 대통령이 날선 어조로 국무위원을 질타하면 분위기는 단박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의 의도는 책임 행정을 강조하는 데 있지만, 그 장면을 바라보는 국민은 다르게 해석할 소지가 있다. 우리 국민은 박근혜정부 시절 대통령 지시사항만 수첩에 깨알같이 받아썼던 국무위원들의 모습을 아직도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명태균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이날 최 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숙고를 거듭한 끝에 (명태균특검법은)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태균특검법은 그 위헌성이 상당하고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무가 있는 권한대행으로서 재의요구권 행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법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과 선거, 중요 정책 결정 관련 사건 및 수사 과정서 인지된 연관 사건 전부를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수사하면 수사 대상 및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훼손이 우려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에는 기존의 어떤 특검법안에도 전례가 없는 특검 수사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규정’과 특검의 직무 범위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유지 권한’이 포함돼있다”며 “이는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보장하기 위해 ‘형사 처벌을 회피할 목적으로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한 경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19일, 6개 쟁점 법안(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에 대한 한덕수 권한대행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지난 6일 정부로 이송됐던 6개 법안 재의요구안에 대한 심의 및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정가에선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정부의 2인자’인 국무총리인 데다 그간 각 부처와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해 왔던 만큼 같은 선택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8일 한 총리실 관계자는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지, 국가의 미래에 어떤 영향읋 미칠 것인지를 기준으로 두고 판단할 것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검토하겠다”며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우리 경제 시스템에 어떤 왜곡을 가져오지 않는지를 보고 판단하겠다”고도 했다. 쟁점 법안 외에도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일반특검법이 한 권한대행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7일, 정부로 이송됐던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일반특검법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바 있는데, 한 권한대행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의료계의 집단휴진 등 진료거부에 대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책무가 있는 만큼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집단 휴진 돌입 의사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으며, 일방적인 진료 취소 등 불법행위에 대해 고발 등의 엄정 대응을 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17일) 일부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이 있었고 오늘은 의사협회의 불법적인 진료 거부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료거부는)국민들이 동의하지 않고 실현도 불가능한 주장을 고집하고 있는데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진정한 의료개혁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의료 현장의 의견이 중요하고 의료계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극단적 방식이 아닌,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내주시길 바란다”며 “의대생과 전공의 여러분께도 호소한다. 여러분의 존재 이유인 환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저버리는 집단행동은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